유마힐소설경

『유마힐소설경』 개요

 

『維摩詰所說經』을 줄여서 『유마힐경』 또는 『유마경』이라 부른다. 이 경에 대한 한역 중 현존하는 것은 3가지로 지겸 역의 『유마힐경』 2권, 구마라습 역의 『유마힐소설경』 3권, 현장 역의 『說無垢稱經』 6권이 있고, 그 중에서 구마라습 역의 『유마힐소설경』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유마힐은 주인공인 거사로서 리차비족의 수도인 베살리에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는 부호라고 하나 실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경은 3회 14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유마거사가 병으로 앓아 눕자 부처는 지혜 제일인 사리불을 비롯하여 가섭ㆍ수보리 등을 병문안 가게 권하나 그들 모두 유마거사의 높은 법력이 두려워 문병가기를 꺼린다. 결국 문수보살이 가게 되는데 유마거사와의 대화에서 문수보살은 대승의 깊은 교리인 불이법문을 유마거사의 침묵을 통해 깨우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또한 유마가 본래 병이 없지만 중생들이 병을 앓기에 보살도 병을 앓는다고 설명하여 중생들과 동심일체가 된 보살의 경지를 나타내었으며, 유마거사 가족들의 소재를 묻자 지혜가 아버지이고 방편이 어머니라고 하여 유마거사가 이미 대승보살의 최상의 경지에 도달하였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경전 성립 당시의 재가불자들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승만경』과 함께 대승불교의 재가주의를 천명하는 경으로 널리 보급되고 애중되어 왔다. 교리적으로 반야공관의 사상에 의한 대승보살의 실천도를 고창하는 한편, 정토교의 취의에 의한 재가신도의 종교적 덕목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 현저한 특색으로 주목되고 있다. 제1 불국품에서 “마음이 맑아지면 불국토가 맑아진다.”고 한 것이 이 경의 근본 입장을 표현한 것이다.

 

「불국품」은 序에 해당하는데, 보살이 불국토를 건설하는 데 대하여 부처가 설법한 것이다. 특히 부처는 一音으로 설법하지만 중생들은 그 신분에 따라 각각 달리 이해한다는 一音說은 이 불국품에서 유래한다.

「방편품」에서부터는 유마거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무생인을 얻었고 변재가 무애한 자로서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그러한 방편의 하나로서 그는 병을 앓게 되는데, 병문안을 오는 자에게 몸은 無常하니 항상 佛身을 바라볼 것과 불신이 곧 법신임을 천명하고 있고, 「제자품」에서는 부처가 십대 제자에게 병문안을 가도록 권하나 이들이 모두 지난날 유마거사에게 훈계받은 경험을 말하면서 문병을 거부하며, 「보살품」에서는 십대 제자와 같은 이유로 미륵보살 등 보살들이 문병을 사양한다.

「문질품」에서는 마침내 문수보살이 부처의 명을 받들어 병문안을 가서 유마거사와의 설법대화를 진행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반야에 입각한 보살행이며, “중생에게 병이 있는 한 나에게도 병이 있고 그들이 나으면 나도 낫는다. 보살의 병은 커다란 자비에서 일어난다.”는 유명한 설법이다.

「부사의품」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살의 활동이 서술되어 있고, 「관중생품」에서는 보살이 중생을 어떻게 관찰하고 어떠한 자비를 갖는가를 설하였으며, 「불도품」에서는 연꽃이 진흙 연못 속에서 피어나듯이 불도는 번뇌의 진흙 구덩이 속에서 생겨난다고 설법하였으며, 보살의 어머니는 반야의 지혜이고 아버지는 방편이라고 설한다.

「입불이법문품」은 대화의 가장 심오한 극치를 이루며, 染淨不二ㆍ正邪不二ㆍ我我所不二를 강조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우리 나라 선가에서 특별히 중요시하였는데, 문수와 유마의 대화는 마침내 유마거사의 묵연무언의 대답으로 절정에 이른다.

「향적불품」에서는 향적불의 나라에서 음식을 가져오게 한다. 그 나라는 문자설법을 사용하지 않고 묘향으로 삼매를 얻지만, 이 사바세계에서는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을 설하며, 「보살행품」 이하 끝까지는 부처가 개입하여 유마거사 所說의 모든 법문을 다시 한 번 다른 측면에서 강조한다.

 

維摩詰所說經은 「佛國品」, 「方便品」, 「弟子品」, 「菩薩品」, 「文殊師利問疾品」, 「不思議品」, 「觀衆生品」, 「佛道品」, 「入不二法門品」, 「香積佛品」, 「菩薩行品」, 「見阿閦佛品」, 「法供養品」, 「囑累品」 등 14개 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 – 「佛國品」, 「方便品」, 「弟子品」, 「菩薩品」 등 4품

2권 – 「文殊師利問疾品」, 「不思議品」, 「觀衆生品」, 「佛道品」, 「入不二法門品」 등 5품

3권 – 「香積佛品」, 「菩薩行品」, 「見阿閦佛品」, 「法供養品」, 「囑累品」 등 5품

  1. 維摩詰所說經 佛國品

 

如是我聞 一時佛在毘耶離菴羅樹園 與大比丘衆八千人俱 菩薩三萬二千 衆所知識 大智本行皆悉成就 諸佛威神之所建立 爲護法城受持正法 能師子吼名聞十方 衆人不請友而安之 紹隆三寶能使不絶 降伏魔怨制諸外道 悉已淸淨永離蓋纏 心常安住無礙解脫 念定總持辯才不斷 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 及方便力無不具足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야리의 암라수원에서 대비구 8천 인과 3만2천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들로 부처님께서 갖추신 지혜와, 그것을 얻기 위한 수행을 모두 성취하였는데, 그것은 여러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들은 진리를 지키는 성곽이 되어 항상 가르침을 받들고, 사자후를 설하여 명성이 시방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사람들이 청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그들의 벗이 되어 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며, 3보가 길이 융성하고 끊이지 않도록 하였으며, 마군과 같은 원수를 항복시켰고, 수많은 외도를 제압하였다. 모든 것이 청정해져서 번뇌로부터 영원히 벗어나 마음이 항상 편안하게 걸림이 없는 해탈의 경지에 머물러 정념ㆍ선정ㆍ총지ㆍ변재가 끊이지 않았으며,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와 그 방편의 힘을 부족함 없이 두루 갖추고 있었다.

逮無所得不起法忍 已能隨順轉不退輪 善解法相知衆生根 蓋諸大衆得無所畏 功德智慧以修其心 相好嚴身色像第一 捨諸世間所有飾好 名稱高遠踰於須彌 深信堅固猶若金剛 法寶普照而雨甘露 於衆言音微妙第一

무소득의 경지 이르러 불생불멸의 진리를 확실하게 깨치고 거기에 안주하여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경지를 이루었고, 그 경지에 수순하며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렸으며, 법상을 훌륭히 깨달았으며, 또 중생의 근기를 알아 모든 사람들을 뛰어넘어 무소외를 얻었고, 공덕과 지혜로써 그 마음을 닦았고, 상호로 그 몸을 장엄하여 그 모습이 세상에서 비할 자가 없었다. 하지만 세간의 온갖 장식으로 몸을 꾸미고 있지는 않았다. 그 명성이 수미산을 뛰어넘고, 그 깊고도 견고한 마음은 금강석과도 같았다. 세상을 진리의 보배로 널리 비춰 주고, 감로를 널리 흩뿌려 주니, 이 세상의 갖가지 말과 소리 가운데 미묘하기가 제일이었다.

深入緣起斷諸邪見 有無二邊無復餘習 演法無畏猶師子吼 其所講說乃如雷震 無有量已過量 集衆法寶如海導師 了達諸法深妙之義 善知衆生往來所趣及心所行 近無等等佛自在慧十力無畏十八不共

연기의 이치를 깊이 깨달아서 온갖 사견을 끊어 버렸으므로 있다ㆍ없다고 하는 두 가지 극단적인 견해의 집착이 뒤에 남는 일은 없었다. 법을 연설할 때에는 사자가 포효하듯이 두려움이 없고, 그 강설하는 가르침은 천둥 벼락치는 것과 같아서 이 세상의 잣대로는 헤아릴 수 없어 이미 그 한계를 아득히 넘어서 있었고 마치 선장이 이끌어 온갖 진리의 보배를 모으는 것과 같고, 제법의 깊고 오묘한 뜻에 통달하고, 중생이 과보를 받아 왕래하는 세계와 그 중생들 마음의 움직임을 잘 알아 비교할 수 없는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지혜와 10력과 무소외, 18불공법에 가깝기까지 하였다.

關閉一切諸惡趣門 而生五道以現其身 爲大醫王善療衆病 應病與藥令得服行 無量功德皆成就 無量佛土皆嚴淨 其見聞者無不蒙益 諸有所作亦不唐捐 如是一切功德皆悉具足

중생이 오고 가는 모든 악한 세계의 문은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도 그들은 다섯 가지 세계에 태어나 그 몸을 나타내고, 대의왕이 되어 온갖 병을 훌륭히 치료하며, 병에 따라 마땅한 약을 주어 먹게 하였다.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모두 성취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의 나라를 깨끗이 장엄하고, 그를 보고 듣는 이 가운데는 은혜를 입지 않은 자가 아무도 없었으며, 그 모든 행해야 할 일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니, 이 같은 공덕을 모두가 한결같이 갖추고 있었다.

 

其名曰等觀菩薩 不等觀菩薩 等不等觀菩薩 定自在王菩薩 法自在王菩薩 法相菩薩 光相菩薩 光嚴菩薩 大嚴菩薩 寶積菩薩 辯積菩薩 寶手菩薩 寶印手菩薩 常擧手菩薩 常下手菩薩 常慘菩薩 喜根菩薩 喜王菩薩 辯音菩薩 虛空藏菩薩 執寶炬菩薩 寶勇菩薩 寶見菩薩 帝網菩薩 明網菩薩 無緣觀菩薩 慧積菩薩 寶勝菩薩 天王菩薩 壞魔菩薩 電德菩薩 自在王菩薩 功德相嚴菩薩 師子吼菩薩 雷音菩薩 山相擊音菩薩 香象菩薩 白香象菩薩 常精進菩薩 不休息菩薩 妙生菩薩 華嚴菩薩 觀世音菩薩 得大勢菩薩 梵網菩薩 寶杖菩薩 無勝菩薩 嚴土菩薩 金髻菩薩 珠髻菩薩 彌勒菩薩 文殊師利法王子菩薩 如是等三萬二千人

그들의 이름은 등관보살ㆍ부등관보살ㆍ등부등관보살ㆍ정자재왕보살ㆍ법자재왕보살ㆍ법상보살ㆍ광상보살ㆍ광엄보살ㆍ대엄보살ㆍ보적보살ㆍ변적보살ㆍ보수보살ㆍ보인수보살ㆍ상거수보살ㆍ상하수보살ㆍ상참보살ㆍ희근보살ㆍ희왕보살ㆍ변음보살ㆍ허공장보살ㆍ집보거보살ㆍ보용보살ㆍ보견보살ㆍ제망보살ㆍ명망보살ㆍ무연관보살ㆍ혜적보살ㆍ보승보살ㆍ천왕보살ㆍ괴마보살ㆍ전덕보살ㆍ자재왕보살ㆍ공덕상엄보살ㆍ사자후보살ㆍ뇌음보살ㆍ산상격음보살ㆍ향상보살ㆍ백향상보살ㆍ상정진보살ㆍ불휴식보살ㆍ묘생보살ㆍ화엄보살ㆍ관세음보살ㆍ득대세보살ㆍ범망보살ㆍ보장보살ㆍ무승보살ㆍ엄토보살ㆍ금계보살ㆍ주계보살ㆍ미륵보살ㆍ문수사리법왕자보살 등 3만2천이었다.

 

復有萬梵天王尸棄等 從餘四天下來詣佛所而聽法 復有萬二千天帝 亦從餘四天下來在會坐 幷餘大威力諸天․龍神․夜叉․乾闥婆․阿脩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等悉來會坐 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俱來會坐

또 대범천 이하 1만의 범천들이 다른 4대주로부터 찾아와 부처님께 절하고 가르침을 듣고자 하였다. 또 1만2천의 제석천들도 다른 4대주로부터 찾아와 이 모임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그 밖에도 뛰어난 위력을 갖춘 여러 천신ㆍ용신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들도 이미 모임에 와서 앉아 있었다. 그리고 많은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도 함께 모여 앉아 있었다.

 

彼時佛與無量百千之衆恭敬圍繞而爲說法 譬如須彌山王顯于大海 安處衆寶師子之座 蔽於一切諸來大衆

그 때 부처님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공경을 받으며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그 모습은 마치 수미산이 대해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 같았으며, 온갖 보물로 장식된 사자좌에 앉아 여러 곳으로부터 찾아온 대중들을 그 위광으로 남김없이 덮고 있었다.

 

爾時毘耶離城有長者子 名曰寶積 與五百長者子俱 持七寶蓋來詣佛所 頭面禮足 各以其蓋共供養佛 佛之威神令諸寶蓋合成一蓋 遍覆三千大千世界 而此世界廣長之相悉於中現 又此三千大千世界 諸須彌山雪山 目眞鄰陀山摩訶目眞鄰陀山 香山寶山金山黑山 鐵圍山大鐵圍山 大海江河川流泉源 及日月星辰 天宮龍宮 諸尊神宮 悉現於寶蓋中 又十方諸佛諸佛說法亦現於寶蓋中

그 때 비야리성에 장자의 아들 보적이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5백 명의 장자의 아들과 함께 저마다 7보로 꾸민 일산을 받쳐 들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와서 부처님의 발아래 엎드려 예배하고 들고 온 일산을 모두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위신력으로 일산들을 합쳐 하나로 만들었고, 그것으로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덮었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드넓은 모습이 그 안에 모두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넓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수미산과 설산ㆍ목진린타산ㆍ마하목진린타산ㆍ향산ㆍ보산ㆍ금산ㆍ흑산ㆍ철위산ㆍ대철위산과 대해와 강물과 냇물과 샘물, 그리고 해와 달과 성신ㆍ천궁ㆍ용궁, 그 밖의 다른 온갖 신들의 궁전이 모두 그 7보의 일산 안에 나타났다. 또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과 그 부처님들이 법을 설하는 것도 7보의 일산 안에 역시 나타났다.

爾時一切大衆 睹佛神力歎未曾有 合掌禮佛瞻仰尊顔目不暫捨 於是長者子寶積 卽於佛前以偈頌曰

그 때 모든 대중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보고는 아직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라 찬탄하였으며,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그들은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눈을 떼지 못하였다. 이 때 장자의 아들 보적이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게송을 읊었다.

 

目淨脩廣如靑蓮 心淨已度諸禪定 久積淨業稱無量 導衆以寂故稽首

맑은 눈 길고 넓기가 푸른 연꽃 같고

마음은 맑아 온갖 선정 다 닦으셨고

오래도록 쌓은 정업은 헤아리기 한량이 없어

중생을 열반으로 이끄시니 머리 숙입니다.

 

旣見大聖以神變 普現十方無量土 其中諸佛演說法 於是一切悉見聞

부처님께서 신비한 교화의 힘을 나타내시니

시방의 한량없이 많은 나라들을 널리 드러내시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 펴시니

거기서 남김없이 모두 다 보고 듣사옵니다.

 

法王法力超群生 常以法財施一切 能善分別諸法相 於第一義而不動

위대한 법왕의 법력 세상을 뛰어넘어

항상 가르침을 모두에게 베푸시오며

온갖 법상을 바르게 판단하시니

진리다운 모습 잃지 않으십니다.

 

已於諸法得自在 是故稽首此法王 說法不有亦不無 以因緣故諸法生

이미 제법에 자유자재하시니

그 때문에 이 법왕께 머리 숙여 절합니다.

제법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인연으로 인하여 제법이 생기며,

 

無我無造無受者 善惡之業亦不亡

나라는 실체도 없고, 지은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지만

선악의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설하시네.

 

始在佛樹力降魔 得甘露滅覺道成 已無心意無受行 而悉摧伏諸外道

처음 보리수 아래서 마왕을 항복하시고

불사의 법과 열반을 얻어 깨달음 이루시었으니

이미 마음엔 분별이 없고 수와 행도 없고

게다가 모든 외도를 굴복시키셨네.

 

三轉法輪於大千 其輪本來常淸淨 天人得道此爲證 三寶於是現世間

온 세계를 향해 세 번 설하신 가르침은

본래부터 항상 청정하고

천인과 사람이 진리를 구하매 이를 증거로 삼으니

3보 이로써 세간에 나타내시네.

 

以斯妙法濟群生 一受不退常寂然 度老病死大醫王 當禮法海德無邊

이 묘법으로써 뭇 중생 제도하시니

한 번 받으면 물러남 없이 항상 열반에 들어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다스리는 대의왕이시여.

마땅히 법의 바다의 공덕 무변함에 예배합니다.

 

毁譽不動如須彌 於善不善等以慈 心行平等如虛空 孰聞人寶不敬承

헐뜯거나 칭찬함에 움직이지 않음은 수미산 같고

선과 악에도 한결같이 자비로우며

심행이 평등함은 허공과 같아

누가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경배하지 않으리.

 

今奉世尊此微蓋 於中現我三千界 諸天龍神所居宮 乾闥婆等及夜叉

지금 세존께 이 조그만 일산을 바치오니

그 안에 세계와

온갖 천신과 용신이 사는 궁전과

건달바 그리고 야차까지 나타내시네.

 

悉見世間諸所有 十力哀現是化變 衆睹希有皆歎佛 今我稽首三界尊

세간의 온갖 것 모두 나타내 보이심은

10력의 자비로 이 신통 나타내시어

중생들이 보고는 희유한 일이라 부처님 찬탄하니

이제 나는 삼계의 으뜸이신 분에게 경배합니다.

 

大聖法王衆所歸 淨心觀佛靡不欣 各見世尊在其前 斯則神力不共法

대성인이시고 법왕이신 부처님은 중생들의 귀의처

맑은 마음으로 부처님 뵙고 기뻐하지 않을 수 없네.

모두가 세존의 앞에 있음을 보는 것

이는 곧 짝할 이 없는 신통력일세.

 

佛以一音演說法 衆生隨類各得解 皆謂世尊同其語 斯則神力不共法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법을 설하시지만

중생은 제 분수 따라 깨달음 얻네.

모두들 세존의 그 말씀 한가지라 여기니

이는 곧 짝할 이 없는 신통력일세.

 

佛以一音演說法 衆生各各隨所解 普得受行獲其利 斯則神力不共法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법을 설하시지만

중생은 저마다의 이해함을 따라

모두 받아들이고 행하며 그 이익 얻으니

이는 곧 짝할 이 없는 신통력일세.

 

佛以一音演說法 或有恐畏或歡喜 或生厭離或斷疑 斯則神力不共法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법을 설하시지만

어떤 이는 두려워하고 어떤 이는 기뻐하며

어떤 이는 싫어서 떠나고 어떤 이는 의혹을 끊으니

이는 곧 짝할 이 없는 신통력일세.

 

稽首十力大精進 稽首已得無所畏 稽首住於不共法 稽首一切大導師

10력을 대정진하시고

이미 무소외를 얻으신 분께 경배합니다.

불공법에 머무시는 분,

일체의 대도사에게 경배합니다.

 

稽首能斷衆結縛 稽首已到於彼岸 稽首能度諸世間 稽首永離生死道

온갖 번뇌의 구속을 끊으신 분,

이미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신 분께 경배합니다.

온갖 세간의 중생을 제도하시는 분,

생사의 길을 떠나신 부처님께 경배합니다.

 

悉知衆生來去相 善於諸法得解脫 不著世間如蓮華 常善入於空寂行

중생의 오가는 모습을 모두 다 아시고

훌륭히 제법으로부터 해탈하셨으며

세간에 물들지 않기를 마치 연꽃같이 하시고

항상 공적을 행하시네.

 

達諸法相無罣礙 稽首如空無所依

온갖 사물의 법상에 통달하며 걸림이 없어

허공과 같아 의지할 바 없으시니 경배합니다.

 

爾時長者子寶積 說此偈已白佛言 世尊 是五百長者子 皆已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願聞得佛國土淸淨 唯願世尊 說諸菩薩淨土之行 佛言 善哉寶積 乃能爲諸菩薩問於如來淨土之行 諦聽諦聽善思念之 當爲汝說

그 때 장자의 아들 보적은 이 게송을 모두 읊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 5백 명 장자의 아들은 모두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불국토의 청정을 듣고자 바라고 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여러 보살이 정토를 이루기 위한 수행에 대해 설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보적이여. 여러 보살을 위하여 여래에게 정토를 이루기 위한 수행에 대해 물었으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 그대를 위해 설하리라.”

 

於是寶積及五百長者子 受敎而聽 佛言 寶積 衆生之類是菩薩佛土 所以者何 菩薩隨所化衆生而取佛土 隨所調伏衆生而取佛土 隨諸衆生應以何國入佛智慧而取佛土 隨諸衆生應以何國起菩薩根而取佛土 所以者何 菩薩取於淨國 皆爲饒益諸衆生故 譬如有人欲於空地造立宮室隨意無礙 若於虛空終不能成 菩薩如是 爲成就衆生故願取佛國 願取佛國者非於空也

이에 보적을 비롯한 500명 장자의 아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귀를 기울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보적이여, 중생의 국토가 곧 보살의 불국토이니라. 왜냐 하면, 보살은 교화할 중생을 따라서 불국토를 취하고, 중생이 마음을 조복하는 바에 따라 불국토를 취하기 때문이다. 또 모든 중생들이 어떠한 나라에 의하여 부처님의 지혜로 깨달아 들어가야 하는가에 따라 불국토를 취하고, 모든 중생들이 어떠한 나라에 의하여 보살의 선근을 일으켜야 하는가에 따라서 불국토를 취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보살이 정토를 취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어떤 이가 터에 집을 짓고자 하면 뜻대로 아무런 걸림이 없겠지만, 만약 허공에 짓고자 한다면 끝내 지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중생을 성취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불국토를 취하고자 원하는 것이니, 불국토를 취하고자 원하는 자는 허공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寶積 當知直心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不諂衆生來生其國

보적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올곧은 마음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속이지 않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深心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具足功德衆生來生其國

깊은 마음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공덕을 갖춘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菩提心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大乘衆生來生其國

보리심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대승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布施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一切能捨衆生來生其國

보시가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모든 재물을 보시할 줄 아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持戒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行十善道滿願衆生來生其國

지계가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10선도를 행하여 서원을 가득 채운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忍辱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三十二相莊嚴衆生來生其國

인욕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그 32상으로 장엄한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精進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勤修一切功德衆生來生其國

정진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모든 공덕을 힘써 닦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禪定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攝心不亂衆生來生其國

선정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마음을 가다듬어 흔들림 없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智慧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正定衆生來生其國

지혜가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정정취의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四無量心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成就慈悲喜捨衆生來生其國

4무량심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자ㆍ비ㆍ희ㆍ사를 성취한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四攝法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解脫所攝衆生來生其國

4섭법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해탈의 과보를 얻을 수 있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方便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於一切法方便無礙衆生來生其國

방편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일체법에 훌륭한 방편으로 걸림이 없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三十七道品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念處正勤神足根力覺道衆生來生其國

37도품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조용한 마음의 사색과 올바른 노력과 신통력과 뛰어난 능력, 그 작용과 그리고 깨달음을 돕는 것과 바른 길을 아는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난다.

 

迴向心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得一切具足功德國土

회향심이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모든 공덕을 다 갖춘 중생이 그 나라에 난다.

 

說除八難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國土無有三惡八難

8난을 없애도록 가르치는 것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에는 3악도와 8난이 없느니라.

 

自守戒行不譏彼闕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國土無有犯禁之名

스스로 계행을 잘 지키고 남의 잘못을 꾸짖지 않는 것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에는 계율을 범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十善是菩薩淨土 菩薩成佛時命不中夭 大富梵行所言誠諦 常以軟語眷屬不離 善和諍訟言必饒益 不嫉不恚正見衆生來生其國

10선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목숨이 요절하지 않고, 재물은 풍부하여 행실이 청정하며, 하는 말이 성실하고 진실하고, 항상 부드러운 말을 쓰며, 권속들은 헤어지는 일이 없고, 다툼을 잘 화해시키며, 말했다 하면 반드시 이익을 주고, 질투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정견을 갖춘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나느니라.

 

如是寶積 菩薩隨其直心則能發行 隨其發行則得深心 隨其深心 則意調伏 隨意調伏則如說行 隨如說行則能迴向 隨其迴向則有方便 隨其方便則成就衆生 隨成就衆生則佛土淨 隨佛土淨則說法淨 隨說法淨則智慧淨 隨智慧淨則其心淨 隨其心淨則一切功德淨 是故寶積 若菩薩欲得淨土當淨其心 隨其心淨則佛土淨

이와 같이 보적이여, 보살이 그 올곧은 마음을 따라 곧 바른 행을 일으킬 수 있고, 그 행에 따라서 곧 깊은 마음을 얻느니라. 그리고 그 깊은 마음을 따라 뜻도 악을 버리고 선을 따르게 된다. 뜻이 악을 버리고 선을 따르게 되면 모든 가르침과 같이 행하게 되고, 가르침과 같이 행하게 되면 회향할 수 있게 되며, 그 회향에 따라 곧 방편을 얻게 되고, 그 방편에 따르면 곧 중생을 성취하게 되며, 중생을 성취함에 따라서 불국토가 깨끗해지고, 불국토가 깨끗해짐에 따라서 설하는 법도 깨끗해지며, 설하는 법이 깨끗해짐에 따라서 지혜도 깨끗해지며, 지혜가 깨끗해짐에 따라서 그 마음이 맑아지고, 그 마음이 맑아짐에 따라서 모든 마음의 공덕이 깨끗해진다. 그러므로 보적아, 만약 보살이 정토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마음을 맑게 해야 한다. 그의 마음이 맑음에 따라서 불국토도 곧 맑아지기 때문이다.”

 

爾時舍利弗 承佛威神作是念 若菩薩心淨則佛土淨者 我世尊本爲菩薩時意豈不淨 而是佛土不淨若此

이 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고서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보살의 마음이 깨끗하면 불국토도 깨끗해진다고 하는데, 우리 세존께서 본래 보살이셨을 때 어떻게 마음이 깨끗하지 않았을까마는, 지금의 이 세존의 불국토의 깨끗하지 않음이 이와 같단 말인가?’

 

佛知其念卽告之言 於意云何 日月豈不淨耶 而盲者不見 對曰不也 世尊 是盲者過非日月咎

부처님께서는 그 생각을 알아차리시고 곧 말씀하셨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해와 달이 왜 깨끗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장님은 왜 그 깨끗함을 보지 못하는 것인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는 장님의 허물일지라도 해와 달의 허물은 아닙니다.”

 

舍利弗 衆生罪故不見如來佛土嚴淨 非如來咎 舍利弗 我此土淨而汝不見

“사리불이여, 이와 같이 중생의 죄 때문에 여래의 불국토가 깨끗하게 장엄되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할지언정 여래의 잘못이 아니니, 사리불아, 나의 국토가 깨끗하지만 그대가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爾時螺髻梵王語舍利弗 勿作是意 謂此佛土以爲不淨 所以者何 我見釋迦牟尼佛土淸淨 譬如自在天宮 舍利弗言 我見此土 丘陵坑坎荊蕀沙礫 土石諸山穢惡充滿

그 때 나계범왕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생각으로 이 부처님의 나라를 깨끗하지 못하다 말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제가 보기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불국토가 깨끗하기가 마치 타화자재천궁과 같습니다.”

사리불이 말했다. “제가 보기에 이 나라는 언덕과 험한 구덩이와 가시밭과 모래와 자갈, 그리고 흙과 돌과 온갖 산과 더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螺髻梵言 仁者心有高下 不依佛慧故 見此土爲不淨耳 舍利弗 菩薩於一切衆生 悉皆平等 深心淸淨 依佛智慧則能見此佛土淸淨

나계범왕은 말하였다. “그대의 마음에는 높고 낮은 차별이 있어 부처님의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므로 이 나라를 보고 깨끗하지 않다고 할 뿐입니다. 사리불이여, 보살은 모든 중생을 한결같이 평등하게 여기고, 깊은 마음도 청정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지혜에 의지하면 능히 부처님의 나라가 깨끗함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於是佛以足指按地 卽時三千大千世界若干百千珍寶嚴飾 譬如寶莊嚴佛無量功德寶莊嚴土 一切大衆歎未曾有 而皆自見坐寶蓮華

이 때 부처님께서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셨다. 곧바로 삼천대천세계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진귀한 보배로 장식된 것이고, 마치 보장엄불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으로 장엄한 나라 같았다. 모든 대중들이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본 일이 없다고 찬탄하였다. 그리고 자기들 모두가 이 세계에서 보련화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佛告舍利弗 汝且觀是佛土嚴淨 舍利弗言 唯然世尊 本所不見 本所不聞 今佛國土嚴淨悉現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이 불국토가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보았는가?”

사리불이 대답했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들은 적도 없는 것들이 여기 불국토에 깨끗하게 장엄되어 나타난 것을 모두 보았습니다.”

 

佛語舍利弗 我佛國土常淨若此 爲欲度斯下劣人故 示是衆惡不淨土耳 譬如諸天共寶器食隨其福德飯色有異 如是舍利弗 若人心淨便見此土功德莊嚴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불국토는 항상 이같이 깨끗하지만, 이 나라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건지고자 하기 때문에 이러한 온갖 악으로 가득 찬 더러운 땅을 보여 준 것뿐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여러 천신들이 보옥으로 된 그릇으로 함께 밥을 먹는다 해도 그들이 지은 복덕에 따라서 밥의 빛깔이 다른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만약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면 곧 이 불국토가 공덕으로 장엄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當佛現此國土嚴淨之時 寶積所將五百長者子皆得無生法忍 八萬四千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佛攝神足 於是世界還復如故 求聲聞乘三萬二千天及人 知有爲法皆悉無常 遠塵離垢得法眼淨 八千比丘不受諸法漏盡意解

부처님께서 이 나라의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나타낼 때 보적이 이끄는 5백 명 장자의 아들들이 모두 무생법인을 얻었고, 8만 4천의 사람들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거두어들이시자 지금까지 있던 세계는 원래대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자 성문승 3만2천 인과 천신들과 인간들까지도 유위법이 무상함을 알았고, 모든 번뇌를 멀리 떨쳐 버리고 법안이 청정해짐을 얻었다. 또 8천의 비구들은 온갖 존재에 집착하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었다.

  1. 維摩詰所說經 方便品

 

爾時毘耶離大城中有長者名維摩詰 已曾供養無量諸佛深植善本 得無生忍 辯才無礙 遊戱神通逮諸總持 獲無所畏降魔勞怨 入深法門善於智度 通達方便大願成就 明了衆生心之所趣 又能分別諸根利鈍 久於佛道心已純淑決定大乘 諸有所作能善思量 住佛威儀心大如海 諸佛咨嗟弟子 釋梵世主所敬

그 때 비야리 대성에 장자가 있었는데, 유마힐이라고 불렸다. 그는 오래전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고, 선근 공덕을 깊이 심어 무생인을 얻었다. 뛰어난 말솜씨는 거침이 없었고, 신통력을 마음껏 부렸으며, 온갖 다라니를 지녔고, 무소외를 얻어 악마의 재앙을 물리쳤고, 심원한 법문에 들어 훌륭하게 반야바라밀을 닦았고, 방편에 통달해 있었다. 큰 서원을 성취하였고, 중생들의 마음이 끌려서 바라는 바를 명료하게 알고 있었다. 또한 중생들이 지니고 있는 근기의 예리하고 무딤을 잘 가릴 줄 알았다. 오래도록 불도를 닦아서 마음이 이미 맑고 순수하였고, 대승의 가르침에 마음을 전하고, 해야 할 모든 것을 행하는 데는 잘 생각하고 헤아렸으며, 부처님과 같은 위의에 머물러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었으므로, 모든 부처님들이 칭찬하였고, 부처님의 10대 제자와 제석천ㆍ범천과 사천왕들의 존경을 받았다.

 

欲度人故以善方便居毘耶離 資財無量攝諸貧民 奉戒淸淨攝諸毁禁 以忍調行攝諸恚怒 以大精進攝諸懈怠 一心禪寂攝諸亂意 以決定慧攝諸無智

그는 사람을 제도하고자 원하는 까닭에 훌륭한 방편으로 비야리성에 살고 있었다. 그는 한량없이 많은 재산으로 수많은 가난한 사람을 도왔고, 계율을 깨끗하게 지킴으로써 계를 범하는 많은 사람들을 구했으며, 마음을 가누어 인내함으로 해서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혔고, 정진함으로 해서 게으른 사람들을 이끌었으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닦아서 마음이 혼란한 사람들을 이끌었고, 결정적인 지혜로써 무지한 사람들을 제도하였다.

 

雖爲白衣奉持沙門淸淨律行 雖處居家不著三界 示有妻子常修梵行 現有眷屬常樂遠離 雖服寶飾而以相好嚴身 雖復飮食而以禪悅爲味 若至博弈戱處輒以度人 受諸異道不毁正信 雖明世典常樂佛法 一切見敬爲供養中最

비록 재가자라 하여도 사문의 청정한 율행을 받들어 행하고 있었고, 비록 세속에 살지만 삼계에 집착하지 않았으며, 처자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항상 범행을 닦았고, 권속이 있는 것을 보여주더라도 항상 세상을 멀리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였다. 보석 등으로 몸을 치장하고는 있었지만 32상과 80종호로 몸을 꾸미고 있었고, 또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선의 기쁨을 맛보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만약 노름판에 이르면 그 사람들을 제도하였고, 여러 가지 다른 종교의 가르침을 듣는다 해도 올바른 믿음을 깨뜨리지 않았으며, 세간의 전적에 밝다고 하지만 항상 불법을 좋아하였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공양을 받는 사람으로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執持正法攝諸長幼 一切治生諧偶雖獲俗利不以喜悅 遊諸四衢饒益衆生 入治政法救護一切 入講論處導以大乘 入諸學堂誘開童蒙 入諸婬舍示欲之過 入諸酒肆能立其志 若在長者長者中尊爲說勝法

정법을 굳게 지녀 어른은 어른대로 잘 모시고,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잘 포용해서 모든 생활을 잘하며 화목하였다. 비록 세속의 이득을 얻을지라도 그것을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사는 거리거리를 돌아다니며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고, 정치와 법률에도 통하여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고 보호하였다. 강론하는 곳에 가면 대승의 가르침으로 사람들을 이끌었고, 학교에 가서는 아이들을 이끌어 깨우쳤으며, 유곽에 들어가면 욕망의 허물을 가르쳤고, 술집에 가게 되면 정신을 차려 뜻을 바로 세우게 하였다.

 

若在居士居士中尊斷其貪著 若在刹利刹利中尊敎以忍辱 若在婆羅門婆羅門中尊除其我慢 若在大臣大臣中尊敎以正法 若在王子王子中尊示以忠孝 若在內官內官中尊化政宮女 若在庶民庶民中尊令興福力 若在梵天梵天中尊誨以勝慧 若在帝釋帝釋中尊示現無常 若在護世護世中尊護諸衆生

만약 장자들과 함께 있으면 장자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그들을 위하여 뛰어난 진리를 설하였고, 거사들과 함께 있으면 거사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그들의 탐욕과 집착을 끊게 하였다. 또 만약 왕족과 함께 있으면 왕족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인욕을 가르쳤으며, 바라문과 함께 있으면 바라문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그들의 아만을 없애게 하였고, 대신들과 함께 있으면 대신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정법으로 가르쳐 주었다. 만약 왕자들과 함께 있으면 왕자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충효를 가르쳤으며, 내관들과 함께 있으면 내관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궁녀들을 바르게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서민들과 함께 있으면 서민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그들에게 복덕의 힘이 일도록 해 주었고, 만약 범천과 함께 있으면 범천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뛰어난 지혜를 갖도록 일깨워 주었으며, 제석천과 함께 있으면 제석천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무상함을 나타내 주었고, 사천왕과 함께 있으면 사천왕들 사이에서 으뜸이 되어 온갖 중생을 지키게 하였다.

 

長者維摩詰 以如是等無量方便饒益衆生 其以方便現身有疾 以其疾故 國王大臣長者居士婆羅門等 及諸王子幷餘官屬 無數千人皆往問疾 其往者

장자 유마힐은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방편으로 중생에게 이익되게 하고 있었느니라. 또 그는 방편으로써 몸에 병이 있음을 나타내었고, 그 병 때문에 국왕ㆍ대신ㆍ장자ㆍ거사ㆍ바라문 등과 또 여러 왕자와 함께 그 밖의 관리 등 헤아릴 수 없는 수천의 사람들이 모두 찾아와 문병하게 되었다.

 

維摩詰因以身疾廣

爲說法 諸仁者 是身無常無强無力無堅 速朽之法不可信也 爲苦爲惱衆病所集 諸仁者 如此身明智者所不怙

유마힐은 그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몸의 병을 예로 들어가면서 널리 설법을 했다. “여러분, 이 몸은 무상한 것이고, 강하지 못한 것이며, 무력하고, 견고하지도 못하며, 재빠르게 썩어 가는 것이므로 믿을 것이 못 됩니다. 괴로움이 되고 근심이 되며, 온갖 병이 모이는 곳입니다. 여러분, 이와 같이 몸은, 지혜가 밝은 사람은 의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是身如聚沫不可撮摩 是身如泡不得久立 是身如炎從渴愛生 是身如芭蕉中無有堅 是身如幻從顚倒起 是身如夢爲虛妄見 是身如影從業緣現 是身如響屬諸因緣 是身如浮雲須臾變滅 是身如電念念不住 是身無主爲如地 是身無我爲如火 是身無壽爲如風 是身無人爲如水

이 몸은 물방울과 같아서 잡거나 만질 수도 없고, 이 몸은 물거품과 같아서 오래도록 지탱할 수가 없습니다. 이 몸은 불꽃과 같아서 갈애로부터 생겨난 것이며, 이 몸은 파초와 같아서 속에 견고한 것이 있지 않습니다. 이 몸은 허깨비와 같아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이 몸은 꿈과 같아서 허망한 망견으로 된 것입니다. 이 몸은 그림자와 같아서 업연을 따라 나타나는 것이며, 이 몸은 메아리와 같아서 온갖 인연을 따라 생기는 것입니다. 이 몸은 뜬 구름과 같아서 잠깐 사이에 변하고 사라지며, 이 몸은 번개와 같아서 한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이 몸은 주인이 없으니 땅과 같으며, 이 몸은 아가 없으니 불과 같습니다. 이 몸은 영원한 수명이 없으니 바람과 같으며, 이 몸은 물과 같아서 실체로서의 개아가 없습니다.

 

是身不實四大爲家 是身爲空離我我所 是身無知如草木瓦礫 是身無作風力所轉 是身不淨穢惡充滿 是身爲虛僞 雖假以澡浴衣食必歸磨滅 是身爲災百一病惱 是身如丘井爲老所逼 是身無定爲要當死 是身如毒蛇如怨賊如空聚 陰界諸入所共合成

이 몸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실체가 아니라 지ㆍ수ㆍ화ㆍ풍의 4대를 집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몸은 공한 것이니, 자아와 자아에 소속되는 것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몸은 무지한 것이니, 풀과 나무와 기왓장과 조약돌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 몸은 지음이 없으니 바람의 힘으로 인연을 따라 굴러갑니다. 이 몸은 깨끗하지 않으니,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몸은 거짓인 것이니, 설사 몸을 씻고 옷을 입으며 밥을 먹는다 해도 반드시 닳아서는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 몸은 재앙이니, 백한 가지 병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몸은 언덕의 메마른 우물과 같아서 늙음에 쫓기고 있습니다. 이 몸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언젠가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이 몸은 독사와 같고, 원망스러운 도둑과 같고,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과 같아서 5음과 18계와 모든 입처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諸仁者 此可患厭當樂佛身 所以者何 佛身者卽法身也 從無量功德智慧生 從戒定慧解脫解脫知見生 從慈悲喜捨生 從布施持戒忍辱柔和勤行精進禪定解脫三昧多聞智慧諸波羅蜜生 從方便生 從六通生 從三明生 從三十七道品生 從止觀生 從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生 從斷一切不善法集一切善法生 從眞實生 從不放逸生 從如是無量淸淨法生如來身 諸仁者 欲得佛身斷一切衆生病者 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여러분, 이 몸은 근심스러워하고 꺼려야 할 것이요, 마땅히 부처님의 몸을 즐겨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의 몸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실한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아릴 수 없는 공덕과 지혜로부터 생기는 것입니다. 계ㆍ정ㆍ혜ㆍ해탈ㆍ해탈지견으로부터 생기고, 자ㆍ비ㆍ희ㆍ사로부터 생기며, 보시하고 계를 잘 지키며, 잘 참고, 마음을 온화하게 갖고, 힘써 수행해 정진하고, 선정으로 해탈하여 삼매에 들고, 많은 가르침을 듣고, 지혜를 닦는 등 온갖 바라밀로부터 생깁니다. 또 그것은 뛰어난 방편을 따라서 생기고, 여섯 가지 신통력으로부터 생기며, 세 가지 초인적인 능력으로부터 생기는 것입니다. 37도품으로부터 생기며, 지관하는 것으로부터 생기고, 10력과 4무소외와 18불공법으로부터 생깁니다. 선하지 않은 모든 것을 끊고 선한 모든 것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생기고, 진실로부터 생기며, 방종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생깁니다.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이 청정한 법으로부터 여래의 몸은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처님의 몸을 얻어 모든 중생의 병을 끊고자 원한다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야 됩니다.”

 

如是長者維摩詰 爲諸問疾者如應說法 令無數千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와 같이 장자 유마힐은 문병 온 모든 이들을 위하여 그들에게 알맞은 설법을 하여 헤아릴 수 없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하였다.

  1. 維摩詰所說經 弟子品

 

爾時長者維摩詰自念 寢疾于床 世尊大慈寧不垂愍 佛知其意 卽告舍利弗 汝行詣維摩詰問疾

그 때 장자 유마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몸져 누워 있는데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큰 자비를 베푸시지 않으실까?’ 부처님께서는 유마힐의 그러한 마음을 아시고 곧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舍利弗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曾於林中宴坐樹下 時維摩詰來謂我言 唯舍利弗 不必是坐爲宴坐也 夫宴坐者 不於三界現身意 是爲宴坐 不起滅定而現諸威儀 是爲宴坐 不捨道法而現凡夫事 是爲宴坐 心不住內亦不在外 是爲宴坐 於諸見不動而修行三十七品 是爲宴坐 不斷煩惱而入涅槃 是爲宴坐 若能如是坐者 佛所印可 時我世尊 聞說是語黙然而止不能加報 故我不任詣彼問疾

사리불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각해 보니, 저는 예전에 숲 속 나무 밑에서 좌선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사리불이여, 반드시 이렇게 앉아 있다고 해서 그것을 좌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좌선이란 것은 몸과 마음의 작용이 삼계에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멸정을 일으키지 않고서도 온갖 위의를 나타내는 것 이것이 좌선입니다. 진리의 법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세속의 일상생활을 나타내는 것이 좌선이며, 마음이 안으로 닫혀 있어서 고요함만을 탐닉하지 않고 밖을 향하여 혼란하지 않는 것이 좌선입니다. 온갖 견해에도 요동하지 않으면서도 37도품을 닦는 것이 좌선이며, 번뇌를 끊지 않고서도 열반에 드는 것이 좌선입니다. 만약 이같이 앉을 수 있는 자라면 부처님께서는 인가하실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저는 이러한 말을 듣고서도 말문이 막혀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그에게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佛告大目犍連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서 문병을 하라.”

 

目連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入毘耶離大城 於里巷中爲諸居士說法 時維摩詰來謂我言 唯大目連 爲白衣居士說法 不當如仁者所說 夫說法者當如法說 法無衆生離衆生垢故 法無有我離我垢故 法無壽命離生死故 法無有人前後際斷故

목련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그에게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저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저도 비야리 대성으로 들어가 거리에서 많은 거사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있었는데, 그 때 유마힐이 다시 와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대목련이여, 백의거사를 위해서 설하는 설법은 그대가 설하듯이 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설법이라고 하는 것은 마땅히 여법하게 설해야 합니다. 법에는 중생이 없으니, 중생의 번뇌를 떠났기 때문이며, 법에는 자아의 존재가 없으니, 나의 번뇌를 떠났기 때문이며, 법에는 수명이 없으니, 생사를 떠났기 때문이며, 법에는 인이 없으니, 과거의 생과 미래의 생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法常寂然滅諸相故 法離於相無所緣故 法無名字言語斷故 法無有說離覺觀故 法無形相如虛空故 法無戱論畢竟空故 法無我所離我所故 法無分別離諸識故 法無有比無相待故 法不屬因不在緣故 法同法性入諸法故 法隨於如無所隨故 法住實際諸邊不動故 法無動搖不依六塵故 法無去來常不住故

법은 항상 고요하니, 모든 상을 없애 버렸기 때문이며, 법은 상을 떠나 있으니, 인식의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은 이름이 없으니, 언어로 미칠 수 있는 길이 끊겼기 때문이며, 법은 말이 없는 것이니, 크고 작은 생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법은 모양이 없으니, 허공과 같기 때문이며, 법은 부질없는 말이 없으니, 필경공이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내 것이 없으니, 내 것, 네 것을 다 떠났기 때문이며, 법에는 분별이 없으니, 식별하는 작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은 비교할 수가 없으니, 상대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은 근본적인 원인에 속한 것이 아니니, 간접적인 원인에 관계되지 않기 때문이며, 모든 존재에 골고루 나타나 있으므로 법성과 같기 때문입니다. 법은 여여함을 따르니, 다른 것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실제에 머무르니,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동요함이 없으니, 6경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오고 감이 없으니, 시간 속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法順空隨無相應無作 法離好醜 法無增損 法無生滅 法無所歸 法過眼耳鼻舌身心 法無高下 法常住不動 法離一切觀行 唯

법은 공을 따르고 무상을 따르고, 작위함이 없어야 하니, 법은 아름다움과 더러움의 떠났으며, 법은 더하거나 덜함이 없으니, 법은 생멸이 없기 때문이며, 법은 돌아가야 할 바도 없으니, 법은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며, 법에는 높고 낮음이 없으니, 법은 상주하여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며, 법은 일체의 분별하는 관찰과 소행에서 떠났습니다.

大目連 法相如是豈可說乎 夫說法者無說無示 其聽法者無聞無得 譬如幻士爲幻人說法當建是意而爲說法 當了衆生根有利鈍 善於知見無所罣礙 以大悲心讚于大乘 念報佛恩不斷三寶 然後說法 維摩詰說是法時 八百居士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我無此辯 是故不任詣彼問疾

대목련이여, 법상은 이와 같은데, 어찌 설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법을 설하는 것은 설함도 없고, 가리킴도 없으며, 그 법을 듣는 것도 들음도 없고 얻음도 없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마술사가 마술로 만든 인형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갖고서 법을 설하여야 합니다. 마땅히 중생의 능력에 예리하고 무딘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만 하며, 중생을 보고 지견이 어떠한 것에도 걸림이 없어야 하고, 커다란 자비심으로 대승을 찬탄하며,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염원하여 3보가 끊어지지 않도록 한 다음에 설법해야 합니다.’ 유마힐이 이와 같이 법을 설하였을 때, 8백 명의 거사들이 한결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이러한 말재주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을 하기에 적당치 않습니다.”

 

 

佛告大迦葉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迦葉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於貧里而行乞 時維摩詰來謂我言 唯大迦葉 有慈悲心而不能普 捨豪富從貧乞 迦葉 住平等法應次行乞食 爲不食故應行乞食 爲壞和合相故應取揣食 爲不受故應受彼食 以空聚想入於聚落 所見色與盲等 所聞聲與響等 所嗅香與風等 所食味不分別 受諸觸如智證 知諸法如幻相無自性無他性 本自不然今則無滅

가섭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에게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저는 옛날 가난한 마을에서 걸식을 하였는데, 그 때 유마힐이 저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대가섭이여, 자비심을 가지면서도 널리 펴지 못하고, 이같이 부잣집을 내버려두고 가난한 사람만 쫓아가 걸식을 하니, 가섭이여, 평등한 법에 머물러 마땅히 차례대로 걸식해야 합니다. 먹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마땅히 걸식을 해야 하며, 5온에 의해 임시적으로 뭉쳐진 육신에 대한 집착을 깨뜨리기 위함이니, 마땅히 주먹밥을 먹어야 하며, 생사의 과보를 받지 않기 위한 까닭으로 마땅히 그 음식을 받아야 하며, 이 몸은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이라는 생각으로 마을에 들어가야 합니다. 형상을 보아도 장님과 같이 보아야 하며, 소리를 들을 때는 메아리를 듣는 것과 같이 하며, 향내음을 맡아도 바람과 같이 맡고, 먹고도 맛을 분별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온갖 감촉을 느낄 때에도 지혜를 증득하듯이 해야 합니다. 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환상같이 알며, 법에는 자성과 타성도 없으므로 그 자체로는 생기지 않으므로 지금도 멸하는 일이 없습니다.

迦葉 若能不捨八邪入八解脫 以邪相入正法 以一食施一切 供養諸佛及衆賢聖 然後可食 如是食者非有煩惱非離煩惱 非入定意非起定意 非住世間非住涅槃 其有施者無大福無小福 不爲益不爲損 是爲正入佛道不依聲聞 迦葉 若如是食爲不空食人之施也

가섭이여, 능히 여덟 가지 사도를 버리지 않고서도 8해탈에 들어가고, 사악한 모습을 지닌 채 정법에 들어가며, 한 끼의 밥으로도 모든 중생에게 베풀며, 모든 부처와 온갖 성현에게 공양한 다음에야 먹을 만합니다. 만약 이와 같이 먹는 사람은 번뇌가 있기 때문이 아니고, 번뇌가 없기 때문도 아니며, 또 선정의 삼매에 들어서도 아니고, 선정에서 나와서도 아니며, 이 미혹한 세간에 머물러서도 아니고, 열반에 머물러서도 아닙니다. 그 보시하는 사람에게는 큰 복도 없고 작은 복도 없으며,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 손해가 되는 것도 아니니, 이같이 손익을 생각하지 않고 하는 것이야말로 바르게 불도에 들어가는 것이며, 성문의 길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섭이여, 이같이 먹는다면 남의 보시를 헛되이 먹었다고 하지 않습니다.’

時我世尊 聞說是語得未曾有 卽於一切菩薩深起敬心 復作是念 斯有家名辯才智慧乃能如是 其誰聞此不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我從是來不復勸人以聲聞辟支佛行 是故不任詣彼問疾

세존이시여, 그 때 저는 이같이 설하는 말을 듣고서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라 생각하고는 모든 보살들에 대해서 깊이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났으며, 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재가에 있으면서 변재와 지혜가 이럴 수가 있는데, 그 누가 이를 듣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지 않겠는가. 저는 이때부터 다시는 성문, 벽지불의 수행을 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를 찾아가 문병을 하기에 적당치 않습니다.”

 

 

佛告須菩提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須菩提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入其舍從乞食 時維摩詰取我缽盛滿飯 謂我言 唯須菩提 若能於食等者諸法亦等 諸法等者於食亦等 如是行乞乃可取食 若須菩提 不斷婬怒癡亦不與俱 不壞於身而隨一相 不滅癡愛起於明脫 以五逆相而得解脫 亦不解不縛 不見四諦非不見諦 非得果非不得果 非凡夫非離凡夫法 非聖人非不聖人 雖成就一切法而離諸法相 乃可取食

수보리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저는 옛날 그의 집에 들어가 걸식하였는데, 그 때 유마힐은 저의 발우를 들고 밥을 가득 채워 주고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수보리여, 만약 먹는 것에서 평등할 수가 있으면 모든 법에서도 평등할 수가 있습니다. 모든 법에서 평등할 수가 있으면 먹는 것에도 평등합니다. 이같이 걸식을 하고 다닐 수가 있으면 주어진 것을 먹어도 될 것입니다. 수보리여, 만약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 버리지 않고서도 그것들과 함께 하는 것도 아니며, 내 몸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서도 일상을 따를 수가 있으며, 어리석음과 탐욕을 없애 버리지 않고서도 지혜와 해탈을 일으킨다면, 5역죄를 범하는 모습으로도 해탈을 얻고, 해탈된 것도 결박된 것도 아니면, 4성제를 보는 것도 아니면서도 4성제를 보지 않는 것도 아니라면, 범부도 아니면서도 범부의 법을 떠난 것도 아니라면, 성인도 아니면서 성인 아닌 것도 아니라면, 비록 일체법을 성취했으면서도 제법의 상에서 떠났다면 먹어도 될 것입니다.

若須菩提 不見佛不聞法 彼外道六師 富蘭那迦葉 末伽梨拘賖梨子 刪闍夜毘羅胝子 阿耆多翅舍欽婆羅 迦羅鳩馱迦旃延 尼犍陀若提子等 是汝之師因其出家 彼師所墮汝亦隨墮 乃可取食 若須菩提 入諸邪見不到彼岸 住於八難不得無難 同於煩惱離淸淨法 汝得無諍三昧 一切衆生亦得是定 其施汝者不名福田 供養汝者墮三惡道 爲與衆魔共一手作諸勞侶 汝與衆魔及諸塵勞等無有異 於一切衆生而有怨心 謗諸佛毁於法不入衆數 終不得滅度 汝若如是乃可取食

수보리여, 만약 부처를 만나지도 못하고 가르침도 못 듣고, 저 육사외도인 부란나가섭ㆍ말가리구사리자ㆍ산자야비라지자ㆍ아기다시사흠바라ㆍ가라구태가전연ㆍ니건타야제자 등을 그대의 스승으로 삼아 그를 따라서 출가하고, 그 스승이 떨어지는 곳에 역시 그대가 따라서 떨어진다면 이 밥을 먹어도 될 것입니다. 수보리여, 그대가 만일 온갖 사견을 받아들여서 피안에 이르지 못하고, 8난에 머물면서 장애가 없는 경계를 얻지 못하며, 번뇌와 함께 있으면서 청정한 법을 떠나고, 그대가 무쟁삼매를 얻으면서도 모든 중생도 역시 그러한 삼매를 얻는다면, 그대에게 보시하는 자에게 그대가 복전이 되지 않는다면, 그대에게 공양을 올리는 자가 3악도에 떨어져 많은 악마와 더불어 손을 잡아 온갖 번뇌의 벗이 되고, 그대는 온갖 악마와 모든 번뇌와 똑같이 하나가 되고, 모든 중생에게 원한을 품고, 모든 부처를 비방하며 정법을 훼손하고, 승가에 동참하지 않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지 않는다면 그 때 밥을 먹어도 좋습니다.’

 

時我世尊 聞此語茫然不識是何言 不知以何答 便置缽欲出其舍 維摩詰言 唯須菩提取缽勿懼 於意云何 如來所作化人 若以是事詰 寧有懼不 我言 不也 維摩詰言 一切諸法如幻化相 汝今不應有所懼也 所以者何 一切言說不離是相 至於智者不著文字故無所懼 何以故 文字性離無有文字 是則解脫 解脫相者則諸法也 維摩詰說是法時 二百天子得法眼淨 故我不任詣彼問疾

세존이시여, 그 때 저는 이 말을 듣고 망연자실하여 무슨 말인지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몰라서 곧 발우를 내려놓고 그 집을 나오려 했습니다. 그러자 유마힐이 말하였습니다. ‘수보리여, 두려워하지 말고 발우를 드시오. 그대 생각은 어떠하오? 여래께서 만드신 꼭두각시가 만약 이러한 일로 나무랐다면 그래도 두려워하겠소?’ 저는 말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유마힐이 말하였습니다. ‘일체제법은 꼭두각시의 모습과 같으니, 그대는 지금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모든 말도 이 꼭두각시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니, 지혜로운 사람에 이르러서는 문자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문자는 자성을 여의었기 때문이니, 문자 없는 것이 곧 해탈입니다. 해탈의 모습이란 것은 곧 제법인 것입니다.’ 유마힐이 이러한 법을 설하고 있을 때, 2백의 천자들은 진리를 바르게 보는 눈이 맑아짐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을 하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佛告富樓那彌多羅尼子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가서 유마힐을 문병하도록 하라.”

 

富樓那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於大林中在一樹下 爲諸新學比丘說法 時維摩詰來謂我言 唯富樓那 先當入定觀此人心然後說法 無以穢食置於寶器 當知是比丘心之所念 無以琉璃同彼水精 汝不能知衆生根源 無得發起以小乘法 彼自無瘡勿傷之也 欲行大道莫示小徑 無以大海內於牛跡 無以日光等彼螢火 富樓那 此比丘久發大乘心 中忘此意 如何以小乘法而敎導之 我觀小乘智慧微淺猶如盲人 不能分別一切衆生根之利鈍

부루나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커다란 숲 속의 한 나무 아래에서 새로 출가한 비구들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부루나여, 먼저 선정에 들어 이들의 마음을 살핀 다음에 설법하여야 할 것입니다. 더러운 음식을 보배로운 발우에 담지 마십시오. 마땅히 이들 비구들이 마음으로 바라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귀한 유리를 한낱 수정과 같게 보지 마십시오. 그대는 중생의 근기도 알지 못하고, 소승의 가르침으로 진리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 자신들은 부스럼이 없는데 상처를 주지 마십시오. 큰 길을 가려고 하는 이들에게 작은 오솔길을 가르쳐 주지 마십시오. 큰 바닷물을 가져다 소 발자국에 넣으려 하지 마십시오. 햇빛을 저 반딧불과 함께 비교하지 마십시오. 부루나여, 이들 비구는 대승의 마음을 일으킨 지 오래지만, 도중에 이 발보리심을 잊은 것인데, 어떻게 소승의 가르침으로써 이를 가르쳐 이끌고자 합니까? 제가 보기에는 소승은 지혜가 미천함이 마치 장님과 같아 모든 중생의 근기의 예리하고 우둔한 것을 분별할 수가 없습니다.’

 

時維摩詰卽入三昧 令此比丘自識宿命 曾於五百佛所植衆德本 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 卽時豁然還得本心 於是諸比丘稽首禮維摩詰足 時維摩詰因爲說法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復退轉 我念聲聞不觀人根不應說法 是故不任詣彼問疾

그 때 유마힐은 곧 삼매에 들어 이 비구들이 스스로의 과거를 알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일찍이 전생에 5백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온갖 선근 공덕을 심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로 회향하고, 즉시 곧바로 본래의 마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때에 여러 비구들은 유마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습니다. 그 때 유마힐은 그들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에서 다시는 물러서지 않도록 설법하였습니다. 그 때 저는 생각하기를, ‘성문은 중생의 근기를 정확히 살피지 않고서 설법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佛告摩訶迦旃延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전연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迦旃延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昔者佛爲諸比丘略說法要 我卽於後敷演其義 謂無常義苦義空義無我義寂滅義 時維摩詰來謂我言 唯迦旃延 無以生滅心行說實相法 迦旃延 諸法畢竟不生不滅 是無常義 五受陰洞達空無所起 是苦義 諸法究竟無所有 是空義 於我無我而不二 是無我義 法本不然今則無滅 是寂滅義 說是法時彼諸比丘心得解脫 故我不任詣彼問疾

가전연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간략히 가르침의 요점을 설하셨을 때, 저는 곧 이어서 그 뜻을 자세하게 설하였습니다. 저는 ‘무상의 뜻이며, 괴로움의 뜻이며, 공의 뜻이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주체는 없다는 뜻이며, 적멸의 뜻이라고 말하였는데, 그 때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가전연이여, 생멸하는 마음으로 제법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설하여서는 안 됩니다. 가전연이여 제법은 끝내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니, 이것이 무상의 뜻이요, 5온은 공하여 생기는 것이 없음을 깨닫는 것, 이것이 괴로움의 뜻입니다. 제법이 구경에 가서도 존재하지 않으니, 이것이 공의 뜻이며, 아와 무아에 있어서 둘이 아닌 것, 이것이 무아의 뜻이며, 존재하는 법은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 곧 멸하는 일이 없으니, 이것이 적멸의 뜻입니다. 이러한 법을 들었을 때, 여러 비구들이 마음속 깊이 해탈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佛告阿那律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라.”

 

阿那律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於一處經行 時有梵王名曰嚴淨 與萬梵俱放淨光明來詣我所 稽首作禮問我言 幾何阿那律天眼所見 我卽答言 仁者 吾見此釋迦牟尼佛土三千大千世界 如觀掌中菴摩勒果

아나율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제가 어느 곳을 경행하였는데, 그 때 엄정이라는 범왕이 1만을 헤아리는 범천과 함께 밝은 빛을 발하면서 제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들은 저의 발에 머리를 대고 예배한 다음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나율이여, 그대는 천안제일이라는데 어느 정도까지 볼 수가 있습니까?’ 저는 곧 대답하였습니다. ‘대범천이여, 저는 이 석가모니부처님의 불국토를 포함한 삼천대천세계를 손바닥에 있는 암마륵의 열매를 보듯이 봅니다.’

 

時維摩詰來謂我言 唯阿那律 天眼所見爲作相耶 無作相耶 假使作相則與外道五通等 若無作相卽是無爲不應有見 世尊 我時黙然 彼諸梵聞其言得未曾有 卽爲作禮而問曰 世孰有眞天眼者 維摩詰言 有佛世尊得眞天眼 常在三昧悉見諸佛國不以二相 於是嚴淨梵王及其眷屬五百梵天 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禮維摩詰足已忽然不現 故我不任詣彼問疾

그 때 유마힐이 저에게로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나율이여, 천안으로 보는 것은 작용입니까, 무작용입니까? 만약 작용일 것 같으면, 그 때 그것은 외도들의 5통과 같을 것이고, 만약 무작용이라면, 무위이니 본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범천들은 이 말을 듣고 일찍이 들어 보지 못한 말이라 하고 유마힐에게 예배하고는 물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참다운 천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유마힐은 대답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신 세존만이 참다운 천안을 지니고 계셔서 항상 삼매에 드셔서 모든 부처의 나라를 빠짐없이 2상으로 보지 않으십니다. 이 말을 들은 엄정대범왕과 그 권속 5백의 범천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유마힐의 발에 예배한 다음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優波離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다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하라.”

 

優波離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昔者有二比丘 犯律行以爲恥 不敢問佛 來問我言 唯優波離 我等犯律誠以爲恥 不敢問佛 願解疑悔得免斯咎 我卽爲其如法解說 時維摩詰來謂我言 唯優波離 無重增此二比丘罪 當直除滅勿擾其心 所以者何 彼罪性不在內不在外不在中間 如佛所說 心垢故衆生垢 心淨故衆生淨

우바리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에게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두 사람의 비구가 계율을 범하고 부끄러움에 못 이겨 감히 부처님께 여쭙지도 못하고 저를 찾아와 말하였습니다. ‘우바리 존자여, 저희들은 계율을 범하였습니다.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여 감히 부처님께 나아가 여쭙지 못하오니, 바라옵건대 부디 저희들의 의심과 뉘우침을 풀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허물을 면하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법대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 때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바리여, 이 두 사람의 비구에게 죄를 더 무겁게 키우지 마십시오. 곧장 그 죄를 없애서 두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게 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저 죄라는 본성은 그들 자신의 안에 있지 않고, 밖에도 없고, 또 그 중간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과 같이 마음이 더러우므로 중생도 더럽고, 마음이 깨끗하므로 중생이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心亦不在內不在外不在中間 如其心然 罪垢亦然 諸法亦然 不出於如 如優波離 以心相得解脫時 寧有垢不 我言 不也 維摩詰言 一切衆生心相無垢亦復如是 唯優波離 妄想是垢無妄想是淨 顚倒是垢 無顚倒是淨 取我是垢 不取我是淨 優波離 一切法生滅不住 如幻如電諸法不相待 乃至一念不住 諸法皆妄見 如夢如炎如水中月如鏡中像以妄想生 其知此者是名奉律 其知此者是名善解

또 이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이 그러하듯이 죄도 또한 그와 같고, 제법도 그와 같으며,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바리여, 마음의 본래 모습으로 해탈을 얻었을 때, 그 때에도 그 마음은 더러움이 있겠습니까, 없겠습니까?’ 저는 대답하였습니다. ‘없습니다.’ 그러자 유마힐은 말하였습니다. ‘일체 중생의 마음의 본래의 모습의 더럽지 않음도 이와 같습니다. 우바리여, 망상이 더러움이요, 망상이 없는 것이 깨끗한 것입니다. 그릇된 생각이 더러운 것이지만 그릇된 생각이 없으면 곧 깨끗한 것입니다. 취아가 더러운 것이지만, 취아라 생각하지 않으면 깨끗한 것입니다. 우바리여, 일체법이 생멸하며 머무르지 않는 것이 허깨비나 번갯불과 같으며, 제법은 서로 기다리는 일이 없어 한 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제법은 모두 망견이며 꿈과 아지랑이 같고, 물 위에 뜬 달, 거울 속에 비친 모습과 같이 망상으로부터 생긴 것입니다. 이와 같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라 이름할 수 있으며 이 같은 도리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잘 깨달은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於是二比丘言 上智哉 是優波離所不能及 持律之上而不能說 我卽答言 自捨如來未有聲聞及菩薩能制其樂說之辯 其智慧明達爲若此也 時二比丘疑悔卽除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作是願言 令一切衆生皆得是辯 故我不任詣彼問疾

그 때에 두 사람의 비구가 말하였습니다. ‘참으로 높은 지혜를 가진 분이군요. 이는 우바리 존자가 감히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계율을 잘 지킨다 해도 이렇게 설하지는 못합니다.’ 저도 대답하였습니다. ‘여래를 제외하고는 어떤 성문이나 보살도 이 유마힐의 걸림없는 훌륭한 말솜씨를 따를 자가 없습니다. 그 지혜가 밝고 사물의 이치에 통달함이 이와 같습니다.’ 그 때 두 사람의 비구는 의심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고 발원하고, 일체 중생이 모두 이러한 말솜씨를 얻을 수 있게 하리라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羅睺羅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羅睺羅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昔時毘耶離諸長者子 來詣我所稽首作禮問我言 唯羅睺羅 汝佛之子 捨轉輪王位出家爲道 其出家者有何等利 我卽如法爲說出家功德之利 時維摩詰來謂我言 唯羅睺羅 不應說出家功德之利 所以者何 無利無功德是爲出家 有爲法者可說有利有功德 夫出家者爲無爲法 無爲法中無利無功德

라후라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비야리성의 여러 장자의 아들들이 저를 찾아와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라후라여, 당신은 부처님의 아들로서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 깨달음을 위하여 출가하셨으니, 그 출가에는 어떠한 이익이 있습니까?’ 그래서 저는 여법하게 출가의 공덕과 이익에 대해 말을 하려고 하는데, 그 때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라후라여, 출가의 공덕이나 이익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아무런 이익도 공덕도 없는 것이 출가이기 때문입니다. 유위법이라면 이익이나 공덕이 있다 할 수 있겠지만, 출가는 무위법을 구하는 것으로서 무위법에는 이익이나 공덕이 없습니다.

 

羅睺羅 出家者無彼無此亦無中間 離六十二見處於涅槃 智者所受聖所行處 降伏衆魔度五道 淨五眼得五力立五根 不惱於彼 離衆雜惡摧諸外道 超越假名出淤泥 無繫著無我所 無所受無擾亂 內懷喜護彼意 隨禪定離衆過 若能如是是眞出家

라후라여, 출가에는 깨달음도 미혹도 없고 그 중간도 없습니다. 62견을 멀리 떠나 열반에 처하는 것이니 지혜로운 이가 누리는 것이며, 성인이 닦는 길인 것입니다. 온갖 마군을 항복시켜 5도를 넘어서 5안을 맑게 하고, 5력을 얻었고, 5근을 바르게 세워 그 어떤 것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온갖 잡다한 악을 떠나고 모든 외도들을 꺾었으며, 가명에 집착하지 않으며, 애욕의 진흙탕을 벗어나 온갖 속박을 벗어났으며,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고, 집착하는 마음도 없고, 마음의 혼란이 없고, 안으로 늘 기쁨을 간직하고 중생들의 마음을 지켜 주며, 선정을 따르며 온갖 잘못을 다 떠나 버립니다. 만약 이렇게 한다면 이것이 참다운 출가인 것입니다.

 

於是維摩詰語諸長者子 汝等於正法中宜共出家 所以者何 佛世難値 諸長者子言 居士 我聞佛言 父母不聽不得出家 維摩詰言 然汝等便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卽出家 是卽具足 爾時三十二長者子 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故我不任詣彼問疾

이 때 유마힐은 장자의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정법을 받아들여 함께 출가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는 기회를 만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장자의 아들들은 말하였습니다. ‘거사님, 저희들이 듣기에는 부모님의 허락이 없으면 출가할 수 없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합니다만…….’ 그러자 유마힐이 말하였습니다. ‘그렇지요. 그러나 그대들이 지금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다면, 그것이 곧 출가이며, 구족입니다. 그 때 서른두 명의 장자의 아들들은 한결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阿難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서 문병을 하도록 하라.”

 

阿難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昔時世尊身小有疾當用牛乳 我卽持缽詣大婆羅門家門下立 時維摩詰來謂我言 唯阿難 何爲晨朝持缽住此 我言 居士 世尊身小有疾當用牛乳 故來至此 維摩詰言 止止阿難 莫作是語 如來身者金剛之體 諸惡已斷衆善普會 當有何疾當有何惱 黙往阿難 勿謗如來 莫使異人聞此麤言 無令大威德諸天及他方淨土諸來菩薩得聞斯語

아난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세존께서 몸이 조금 불편하시던 때에 저는 우유를 잡수시면 좋으리라 생각하고, 발우를 들고 큰 바라문의 집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그곳에 유마힐이 와서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난이여, 무슨 일로 이런 이른 아침에 발우를 들고 여기에서 있습니까?’ 저는 대답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몸이 좀 불편하셔서 우유를 잡수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이곳에 왔습니다.’ 유마힐은 말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아난이여.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여래의 몸은 금강석과 같은 몸으로, 모든 악을 끊고 모든 선을 빠짐없이 몸에 지니고 계시는데, 어떤 병이 있겠으며, 어떤 괴로움이 있겠습니까? 잠자코 돌아가십시오. 아난이여, 부처님을 비방하지 마십시오. 그같이 설익은 말을 누구에게 해서는 안 됩니다. 또 뛰어난 위엄과 덕을 갖춘 제천과 다른 곳의 불국토에서 온 보살들도 이런 말을 듣지 않도록 하십시오.

 

阿難 轉輪聖王以少福故尙得無病 豈況如來無量福會普勝者哉 行矣阿難 勿使我等受斯恥也 外道梵志若聞此語當作是念 何名爲師 自疾不能救而能救諸疾 仁可密速去勿使人聞 當知阿難 諸如來身卽是法身非思欲身 佛爲世尊過於三界 佛身無漏諸漏已盡 佛身無爲不墮諸數 如此之身當有何疾當有何惱

아난이여, 전륜성왕은 약간의 복덕으로도 병에 걸리지 않는데, 하물며 어떻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복덕을 모두 모아 몸에 지니시고, 모든 것을 이기신 분인 부처님께서 어찌 병을 앓겠습니까? 아난이여, 우리들이 이 같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도록 해 주시오. 만약 외도인 바라문이 이 말을 들었다면 반드시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어떻게 스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병도 고칠 수 없는 주제에 남의 병을 고칠 수 있다니.> 그대는 빨리 돌아가서 남이 듣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난이여, 모든 여래의 몸은 진리 그 자체이지, 미혹의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몸이 아니며,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으로서 삼계에서 벗어나셨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부처님의 몸에는 번뇌가 없고, 어떠한 번뇌도 이미 사라져 없으며, 부처님의 몸은 무위이니 세상의 온갖 도리에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이러한 몸에 어떻게 병이나 고뇌가 있겠습니까?’

 

時我世尊實懷慚愧 得無近佛而謬聽耶 卽聞空中聲曰 阿難 如居士言 但爲佛出五濁惡世 現行斯法度脫衆生 行矣阿難 取乳勿慚 世尊 維摩詰智慧辯才爲若此也 是故不任詣彼問疾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 참으로 부끄러움과 죄송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처님을 가까이 모셨으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어떻게 잘못 알아듣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공중에서 이런 말이 들렸습니다. ‘아난이여, 거사의 말과 같다. 다만 부처님은 이 오탁악세에 나타내셨기에 실제로 이 가르침을 드러내심으로써 중생을 해탈하게 하기 위해서 행하고 계실 뿐이다. 아난이여, 부끄러워하지 말고 우유를 가지고 돌아가라.’ 세존이시여, 유마힐의 지혜와 변재는 이같이 뛰어납니다. 그러므로 그를 찾아가 문병을 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如是五百大弟子 各各向佛說其本緣 稱述維摩詰所言 皆曰不任詣彼問疾

이와 같이 5백의 제자들은 각각 부처님께 그들이 전에 경험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유마힐이 했던 말을 칭찬하여 모두 말하였다. “저희들은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1. 維摩詰所說經 菩薩品

 

於是佛告彌勒菩薩 汝行詣維摩詰問疾

그 때에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문병을 하도록 하라.”

 

彌勒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爲兜率天王及其眷屬 說不退轉地之行 時維摩詰來謂我言 彌勒 世尊授仁者記一生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爲用何生得受記乎 過去耶未來耶現在耶 若過去生過去生已滅 若未來生未來生未至 若現在生現在生無住

미륵보살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제가 도솔천왕과 그 권속들을 위하여 불퇴전지의 수행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그 때 유마힐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미륵이여, 세존께서는 그대에게 수기를 주시기를 이제 한 생만 더 태어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하셨다는데, 어느 생에서 수기를 받으렵니까? 과거의 생입니까, 미래의 생입니까, 현재의 생입니까? 만약 과거의 생이라고 한다면, 그 과거의 생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만약 미래의 생이라고 한다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만약 현재의 생이라고 하여도 그 현재의 생은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어서 한 군데 머무르는 일이 없습니다.

 

如佛所說 比丘汝今卽時亦生亦老亦滅 若以無生得受記者 無生卽是正位 於正位中亦無受記 亦無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云何彌勒受一生記乎 爲從如生得受記耶 爲從如滅得受記耶 若以如生得受記者如無有生 若以如滅得受記者如無有滅 一切衆生皆如也 一切法亦如也 衆聖賢亦如也 至於彌勒亦如也 若彌勒得受記者 一切衆生亦應受記 所以者何 夫如者不二不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같이 비구여, 그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어나고 늙으며 죽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무생의 경지에서 수기를 받은 것이라면, 정위이므로, 이 정위에서는 수기를 받는 일도 없을 것이며,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는 일도 없는 것입니다. 미륵이여, 어느 생에서 수기를 받으려 합니까? 여여한 경지가 생기는 것으로부터 수기를 받으렵니까, 아니면 여여한 경지가 멸하는 것으로부터 수기를 받으려 합니까? 만약 여여한 경지가 생기는 것으로써 수기가 이루어진다면 여여는 거기에는 생기는 일이 없으며, 만약 여여한 경지가 멸하는 것으로써 수기가 이루어진다 해도 여여에는 멸이 없는 것입니다. 일체 중생이 여여하고, 일체법이 여여하며, 모든 성인과 현자도 여여하니, 그대 미륵까지도 여여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그대 미륵이 수기를 얻었다고 하면, 일체 중생도 예언을 얻은 것이 됩니다. 왜냐 하면 여여에 있어서는 두 가지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若彌勒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 一切衆生皆亦應得 所以者何 一切衆生卽菩提相 若彌勒得滅度者 一切衆生亦應滅度 所以者何 諸佛知一切衆生畢竟寂滅卽涅槃相不復更滅 是故彌勒 無以此法誘諸天子 實無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亦無退者

만약 그대 미륵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면, 일체 중생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일체 중생 그대로가 깨달음의 실상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대 미륵이 깨달음의 경계에 이른다고 한다면, 일체 중생도 깨달음의 경계에 이를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제불께서 일체 중생이 필경 깨달음을 얻고, 그대로 열반의 모습이며, 다시는 멸하는 일이 없다고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미륵이여, 이러한 나는 장차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것을 설하여 천상의 신들을 유혹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다는 것도 없고, 또한 그러한 마음이 후퇴한다는 것도 없는 것입니다.

 

彌勒當令此諸天子捨於分別菩提之見 所以者何 菩提者 不可以身得 不可以心得 寂滅是菩提 滅諸相故 不觀是菩提離諸緣故 不行是菩提無憶念故 斷是菩提捨諸見故 離是菩提離諸妄想故 障是菩提障諸願故 不入是菩提無貪著故 順是菩提順於如故 住是菩提住法性故 至是菩提至實際故 不二是菩提離意法故

미륵이여, 이 모든 천상의 신들로 하여금 보리를 분별하는 생각을 버리게 해야 합니다. 왜냐 하면 보리라는 것은 몸으로 얻을 수도 없는 것이며, 마음으로도 얻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멸이야말로 보리이니, 모든 모습을 멸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관하지 않는 것이 보리이니, 온갖 대상과의 관계를 떠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보리이니, 잊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끊어 없애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그릇된 견해를 끊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떠나는 것이 보리이니, 모든 망상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장애가 보리이니, 모든 잘못된 바람을 막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들지 않는 것이 보리이니, 탐착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르는 것이 보리이니, 여여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머무는 것이 보리이니, 법성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이르는 것도 보리이니, 실제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이 아닌 것이 보리이니, 마음과 대상으로부터 떠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等是菩提等虛空故 無爲是菩提無生住滅故 知是菩提了衆生心行故 不會是菩提諸入不會故 不合是菩提離煩惱習故 無處是菩提無形色故 假名是菩提名字空故 如化是菩提無取捨故 無亂是菩提常自靜故 善寂是菩提性淸淨故 無取是菩提離攀緣故 無異是菩提諸法等故 無比是菩提無可喩故 微妙是菩提諸法難知故

평등함이 보리이니, 허공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위가 보리이니, 생하고 머무르며, 멸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는 것이 보리이니, 중생의 심행을 명확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만나지 않음이 보리이니, 마음과 그 행을 알게 하는 대상이 만나 결합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합하지 않음이 보리이니, 번뇌의 습기로부터 떠나 있기 때문입니다. 자리함이 없는 것이 보리이니, 형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명이 보리이니, 이름과 문자가 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허깨비와 같은 것이 보리이니, 취하고 버리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혼란이 없는 것이 보리이니, 항상 스스로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미혹을 떠난 경계가 보리이니, 그 성품이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대상을 취하지 않음이 보리이니, 마음이 대상에 의하여 움직임을 멀리 떠났기 때문입니다. 다르지 않음이 보리이니, 모든 존재는 동등하기 때문입니다. 비교할 길이 없음이 보리이니, 비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묘함이 보리이니, 제법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같이 설법하였을 때, 2백의 천상의 신들은 무생법인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世尊 維摩詰說是法時 二百天子得無生法忍 故我不任詣彼問疾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같이 설법하였을 때, 2백의 천상의 신들은 무생법인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光嚴童子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동자인 광엄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서 문병하도록 하라.”

 

光嚴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出毘耶離大城 時維摩詰方入城 我卽爲作禮而問言 居士從何所來 答我言 吾從道場來 我問道場者何所是 答曰 直心是道場無虛假故 發行是道場能辦事故 深心是道場增益功德故

광엄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제가 비야리 대성을 나가려 하였을 때에 유마힐이 마침 성문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인사를 하고 물었습니다. ‘거사님, 어디서 오십니까?’ 그는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도량에서 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도량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그는 답하였습니다. ‘올곧은 마음이 도량이니, 거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올곧은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 도량이니, 만사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깊은 마음이 도량이니, 공덕을 증대시키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이 도량이니, 잘못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菩提心是道場無錯謬故 布施是道場不望報故 持戒是道場得願具故 忍辱是道場於諸衆生心無礙故 精進是道場不懈退故 禪定是道場心調柔故 智慧是道場現見諸法故 慈是道場等衆生故 悲是道場忍疲苦故 喜是道場悅樂法故 捨是道場憎愛斷故

보리심이 도량이니 잘못이 없는 때문이며, 보시가 도량이니 갚기를 바라지 않는 때문이며, 계행을 지니는 것이 도량이니 소원이 구족하여 지는 때문이며, 욕된 것을 참는 것이 도량이니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며, 꾸준히 닦아 나가는 것이 도량이니 중단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선정을 닦는 것이 도량이니 마음이 조복되고 단련되는 때문이며, 지혜가 도량이니 모든 법을 분명하게 보는 때문이며 자애로운 것이 도량이니 중생을 평등하게 여기는 때문이며, 불쌍히 여기는 것이 도량이니 피로와 괴로움을 견디는 때문이며, 기뻐하는 것이 도량이니 법문을 즐거워하는 때문이며,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이 도량이니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이 끊어진 때문입니다.

 

神通是道場成就六通故 解脫是道場能背捨故 方便是道場敎化衆生故 四攝是道場攝衆生故 多聞是道場如聞行故 伏心是道場正觀諸法故 三十七品是道場捨有爲法故 諦是道場不誑世間故 緣起是道場無明乃至老死皆無盡故 諸煩惱是道場知如實故

신통이 도량이니, 6신통을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해탈이 도량이니, 8배사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편이 도량이니,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입니다. 4섭이 도량이니, 중생을 아우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이 듣는 것이 도량이니, 들은 대로 행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도량이니, 제법을 바르게 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37도품이 도량이니, 유위법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4제가 도량이니, 세간을 속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기가 도량이니, 무명에서 늙음과 죽음까지, 그 모두가 다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온갖 번뇌가 도량이니, 무명번뇌의 본바탕이 불성임을 여실하게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衆生是道場知無我故 一切法是道場知諸法空故 降魔是道場不傾動故 三界是道場無所趣故 師子吼是道場無所畏故 力無畏不共法是道場無諸過故 三明是道場無餘礙故 一念知一切法是道場成就一切智故

중생이 도량이니, 중생이 무아임을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일체법이 도량이니, 제법의 실성이 공함을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항마가 도량이니, 악마로 인하여 마음이 움직이고 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삼계가 도량이니, 마음이 업에 얽매이지 않아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자후가 도량이니 두려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10력, 4무소외, 18불공법이 도량이니, 모든 잘못이 없기 때문입니다. 삼명이 도량이니, 천안통ㆍ숙명통ㆍ누진통으로 3세의 이치에 통달해 그 어디에도 걸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생각으로 일체법을 아는 것이 도량이니, 일체지를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如是善男子 菩薩若應諸波羅蜜敎化衆生 諸有所作擧足下足 當知皆從道場來住於佛法矣 說是法時五百天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故我不任詣彼問疾

이와 같이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온갖 바라밀에 따라서 중생을 교화하고 모든 일을 하면 일거수일투족, 그 모든 말과 행동이 모두가 도량으로부터 나와서 불법에 머물게 되는 것으로 알아야만 합니다.’ 이같이 설할 때 5백 명의 천인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持世菩薩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지세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서 문병을 하도록 하라.”

 

持世白佛言 世尊 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住於靜室 時 魔波旬從萬二千天女 狀如帝釋鼓樂絃歌來詣我所 與其眷屬稽首我足 合掌恭敬於一面立 我意謂是帝釋 而語之言 善來憍尸迦 雖福應有不當自恣 當觀五欲無常以求善本 於身命財而修堅法 卽語我言 正士 受是萬二千天女可備掃灑 我言 憍尸迦 無以此非法之物要我沙門釋子此非我宜

지세보살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저는 조용한 방에 있었는데, 그 때 마왕 파순이 1만 2천의 천녀를 거느리고 마치 제석천과 같이 꾸며서 북을 치며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제가 있는 곳으로 와서는, 제 발에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두 손을 합장하고 나서 한쪽에 늘어섰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이들을 제석천이라고 생각하고 말했습니다. ‘잘 오시었소, 교시가여. 그대에게 비록 복덕이 마땅히 갖추어져 있다 해도 스스로 방자해서는 안 됩니다. 마땅히 5욕은 무상하다고 관하고, 이로써 공덕의 근본을 구하며, 신체와 목숨과 재물 이 세 가지를 견고하게 간직할 수 있는 수행을 닦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제 말에 그가 곧 말하였습니다. ‘보살이여, 이 1만 2천의 천녀를 받아 주셔서 씻고 닦는 일을 시켜 주십시오.’ 저는 교시가에게 말했습니다. ‘교시가여, 이는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이라 제게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제자인 사문으로 이는 저에게 바람직한 것도 아닙니다.’

 

所言未訖時維摩詰來謂我言 非帝釋也 是爲魔來嬈固汝耳 卽語魔言 是諸女等可以與我 如我應受 魔卽驚懼念 維摩詰將無惱我 欲隱形去而不能隱 盡其神力亦不得去 卽聞空中聲曰 波旬 以女與之乃可得去 魔以畏故俛仰而與

제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그 때에 유마힐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이는 제석천이 아닙니다. 마군이 와서 당신을 희롱하고자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는 곧 마왕 파순을 향하여 말하였습니다. ‘이 천녀들을 나에게 주시오. 나와 같은 사람이나 받을 만하오.’ 마왕은 두려움으로 떨면서, ‘유마힐이 나를 괴롭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곧 모습을 감추어 달아나려 했지만, 도무지 숨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그의 신력을 다해 보았지만, 달아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곧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파순아, 천녀들을 그에게 주어야만 도망갈 수가 있느니라.’ 마왕은 두려운 나머지 용서를 빌며 천녀들을 주었습니다.

 

爾時維摩詰語諸女言 魔以汝等與我 今汝皆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卽隨所應而爲說法令發道意

그 때 유마힐은 천녀들에게 말했습니다. ‘마왕은 그대들을 나에게 주었으니, 이제는 그대들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야만 하오.’ 곧 그들 각자에게 마땅한 가르침을 설하여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復言 汝等已發道意 有法樂可以自娛 不應復樂五欲樂也 天女卽問 何謂法樂 答言 樂常信佛 樂欲聽法 樂供養衆 樂離五欲 樂觀五陰如怨賊 樂觀四大如毒蛇 樂觀內入如空聚 樂隨護道意 樂饒益衆生 樂敬養師 樂廣行施 樂堅持戒 樂忍辱柔和 樂勤集善根 樂禪定不亂 樂離垢明慧 樂廣菩提心 樂降伏衆魔 樂斷諸煩惱 樂淨佛國土 樂成就相好故修諸功德 樂嚴道場 樂聞深法不畏 樂三脫門不樂非時 樂近同學 樂於非同學中心無恚礙 樂將護惡知識 樂親近善知識 樂心喜淸淨 樂修無量道品之法 是爲菩薩法樂

또 말하였습니다. ‘그대들은 이미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으므로 각자가 즐길 만한 법락이 있을 것이니, 다시는 천상의 5욕락으로 돌아가서는 안 되리라.’ 천녀들은 물었습니다. ‘무엇을 가리켜 법락이라고 합니까?’ 유마힐이 답하였습니다. ‘항상 부처님에 대한 믿음을 즐기고, 그 가르침을 듣고자 원함을 즐기며, 스님들을 공양함을 즐기고, 5욕을 떠남을 즐기며, 5온을 관하기를 원수나 도둑과 같다고 즐기고, 4대를 관하기를 독사와 같다고 즐기며, 마음을 관하기를 사람이 살지 않는 텅 빈 마을과 같다고 즐기고,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지키겠다고 즐기며, 중생들에게 이익을 베풀기를 즐기고, 스승을 존경하며 공양하는 것을 즐기며, 널리 보시를 행하기를 즐기고, 굳게 계를 지키기를 즐기며, 인욕하고 부드럽게 조화하기를 즐기고, 부지런히 선근을 쌓고, 모으기를 즐기며, 선정에 들어 흐트러지지 않기를 즐기고, 번뇌를 떠나 지혜를 밝게 하기를 즐기며,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넓히는 것을 즐기고, 수많은 마군을 항복시키기를 즐기며, 온갖 번뇌를 끊기를 즐기고, 불국토를 깨끗하게 하기를 즐기며, 상호를 성취하기 위하여 많은 공덕을 닦기를 즐기고, 도량을 장엄하기를 즐기며, 대승의 심원한 가르침을 듣고 두려워하지 않기를 즐기고, 공과 무상과 무원의 3해탈문을 즐기며, 때가 아닌 것을 즐기지 않으며, 동학을 가까이 사귀는 것을 즐기며, 동학이 아닌 사람들 속에 있어도 분노와 미움을 갖지 않음을 즐기며, 악지식도 거느려서 지킴을 즐기며, 선지식을 가까이 사귀는 것을 즐기며, 마음으로 깨끗함을 기뻐함을 즐기며, 깨달음을 위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행을 닦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이 진리를 익히는 즐거움인 법락이라고 하는 것이다.’

 

於是波旬告諸女言 我欲與汝俱還天宮 諸女言 以我等與此居士 有法樂我等甚樂 不復樂五欲樂也 魔言 居士可捨此女 一切所有施於彼者 是爲菩薩 維摩詰言 我已捨矣 汝便將去 令一切衆生得法願具足

그 때 마왕이 천녀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대들과 함께 하늘의 궁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천녀들은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우리들을 거사님에게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법락을 알고서 대단히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는 5욕락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악마가 말했습니다. ‘거사님, 이 여인들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모든 소유를 남에게 보시하는 자가 보살인 것입니다.’ 유마힐은 말했습니다. ‘나는 이미 버렸느니라. 그대가 곧 데리고 가거라. 그대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처럼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하는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여라.’

 

於是諸女問維摩詰 我等云何止於魔宮 維摩詰言 諸姊有法門名無盡燈 汝等當學 無盡燈者 譬如一燈燃百千燈 冥者皆明 明終不盡 如是諸姊 夫一菩薩開導百千衆生 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於其道意亦不滅盡 隨所說法而自增益一切善法 是名無盡燈也 汝等雖住魔宮 以是無盡燈 令無數天子天女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爲報佛恩 亦大饒益一切衆生

그 때에 천녀들이 유마힐에게 물었습니다. ‘저희들이 어떻게 마왕의 궁전에 머물 수가 있단 말입니까?’ 유마힐이 말했습니다. ‘자매들이여,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고 하는 법문이 있으니, 그대들은 이 법문을 배워야만 하오.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한 등불로 백천의 등불에 불을 밝혀 어둠이 모두 밝아지고 그 밝음이 끝내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오. 자매들이여, 이같이 한 사람의 보살이 백천의 중생의 마음을 열고 이끌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도록 하고, 그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모든 선법이 자꾸만 늘어나게 하는 것을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고 하는 것이오. 그대들이 비록 마왕의 궁전에 있다 하더라도 이 꺼지지 않는 등불로써 무수한 천자의 천녀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한다면, 이야말로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또 모든 중생들에게 큰 이익을 베풀어 주는 것이 될 것이오.’

 

爾時天女 頭面禮維摩詰足 隨魔還宮忽然不現 世尊 維摩詰有如是自在神力智慧辯才 故我不任詣彼問疾

그 때 천녀들은 유마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다음 마왕을 따라 마궁으로 돌아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은 이같은 자유자재한 신통력과 지혜와 변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佛告長者子善德 汝行詣維摩詰問疾

부처님께서는 장자의 아들 선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善德白佛言 世尊我不堪任詣彼問疾 所以者何 憶念我昔自於父舍設大施會 供養一切沙門婆羅門及諸外道貧窮下賤孤獨乞人 期滿七日 時維摩詰來入會中 謂我言 長者子 夫大施會不當如汝所設 當爲法施之會 何用是財施會爲 我言 居士 何謂法施之會 答曰 法施會者 無前無後一時供養一切衆生 是名法施之會 曰何謂也 謂以菩提起於慈心 以救衆生 起大悲心 以持正法起於喜心 以攝智慧行於捨心 以攝慳貪起檀波羅蜜 以化犯戒起尸羅波羅蜜 以無我法起羼提波羅蜜 以離身心相起毘梨耶波羅蜜 以菩提相起禪波羅蜜 以一切智起般若波羅蜜

선덕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저는 아버지의 집에서 성대한 보시 모임을 열고, 모든 사문과 바라문, 그리고 수많은 외도와 가난한 사람, 비천한 사람, 의지할 데 없는 사람, 거지들에게 공양하였습니다. 마지막 7일째 되는 날, 그 때 마침, 유마힐이 찾아와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장자의 아들이여, 성대한 보시의 모임이라는 것은 그대가 하고 있는 것처럼 열어서는 안 되는 것이오. 마땅히 법을 설해 주는 모임을 해야지, 어찌하여 이같이 재물을 베푸는 모임을 열고 있는 것이오?’ 저는 말했습니다. ‘거사님, 어떻게 하는 것을 법을 설해 주는 모임이라 합니까?’ ‘법을 설해 주는 모임이라는 것은, 앞뒤의 차이가 없이 일시에 일체 중생을 공양하는 것이니, 이것이 법을 설해 주는 모임이라는 것이오. 무슨 말인가 하면, 중생에게 깨달음으로써 대자심을 일으키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대비심을 일으키며, 정법을 지니려는 대희심을 일으키고, 지혜를 간직하려는 대사심을 행하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오. 그것은 인색함과 욕심을 거두어들임으로써 보시바라밀을 일으키며, 무아의 진리를 알게 함으로써 인욕바라밀을 일으키고, 몸과 마음의 겉모양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정진바라밀을 일으키며, 보리의 경계로써 선정바라밀을 일으키고, 모든 것을 빠짐없이 아는 지혜로써 반야바라밀을 일으키는 것이오.

 

敎化衆生而起於空 不捨有爲法而起無相 示現受生而起無作 護持正法起方便力 以度衆生起四攝法 以敬事一切起除慢法 於身命財起三堅法 於六念中 起思念法 於六和敬起質直心 正行善法起於淨命 心淨歡喜起近賢聖 不憎惡人起調伏心 以出家法起於深心 以如說行起於多聞 以無諍法起空閑處 趣向佛慧起於宴坐 解衆生縛起修行地

또 중생을 교화하면서 공하다는 생각을 일으키고, 유위법을 버리지 않고서도 무상의 실상을 바르게 알며, 이승에 생을 받는 모습을 나타내더라도 무작이라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오. 정법을 잘 지키고 간직하면서 방편의 힘을 발휘하고, 중생을 제도하면서 4섭법을 행하며,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봉사하기 위하여 교만한 마음을 없애고, 몸과 생명과 재산에 있어서 법신과 혜명과 법재의 3견법을 얻도록 노력하며, 6념하면서 올바른 사념을 잊지 않고, 6화경을 행하면서 순박하고 올곧은 마음을 가지며, 착한 일을 바르게 행하기를 노력하여 청정한 생활을 하고, 마음을 깨끗이 하고 기쁜 마음으로 성인과 어진 이를 가까이하며, 악인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다스리도록 하고, 출가하는 마음으로 깊은 마음을 늘 간직하며,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기 위하여 보다 많이 듣고자 하고, 다툼이 없는 회합을 위하여 고요하고 한적한 수도장을 마련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좌선을 행하고, 중생을 번뇌의 속박에서 해방시키기 위하여 수행의 단계대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以具相好及淨佛土起福德業 知一切衆生心念如應說法起於智業 知一切法不取不捨 入一相門起於慧業 斷一切煩惱一切障礙一切不善法起一切善業以得一切智慧一切善法 起於一切助佛道法 如是善男子 是爲法施之會 若菩薩住是法施會者 爲大施主 亦爲一切世間福田

상호를 다 갖추고 불국토를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복덕을 짓는 업을 행하고, 일체 중생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각자에게 마땅한 가르침을 설하여 지혜의 업을 일으키며, 일체법을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서 일상문에 들어가기 위해 지혜의 업을 일으키고, 일체의 번뇌, 일체의 장애, 일체의 불선도 모두 끊어 버리고, 일체의 바른 일을 모두 행하며, 일체의 지혜와 일체의 공덕을 얻음으로써 불도에 도움이 되는 일체의 보조적인 수행법을 빠짐없이 행하는 것이니, 이 같은 것을 법을 설해 주는 모임이라고 하오. 만약 보살이 이 같은 법을 설해 주는 모임에 머무른다면 그는 대시주가 되고, 일체 세간의 복전이 될 것이오.’

 

世尊 維摩詰說是法時 婆羅門衆中二百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我時心得淸淨歎未曾有 稽首禮維摩詰足 卽解瓔珞價直百千 以上之 不肯取 我言居士 願必納受隨意所與 維摩詰乃受瓔珞分作二分 持一分施此會中一最下乞人 持一分奉彼難勝如來 一切衆會皆見光明國土難勝如來 又見珠瓔在彼佛上變成四柱寶臺四面嚴飾不相障蔽 時維摩詰 現神變已作是言 若施主等心施一最下乞人 猶如如來福田之相無所分別 等于大悲不求果報 是則名曰具足法施 城中一最下乞人 見是神力聞其所說 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故我不任詣彼問疾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러한 가르침을 설했을 때, 바라문들 중의 2백 명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 때 저는 마음이 깨끗해지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 감탄하고 그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다음 곧 몸에 두르고 있던 몇 십만이나 되는 값비싼 영락을 풀어서 바쳤으나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거사님, 원하오니 아무쪼록 받으시어 당신의 뜻대로 주고 싶은 이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유마힐은 곧 영락을 받아 들고 반으로 나눈 뒤 그 모임에 온 사람 중에 가장 비천한 거지에게 절반을 주고, 나머지 반은 저 광명국토의 난승여래에게 바쳤습니다. 그 모임의 모든 대중은 난승여래를 우러러보았으며, 또 그 부처님께 바친 영락이 부처님 주위에서 네 개의 보배로운 대좌와 기둥이 되어 4면을 거룩하게 장식했는데도 서로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유마힐은 신통한 변화를 나타내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만약 보시를 하는 사람이 평등한 마음으로 가장 비천한 거지에게 보시하면서 여래복전에 대하듯이 분별함이 없이 평등하게 대비심을 드리우고 과보를 바라지 않고서 보시한다면, 이를 빠짐없이 법을 설해 준다고 부르오.’ 비야리성에서 가장 비천한 거지도 이 신력을 보고, 그 설법을 듣고 다른 사람들과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如是諸菩薩各各向佛說其本緣 稱述維摩詰所言 皆曰不任詣彼問疾

이와 같이 모든 보살들도 저마다 부처님께 그들의 지난 경험을 이야기하며 유마힐이 말한 것을 칭찬하면서 모두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1. 維摩詰所說經 文殊師利問疾品

 

爾時佛告文殊師利 汝行詣維摩詰問疾 文殊師利白佛言 世尊 彼上人者難爲詶對 深達實相善說法要 辯才無滯智慧無礙 一切菩薩法式悉知 諸佛袐藏無不得入降伏衆魔遊戱神通 其慧方便皆已得度 雖然當承佛聖旨詣彼問疾 於是衆中諸菩薩大弟子釋梵四天王等咸作是念 今二大士文殊師利維摩詰共談 必說妙法

그 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 문병을 하도록 하라.”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 웃어른을 저는 상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는 실상에 깊이 통달하고, 진리의 요지를 훌륭하게 설하며, 변재에 걸림이 없고, 지혜는 막힘이 없습니다. 모든 보살에게 필요한 작법을 모두 알고 있으며, 모든 부처님의 비밀스러운 공덕을 모두 다 간직하고 있으며, 온갖 마군을 항복시키고 신통력을 마음대로 부리며, 그 지혜와 방편을 모두 원만히 이루었습니다. 그렇지만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그를 찾아가 문병하겠습니다. 이에 모인 많은 보살과 대제자들ㆍ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 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제 두 보살이신 문수사리와 유마힐이 함께 이야기하면 반드시 묘법을 설할 것이다.’

 

卽時八千菩薩五百聲聞 百千天人皆欲隨從於是文殊師利與諸菩薩大弟子衆及諸天人恭敬圍繞入毘耶離大城爾時長者維摩詰心念 今文殊師利與大衆俱來 卽以神力空其室內 除去所有及諸侍者 唯置一床以疾而臥 文殊師利旣入其舍 見其室空無諸所有獨寢一床 時維摩詰言 善來文殊師利 不來相而來 不見相而見

이 때에 8천의 보살들과 5백의 성문들, 백천의 천인들 모두가 뒤따라가고자 원하였다. 그래서 문수사리는 수많은 보살과 대제자와 천인들이 공경하게 둘러싼 가운데 비야리 대성으로 들어갔다. 그 때 장자 유마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지금 문수사리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고 있으니, 신력으로 방을 깨끗이 비워야겠다.’ 그리고는 방안에 있는 것을 치우고 시자들까지도 내보내고, 텅 빈 방안에는 오직 하나의 침상만을 놓아두고, 앓는 몸을 눕혔다. 문수사리가 그 집에 들어가자 방안은 텅 비어 아무것도 없고, 뎅그라니 침상 하나만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때 유마힐은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문수사리여. 온다고 하는 상이 없이 왔고, 본다고 하는 상이 없이 보았습니다.”

 

文殊師利言 如是居士 若來已更不來 若去已更不去 所以者何 來者無所從來去者無所至所可見者更不可見 且置是事 居士 是疾寧可忍不 療治有損不至增乎 世尊慇懃致問無量 居士 是疾何所因起 其生久如 當云何滅

문수사리는 말했다. “그렇습니다, 거사님. 만약 와 버렸다면 다시는 오지 않고, 만약 가 버렸다면 다시는 가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온다고 하지만 어디로부터 온 곳이 없고, 간다고 해도 어디로든 가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보이는 것은 또다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 이런 이야기는 그만두겠습니다. 거사님, 이 병은 어찌 견딜 만하십니까? 치료가 되어 병이 덜함이 있습니까, 더하지는 않았습니까? 세존께서는 매우 걱정하시며 문병하라 저를 보내셨습니다. 거사님, 이 병은 무엇 때문에 생겼으며, 또 얼마나 오래되었고,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겠습니까?”

 

維摩詰言 從癡有愛則我病生 以一切衆生病是故我病 若一切衆生病滅則我病滅 所以者何 菩薩爲衆生故入生死 有生死則有病 若衆生得離病者 則菩薩無復病 譬如長者唯有一子其子得病父母亦病 若子病愈父母亦愈 菩薩如是 於諸衆生愛之若子 衆生病則菩薩病 衆生病愈菩薩亦愈

유마힐이 말했습니다. “어리석음과 탐심으로부터 나의 병은 생겼습니다. 일체 중생이 병들어 있으므로 나도 병들었습니다. 만약 일체 중생의 병이 사라진다면 그 때 나의 병도 사라질 것입니다. 왜냐 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해 생사에 들어섰으니, 생사가 있는 곳에 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생이 병에서 떠난다면 보살도 병이 없을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장자에게 외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이 병에 걸리면 그 부모도 병을 앓고, 만약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도 낫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사랑하기를 내 자식 대하듯 합니다. 중생이 병을 앓으면, 보살도 병을 앓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의 병도 낫습니다.”

 

又言 是疾何所因起 菩薩病者以大悲起 空

또 말했습니다. “이 병이 무엇으로 인하여 생겨났느냐면, 보살이 병든 것은 드넓은 자비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文殊師利言 居士 此室何以空無侍者 維摩詰言 諸佛國土亦復皆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거사님, 이 방은 어째서 텅 비어 있으며, 시자도 없습니까?”

유마힐이 말했다. “모든 부처님의 불국토도 모두 공합니다.”

 

又問 以何爲空 答曰 以空空

또 물었다. “무엇을 공하다고 하는 것입니까?”

답하였다. “공하기 때문에 공하다는 것입니다.”

 

又問 空何用空 答曰 以無分別空故空

“무엇을 가지고 공하다고 합니까?”

“공을 분별할 수 없기 때문에 공한 것입니다.”

 

又問 空可分別耶 答曰 分別亦空

“그렇다면 공을 분별할 수가 있습니까?”

“분별하는 것도 공합니다.”

 

又問 空當於何求 答曰 當於六十二見中求

“그렇다면 공은 어디서 구해야만 합니까?”

“그릇된 62견에서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又問 六十二見當於何求 答曰 當於諸佛解脫中求

“62견은 어디서 구해야 합니까?”

“모든 부처님들께서 해탈하신 곳에서 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又問 諸佛解脫當於何求 答曰 當於一切衆生心行中求 又仁所問何無侍者 一切衆魔及諸外道皆吾侍也 所以者何 衆魔者樂生死 菩薩於生死而不捨 外道者樂諸見 菩薩於諸見而不動

“부처님들의 해탈은 어디서 구해야만 합니까?”

“일체 중생의 마음가짐에서 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또 그대는 왜 시자가 없느냐고 물었지만, 모든 마군과 온갖 외도들이 모두가 나의 시자입니다. 왜냐 하면, 온갖 마군들은 생사를 좋아하지만, 보살은 생사를 버리지 않고, 외도는 여러 가지 그릇된 견해를 좋아하지만, 보살은 이 그릇된 견해에 동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文殊師利言 居士所疾 爲何等相 維摩詰言 我病無形不可見

문수사리가 말했다. “거사님의 병세는 어떤 상이 있습니까?”

유마힐이 말했다. “나의 병은 병상이 없으므로 볼 수가 없습니다.”

 

又問 此病身合耶心合耶 答曰 非身合身相離故 亦非心合心如幻故

“이 병은 몸과 관계된 병입니까, 아니면 마음과 관계된 병입니까?”

“몸과는 관계된 병이 아니니, 몸과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과 관계된 병도 아니니, 마음은 허깨비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又問 地大水大火大風大 於此四大何大之病 答曰 是病非地大亦不離地大 水火風大亦復如是 而衆生病從四大起 以其有病是故我病

“지ㆍ수ㆍ화ㆍ풍 4대에서 어느 것이 병든 것입니까?”

“이 병은 지대의 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대를 떠나서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수대ㆍ화대ㆍ풍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중생의 병은 4대로부터 생기며, 중생에게 이러한 병이 있기 때문에 그러므로 나도 병든 것입니다.”

 

爾時文殊師利問維摩詰言 菩薩應云何慰喩有疾菩薩 維摩詰言 說身無常不說厭離於身 說身有苦不說樂於涅槃 說身無我而說敎導衆生 說身空寂不說畢竟寂滅 說悔先罪而不說入 於過去 以己之疾愍於彼疾 當識宿世無數劫苦 當念饒益一切衆生憶所修福 念於淨命 勿生憂惱常起精進 當作醫王療治衆病 菩薩應如是慰喩有疾菩薩令其歡喜

그 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은 병든 보살을 어떻게 위로해야만 합니까?”

유마힐이 말했다. “몸은 무상하다고 설하여도 그 몸을 싫어하고 버리도록 설하지 않고, 몸에는 괴로움이 있다고 설하여도 열반만 좋아하도록 설하지 않으며, 이 몸은 무아라고 설하여 중생을 가르치고 이끌 것을 설하고, 이 몸은 공하다 설하여도 언제까지나 영원토록 공하다고 설하지는 않습니다. 전에 범한 죄를 뉘우치도록 설하여도 먼 과거에 몰입하라고는 설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병을 헤아려 남의 병을 마음 아파하고, 과거 무수겁에 걸친 괴로움을 알고서 모든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고자 마음먹습니다. 자신의 병을 헤아려 지난날 닦은 공덕을 생각하며, 바른 생활을 염원합니다. 근심과 괴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해서 항상 정진하는 마음을 내며, 훌륭한 의왕이 되어서 온갖 중생의 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발원합니다. 보살은 이같이 병든 보살을 위로하고 기쁨에 넘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文殊師利言 居士 有疾菩薩云何調伏其心

문수사리가 말했다. “거사님, 병든 보살은 어떻게 해서 그 마음을 다스리고 항복 받아야 합니까?”

 

維摩詰言 有疾菩薩應作是念 今我此病皆從前世妄想顚倒諸煩惱生 無有實法誰受病者 所以者何 四大合故假名爲身 四大無主身亦無我 又此病起皆由著我 是故於我不應生著 旣知病本卽除我想及衆生想 當起法想

유마힐이 말했다. “병든 보살은 반드시 이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나의 이 병은 모두가 전생의 망상ㆍ전도ㆍ여러 가지 번뇌로부터 생긴 것이지 나의 몸에는 병을 앓을 만한 실체로서의 존재는 없다는데, 어떻게 병이 걸렸단 말인가? 왜냐 하면, 이 몸은 4대가 결합한 것이므로 몸이라고 임시로 이름하였을 뿐이지, 이 4대에 주인은 없고, 또한 몸에는 나라고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 병이 생기는 것은 나라고 하는 것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라는 것에 대한 잘못된 집착을 일으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미 이같이 병의 근본을 알았으니, 곧 나라고 하는 잘못된 생각도, 중생이라는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도 없애 버리고, 물질이라는 생각을 일으켜야겠구나.’

 

應作是念 但以衆法合成此身 起唯法起滅唯法滅 又此法者各不相知 起時不言我起 滅時不言我滅 彼有疾菩薩爲滅法想 當作是念 此法想者亦是顚倒 顚倒者是卽大患 我應離之

또 이렇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몸은 수많은 물질적인 것이 합쳐져 이루어져 있다. 생겨날 때에는 다만 물질적인 것만이 생기고, 멸할 때에도 물질적인 것만이 멸한다. 또 이 물질적인 것에는 마음이 없으므로 서로 아는 일도 없으며, 생할 때에도 내가 생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고, 멸할 때에도 내가 멸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 병든 보살이 물질적인 것에 대한 생각을 떠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물질적인 것에 대한 생각도 그릇된 집착이다. 이 그릇된 집착이야말로 마음의 커다란 병이니, 나는 반드시 이것으로부터 떠나야 한다.

 

云何爲離 離我我所 云何離我我所 謂離二法

어떠한 것을 떠난다 하는가? 그것은 나라고 하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으로부터 떠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나라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으로부터 떠날 수 있는가? 그것은 두 개의 상대적인 법으로부터 떠나는 것이다.

 

云何離二法 謂不念內外諸法行於平等

어떻게 하는 것이 두 개의 법으로부터 떠나는 것인가? 그것은 주관ㆍ객관의 온갖 존재를 떠나 마음에 두는 반드시 평등한 마음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

 

云何平等 爲我等涅槃等 所以者何 我及涅槃此二皆空

무엇이 평등인가? 나와 평등하고 열반과 평등한 것을 이르는 것이니 어째서인가? 나와 열반 이 둘이 다 공한 때문이다.

以何爲空 但以名字故空 如此二法無決定性 得是平等無有餘病 唯有空病空病亦空 是有疾菩薩以無所受而受諸受 未具佛法亦不滅受而取證也 設身有苦念惡趣衆生起大悲心 我旣調伏亦當調伏一切衆生 但除其病而不除法 爲斷病本而敎導之 何謂病本 謂有攀緣 從有攀緣則爲病本 何所攀緣謂之三界 무엇을 공하다 하는가? 다만 이름이 공일뿐이며 그와 같은 두 법이 결정코 성품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평등을 얻으면 다른 병이 없고 오직 공의 병만 있을 것이며, 공의 병도 또한 공한 것이기에 이 병든 보살은 받을 바 없는 것으로 모든 느낌을 받으며 아직 불법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또한 받은 것을 멸함 없이 증득하는 것이다. 설사 몸이 고통스럽더라도 악도의 중생을 생각하여 대비심을 일으키고 이미 스스로 조복하였다면 마땅히 일체중생도 조복시켜 오로지 그 병만을 없애고 법은 없애지 아니 하면서 병의 근본을 끊어내도록 가르쳐 인도해야 할 것이다. 무엇을 병의 근본이라 하는가? 반연을 말하는 것이니 그 반연을 좇는 것이 병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어디에 반연하는가? 소위 삼계이다.

 

云何斷攀緣以無所得 若無所得則無攀緣 何謂無所得 謂離二見 何謂二見 謂內見外見是無所得 어떻게 반연을 끊을 것인가? 무소득으로 끊는 것이니 만약 얻을 바가 없다면 곧 반연도 없을 것이다. 무엇을 무소득이라 하는가? 두 견해를 떨쳐버리는 것이며 두 견해란 무엇인가? 내견과 외견을 말하는 것이니 그 두 견해를 놓아버리면 그것이 바로 무소득이다.‘

文殊師利 是爲有疾菩薩調伏其心 爲斷老病死苦是菩薩菩提 若不如是己所修治爲無慧利 譬如勝怨乃可爲勇 如是兼除老病死者菩薩之謂也 彼有疾菩薩應復作是念 如我此病非眞非有 衆生病亦非眞非有 作是觀時 於諸衆生若起愛見大悲 卽應捨離 所以者何 菩薩斷除客塵煩惱而起大悲 愛見悲者則於生死有疲厭心 若能離此無有疲厭 在在所生不爲愛見之所覆也 所生無縛能爲衆生說法解縛 如佛所說 若自有縛能解彼縛無有是處 若自無縛 能解彼縛斯有是處 是故菩薩不應起縛문수사리여! 이것이 병든 보살의 그 마음을 조복하는 것이며 늙고 병들어 죽는 고통을 끊는 것이 곧 보살의 보리인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전에 닦은 바가 지혜롭지 못했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비유컨데 원수를 이겨야 용감한 것이 되는 것처럼 이와 같이 노, 병, 사를 겸하여 없애는 것을 보살이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저 병든 보살은 응당 또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의 이 병이 참다운 것도 아니고 있지도 않은 것처럼 중생의 병도 또한 참다운 것도 아니고 있지도 않다.’ 이렇게 볼 때에 모든 중생에 대한 애견의 대비가 일어난다면 응당 다 떨쳐버려야 할 것이니 어째서인가? 보살은 객진번뇌가 끊어지고 없는 대비를 일으켜야 할 터인데 애견의 대비란 생사를 싫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니 만약 능히 그 대비를 놓아버린다면 싫어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생기는 곳마다 애견의 범주를 벗어나게 되며, 생기는 바에 얽매임이 없어야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여 속박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니 부처님 말씀처럼 만약 스스로 얽매임을 지닌 채 타인의 속박을 풀어준다는 것은 옳지 않거니와 만약 스스로 속박됨이 없이 타인의 속박을 풀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옳을 것이기에 이런 까닭으로 보살은 마땅히 속박을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

何謂縛何謂解 貪著禪味是菩薩縛 以方便生是菩薩解 又無方便慧縛 有方便慧解 無慧方便縛 有慧方便解 무엇을 속박이라 하며 무엇을 해탈이라 하는가 하면 선맛에 탐착하는 것이 곧 보살의 속박이고 방편으로 생겨나는 것은 곧 보살의 해탈이며, 또 방편이 없는 지혜가 속박이고 방편이 있는 지혜는 해탈이며, 지혜 없는 방편이 속박이고 지혜 있는 방편은 해탈입니다.

 

何謂無方便慧縛 謂菩薩以愛見心 莊嚴佛土成就衆生 於空無相無作法中而自調伏 是名無方便慧縛 何謂有方便慧解 謂不以愛見心莊嚴佛土成就衆生 於空無相無作法中 以自調伏而不疲厭 是名有方便慧解 何謂無慧方便縛 謂菩薩住貪欲瞋恚邪見等諸煩惱 而植衆德本 是名無慧方便縛 何謂有慧方便解 謂離諸貪欲瞋恚邪見等諸煩惱 而植衆德本 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 是名有慧方便解

무엇을 방편 없는 지혜의 속박이라 하는가 하면 소위 보살이 애견심을 가지고 불토를 장엄하고 중생을 성취하고자 공, 무상, 무작의 법 안에 스스로 조복하는 것을 방편 없는 지혜의 속박이라 하고, 또 무엇을 방편 있는 지혜의 해탈이라 하는가 하면 소위 애견심을 가지고 불토를 장엄하거나 중생을 성취하려 하지 않고 공, 무상, 무작의 법 안에 스스로 조복하기를 즐겨하는 것을 곧 방편 있는 지혜의 해탈이라 하며, 또 무엇을 지혜 없는 방편의 속박이라 하는가 하면 보살이 탐욕, 진에, 사견 등의 온갖 번뇌에 머물러 있으면서 모든 덕의 근본을 심으려는 것을 곧 지혜 없는 방편의 속박이라 하고 또 무엇을 지혜 있는 방편의 해탈이라 하는가 하면 탐욕, 진에, 사견 등의 모든 번뇌를 떨쳐버리고 모든 덕의 근본을 심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을 곧 지혜있는 방편의 해탈이라 하는 것입니다.

 

文殊師利 彼有疾菩薩應如是觀諸法 又復觀身無常苦空非我 是名爲慧 雖身有疾常在生死 饒益一切而不厭倦 是名方便 又復觀身身不離病病不離身 是病是身非新非故 是名爲慧 設身有疾而不永滅 是名方便

문수사리여, 저 병을 앓고 있는 보살은 반드시 제법에 대해 이같이 바르게 관해야 할 것입니다. 이 몸은 무상하며, 괴로움이며, 공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자아는 없다고 관하는 것, 이를 지혜라고 이름합니다. 이 몸은 병들었어도 항상 생사 속에 있으면서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며, 피곤해 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것, 이를 방편이라고 합니다. 또 자기 몸을 관하기를, 몸에서 병이 떠나지 않고 병이 몸을 떠나지 않아 이 병이나 이 몸이 새로 생긴 것도, 오래 묵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관하는 것, 이를 지혜라고 이름합니다. 설령 몸은 병들었어도 영원히 멸하지 않는 것, 이를 방편이라고 합니다.

 

文殊師利 有疾菩薩應如是調伏其心不住其中 亦復不住不調伏心 所以者何 若住不調伏心是愚人法 若住調伏心是聲聞法 是故菩薩不當住於調伏不調伏心

문수사리여, 병을 앓고 있는 보살은 마땅히 이같이 그 마음을 조복해야 합니다.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마음을 다스리지 않겠다는 마음에도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만약 조복되지 않는 마음에 그대로 머문다면 이는 어리석은 사람의 법이며, 만약 조복한다는 마음에 머문다면 이는 성문의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언제나 조복하는 마음에도, 조복하지 않는 마음에도 머물러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離此二法是菩薩行 在於生死不爲汚行 住於涅槃不永滅度 是菩薩行 非凡夫行非賢聖行 是菩薩行 非垢行非淨行 是菩薩行 雖過魔行 而現降衆魔 是菩薩行 求一切智無非時求 是菩薩行 雖觀諸法不生而不入正位 是菩薩行 雖觀十二緣起而入諸邪見 是菩薩行 雖攝一切衆生而不愛著 是菩薩行 雖樂遠離而不依身心盡 是菩薩行

그러므로 이 두 가지 법을 떠나는 것이 보살행이고, 생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더러운 행위를 하지 않고, 열반에 머물러 있어도 영원히 멸도해 버리지 않는 것, 이것이 보살행이며, 범부의 행도 아니고, 성자나 어진 사람의 행도 아닌 것이 보살행이고, 때묻은 행도 아니고, 청정한 행도 아닌 것이 보살행이며, 모든 마군을 초월한 행이지만, 아직도 여러 마군을 항복시키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보살행이고, 일체를 남김없이 아는 지혜를 구하지만, 때가 아닌 때에 얻고자 바라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또 비록 제법이 공하여 불생이라고 관하고는 있지만, 깨달음의 경계에 들고자 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고, 12연기를 관하고 있으면서도 온갖 사견을 가진 중생들 속에 들어가는 것이 보살행이며, 중생을 자비심으로 감싸 안고는 있어도 애착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고, 멀리 떠나 있기를 즐겨 하지만 몸과 마음의 업이 다한 경계를 의지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입니다.

 

雖行三界而不壞法性 是菩薩行 雖行於空而植衆德本 是菩薩行 雖行無相而度衆生 是菩薩行 雖行無作而現受身 是菩薩行 雖行無起而起一切善行 是菩薩行 雖行六波羅蜜而遍知衆生心心數法 是菩薩行 雖行六通而不盡漏 是菩薩行 雖行四無量心而不貪著生於梵世 是菩薩行 雖行禪定解脫三昧而不隨禪生 是菩薩行

삼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법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고, 공을 관하면서 수행하지만 온갖 공덕의 뿌리를 심는 것이 보살행이며, 무상의 도리를 알고 행하지만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것이 보살행이고, 무작의 도리를 알고 행하지만 생을 받아 세간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보살행이며, 무기의 도리를 알고 살지만, 온갖 선행을 하는 것이 보살행이고, 6바라밀에 정진하지만 중생의 마음과 그 마음의 작용을 두루 아는 것이 보살행이며, 6통을 행하면서도 번뇌를 끊어 버리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고, 4무량심을 행하지만, 범천의 세계에 태어나려고 탐착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며, 선정과 해탈과 삼매를 행하면서도 선의 즐거움만을 따라 살지 않는 것이 보살행입니다.

 

雖行四念處而不永離身受心法 是菩薩行 雖行四正勤而不捨身心精進 是菩薩行 雖行四如意足而得自在神通 是菩薩行 雖行五根而分別衆生諸根利鈍 是菩薩行 雖行五力而樂求佛十力 是菩薩行 雖行七覺分而分別佛之智慧 是菩薩行 雖行八聖道而樂行無量佛道 是菩薩行 雖行止觀助道之法而不畢竟墮於寂滅 是菩薩行 雖行諸法不生不滅而以相好莊嚴其身 是菩薩行 雖現聲聞辟支佛威儀而不捨佛法 是菩薩行 雖隨諸法究竟淨相而隨所應爲現其身 是菩薩行 雖觀諸佛國土永寂如空而現種種淸淨佛土 是菩薩行 雖得佛道轉于法輪入於涅槃而不捨於菩薩之道 是菩薩行

4념처를 행하면서 신체와 각과 마음과 존재를 영원히 떠나고자 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행이며, 4정근행하면서도 그 과보를 받지 않고 심신의 노력을 버리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4여의족을 얻고자 행하면서도 이미 자유자재한 신통을 얻고 있는 것이 보살행이고, 5근을 행하면서도 중생의 제근의 예리하고 둔함을 아는 것이 보살행이며, 5력을 발휘하면서도 부처님의 10력을 구하는 것이 보살행이고, 7각지에 정진하면서도 부처님의 지혜를 잘 분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8정도를 수행하면서도 헤아릴 수 없는 불도를 행하고자 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지관 37도법을 수행하면서도 결코 적멸에 머물고자 하지 않는 것이 보살행이고, 제법은 생하는 것도, 멸하는 것도 아님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뛰어난 상호로 스스로의 몸을 장엄하는 것이 보살행이며, 성문이나 벽지불에게 갖추어져 있는 위의를 나타내면서도 중생을 버리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것이 보살행이고, 제법이 궁극적으로는 공이라는 청정상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연에 따라서는 스스로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보살행이며, 또 제불의 국토는 영원히 적정하며 공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갖가지 청정한 불국토를 나타내는 것이 보살행이고, 불도를 얻고, 법륜을 굴리고, 열반의 경계에 들면서도 더욱 보살의 수행을 버리지 않는 것이 보살행입니다.”

說是語時文殊師利所將大衆 其中八千天子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같이 설했을 때, 문수사리가 데리고 온 많은 대중과 그 중에서 8천의 천자들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1. 維摩詰所說經 不思議品

 

爾時舍利弗 見此室中無有床座 作是念 斯諸菩薩大弟子衆當於何坐 長者維摩詰知其意 語舍利弗言 云何仁者 爲法來耶求床座耶 舍利弗言 我爲法來非爲床座

그 때 사리불은 이 방안에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렇게 많은 보살과 수많은 대제자들은 어디에 앉아야 할 것인가?’ 장자 유마힐은 그러한 마음을 알고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도대체 그대는 진리를 구하기 위하여 온 것입니까, 아니면 앉을 자리를 원하는 겁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저는 진리를 위해서 왔지, 앉을 자리 때문에 온 것은 아닙니다.”

 

維摩詰言 唯舍利弗 夫求法者不貪軀命 何況床座 夫求法者 非有色受想行識之求 非有界入之求 非有欲色無色之求

유마힐은 말하였다. “알았습니다, 사리불이여.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신명도 돌아보지 말아야 하는데, 하물며 앉을 자리에 집착해서야 되겠습니까? 또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을 구하지 않으며, 계나 입 따위를 구하지 말아야 하며, 욕계ㆍ색계ㆍ무색계도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唯舍利弗 夫求法者 不著佛求不著法求不著衆求 夫求法者 無見苦求無斷集求 無造盡證修道之求 所以者何 法無戱論 若言我當見苦斷集證滅修道 是則戱論非求法也

사리불이여,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부처에게 집착하여 구하지 말고, 부처의 가르침에 집착하여 구하지도 말며, 승단에 집착하여 구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진리를 구하는 사람은 괴로움을 알고자 함이 없이 구하고, 집착을 끊음 없이 구하며, 깨달음을 다함 없이 구하고, 깨달음에의 길을 닦고자 함이 없이 구해야 합니다. 왜냐 하면, 진리에는 무의미한 희론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는 당연히 괴로움을 알고, 집착을 끊고, 깨달음의 경계에 이르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닦는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의미한 희론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唯舍利弗 法名寂滅 若行生滅是求生滅非求法也 法名無染 若染於法乃至涅槃 是則染著非求法也 法無行處 若行於法是則行處非求法也 法無取捨 若取捨法是則取捨非求法也 法無處所 若著處所 是則著處非求法也 法名無相 若隨相識是則求相非求法也 法不可住 若住於法是則住法非求法也 法不可見聞覺知 若行見聞覺知 是則見聞覺知非求法也 法名無爲 若行有爲是求有爲非求法也 是故舍利弗 若求法者 於一切法應無所求

사리불이여, 진리는 적멸입니다. 만약 생멸을 행하는 이는 생멸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번뇌에 물듦이 없는 것입니다. 만일 진리 내지는 열반에 집착해 물들면 그것은 오염된 집착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대상이 없습니다. 만약 진리를 대상으로서 취급하면 이는 곧 대상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취사가 없습니다. 만약 진리를 얻거나 버린다고 하면 이는 곧 취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그를 거두어들이는 처소가 없습니다. 만약 그러한 처소에 집착하면 그것은 처소에 집착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형상이 없는 것입니다. 만약 형상으로서 이를 분별하고자 하면 그것은 형상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머물 만한 곳이 없습니다. 만약 진리에 머물고자 한다면 이는 진리에 머물고자 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보고, 듣고, 지각하며, 식별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보고, 듣고, 지각하며, 식별해 알고자 하면, 그것은 보고, 듣고, 지각하며, 식별해 아는 것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인연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만들고자 하면 이는 만들어지는 것을 구하는 것이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리불이여, 그러므로 만약 진리를 구하는 자는 마땅히 일체법에서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說是語時 五百天子於諸法中得法眼淨

이같이 말했을 때 5백 명 천자들 모두는 모든 사물에 있어서 진리를 바르게 볼 수 있는 법안이 청정해짐을 얻었다.

 

爾時長者維摩詰問文殊師利 仁者 遊於無量千萬億阿僧祇國 何等佛土有好上妙功德成就師子之座 文殊師利言 居士 東方度三十六恒河沙國有世界 名須彌相 其佛號須彌燈王 今現在 彼佛身長八萬四千由旬 其師子座高八萬四千由旬嚴飾第一

그 때 장자 유마힐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무량천만억 아승기나 되는 부처님의 나라를 돌아보았는데, 어느 부처님의 나라에 말할 수 없이 훌륭한 공덕이 이루어진 사자좌가 있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거사님, 동쪽으로 36항하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나라들을 지나서 수미상이라는 세계가 있습니다. 그 나라 부처님은 수미등왕이라 이름하고, 지금 현재 그 부처님의 신장은 8만 4천 유순이며, 그 사자좌의 높이도 8만 4천 유순으로 장엄된 아름다움이 제일입니다.”

 

於是長者維摩詰 現神通力 卽時彼佛遣三萬二千師子座高廣嚴淨 來入維摩詰室 諸菩薩大弟子釋梵四天王等昔所未見 其室廣博悉皆包容三萬二千師子座 無所妨礙 於毘耶離城及閻浮提四天下 亦不迫迮 悉見如故

그 때 장자 유마힐이 신통력을 발휘하자마자 그 나라의 부처님께서 3만 2천의 사자좌를 유마힐의 방에 들여보내셨는데, 그 사자좌들은 한결같이 높고 넓고 장엄하고 깨끗하였다. 여러 보살과 대제자들과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 등이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 방은 넓고도 커서 이 3만 2천의 사자좌를 다 받아들이고도 거리끼거나 궁색함이 없었다. 그리고 비야리성과 염부제 사천하도 좁아지거나 답답해짐 없이 어디를 보아도 전과 같았다.

 

爾時維摩詰語文殊師利 就師子座 與諸菩薩上人俱坐 當自立身如彼座像

그 때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말했다. “문수사리여, 보살과 대제자들과 함께 사자좌에 올라앉으십시오. 저 사자좌에 앉으신 부처님 크기만큼 그대의 몸을 갖추어야 합니다.”

 

其得神通菩薩卽自變形 爲四萬二千由旬坐師子座 諸新發意菩薩及大弟子皆不能昇 爾時維摩詰語舍利弗 就師子座

신통력을 얻은 보살은 곧 스스로의 몸을 바꿔서 4만 2천 유순으로 변하게 해서 사자좌에 앉았으나, 새로 발심한 보살이나 대제자들은 아무도 올라갈 수 없었다. 그 때 유마힐은 사리불에게 권하였다. “사자좌에 오르시오.”

 

舍利弗言 居士 此座高廣吾不能昇 維摩詰言 唯舍利弗 爲須彌燈王如來作禮乃可得坐

사리불이 말하였다. “거사여, 이 자리는 높고 넓어 제가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유마힐이 말하였다. “알았습니다, 사리불이여. 수미등왕여래에게 예배하면 앉을 수 있을 것입니다.”

 

於是新發意菩薩及大弟子 卽爲須彌燈王如來作禮 便得坐師子座 舍利弗言 居士未曾有也 如是小室乃容受此高廣之座 於毘耶離城無所妨礙 又於閻浮提聚落城邑及四天下諸天龍王鬼神宮殿 亦不迫迮

그리하여 새로 발심한 보살과 대제자들이 수미등왕여래에게 예배하자 곧 사자좌에 앉을 수 있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거사님, 전에 없던 희귀한 일입니다. 이렇게 작은 방에 이같이 높고 넓은 사자좌를 수용하여도 비야리성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고, 또 염부제의 마을과 성읍과 그리고 사천하의 제천ㆍ용ㆍ귀신의 궁전이 좁아지거나 답답해지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維摩詰言 唯舍利弗 諸佛菩薩有解脫名不可思議 若菩薩住是解脫者 以須彌之高廣內芥子中無所增減 須彌山王本相如故 而四天王忉利諸天 不覺不知己之所入 唯應度者乃見須彌入芥子中 是名住不思議解脫法門 又以四大海水入一毛孔 不嬈魚鱉黿鼉水性之屬 而彼大海本相如故 諸龍鬼神阿修羅等不覺不知己之所入 於此衆生亦無所嬈

유마힐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사리불이여. 제불보살에게는 불가사의라는 이름의 해탈이 있습니다. 만약 보살이 이 해탈에 머무르면, 높고도 넓은 수미산을 겨자씨 안에 넣어도 그 겨자씨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고, 수미산도 예전과 같기 때문이며, 사천왕이나 도리천과 같은 제천 자신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장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만이 수미산이 겨자씨 안에 든 것을 알 뿐입니다. 이것을 불가사의한 해탈법문에 머문다고 합니다. 또 사대해의 바닷물을 하나의 털구멍에 넣어도 물고기와 자라와 큰 자라, 악어 그 밖의 물에 사는 동물을 괴롭히는 일이 없고, 그 대해는 본래 모습 그대로이며, 용ㆍ귀신ㆍ아수라들도 자신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이들을 괴롭히지도 않습니다.

 

又舍利弗 住不可思議解脫菩薩 斷取三千大千世界 如陶家輪著右掌中 擲過恒河沙世界之外 其中衆生不覺不知己之所往 又復還置本處 都不使人有往來想 而此世界本相如故

사리불이여, 또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는 보살은 삼천대천세계를 움켜쥐기를 마치 도공이 흙덩이를 오른쪽 손바닥에 움켜쥐고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세계 밖으로 던져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 안에 사는 중생은 자기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며,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도 그 사람들에게는 갔다 왔다는 생각을 일으키게 하지 않고, 이 세계의 본래 모습은 예전과 같습니다.

 

又舍利弗 或有衆生樂久住世而可度者 菩薩卽延七日以爲一劫 令彼衆生謂之一劫 或有衆生不樂久住而可度者 菩薩卽促一劫以爲七日 令彼衆生謂之七日

또한 사리불이여, 혹 어떤 중생이 이 세상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고 제도해야 할 사람이라면, 그 보살은 곧 7일을 1겁으로 늘려 그 중생에게 1겁이라고 말하게 합니다. 혹은 중생이 오래도록 머물기를 원하지 않고, 제도해야 할 자가 있으면 보살은 곧 1겁을 7일로 줄여서 그 중생에게 7일이라고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又舍利弗 住不可思議解脫菩薩 以一切佛土嚴飾之事 集在一國示於衆生 又菩薩以一佛土衆生置之右掌 飛到十方遍示一切 而不動本處 又舍利弗十方衆生供養諸佛之具 菩薩於一毛孔皆令得見 又十方國土所有日月星宿 於一毛孔普使見之

또 사리불이여,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르는 보살은 일체 불국토의 장엄을 한 나라에 모아 중생에게 보여 줍니다. 또 보살은 한 불국토의 중생을 오른쪽 손바닥에 올려놓고 시방세계를 날아다니며 일체의 불국토를 보여 주지만, 본래 있던 곳을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또 사리불이여, 시방의 중생들이 제불께 드릴 공양거리를 하나의 털구멍 속에 다 볼 수 있게 하며, 또 시방의 세계에 있는 태양ㆍ달ㆍ성좌를 하나의 털구멍 안에 나타나게 하여 널리 보여 줍니다.

又舍利弗 十方世界所有諸風 菩薩悉能吸著口中而身無損 外諸樹木亦不摧折 又十方世界劫盡燒時 以一切火內於腹中 火事如故而不爲害 又於下方過恒河沙等諸佛世界 取一佛土擧著上方 過恒河沙無數世界 如持鍼鋒擧一棗葉而無所嬈

또 사리불이여, 보살은 시방세계의 모든 바람을 남김없이 입 안에 빨아들여도 몸을 상하는 일이 없으며, 수많은 나무들이 넘어지거나 꺾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또 시방세계의 세월이 다하여 불타 없어질 때, 모든 불길을 뱃속에 넣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불길이 자기 뱃속으로 들어오지만, 아무런 해를 입지는 않습니다. 또 아래쪽으로 항하의 모래알보다 많은 제불 세계를 지나 한 불국토를 들어 위로 항하의 모래알보다도 수많은 불국토를 지나 그 부처님 나라를 그곳에 두는 것이 마치 대추나무 잎사귀 하나를 바늘 끝 위에 올려놓아도 흔들리는 일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又舍利弗 住不可思議解脫菩薩 能以神通現作佛身 或現辟支佛身 或現聲聞身 或現帝釋身 或現梵王身 或現世主身 或現轉輪王身

또 사리불이여,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는 보살은 신통력으로 부처님의 모습을 나타낼 수가 있고, 성문의 모습을 나타내거나, 벽지불의 모습을 나타내거나, 혹은 제석천의 모습을, 혹은 범천의 모습을, 혹은 세주천의 모습을, 혹은 전륜성왕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또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내는 높은 소리ㆍ중간 소리ㆍ낮은 소리 등 온갖 소리를 부처님의 음성으로 바꾸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무아를 말하는 소리로 변하게 하고, 또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온갖 가르침을 그 소리를 통해 널리 들을 수 있게 합니다.

又十方世界所有衆聲 上中下音皆能變之令作佛聲 演出無常苦空無我之音 及十方諸佛所說種種之法 皆於其中 普令得聞

또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내는 높은 소리ㆍ중간 소리ㆍ낮은 소리 등 온갖 소리를 부처님의 음성으로 바꾸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무아를 말하는 소리로 변하게 하고, 또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온갖 가르침을 그 소리를 통해 널리 들을 수 있게 합니다.

舍利弗 我今略說菩薩不可思議解脫之力 若廣說者窮劫不盡

사리불이여, 내가 지금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힘에 관하여 간략하게 이야기하였지만, 만약 자세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영원한 세월이 다하여도 설할 수 없을 것입니다.”

 

是時大迦葉 聞說菩薩不可思議解脫法門 歎未曾有 謂舍利弗 譬如有人於盲者前現衆色像非彼所見 一切聲聞聞是不可思議解脫法門 不能解了爲若此也 智者聞是 其誰不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我等何爲永絶其根 於此大乘已如敗種 一切聲聞聞是不可思議解脫法門 皆應號泣聲震三千大千世界 一切菩薩應大欣慶頂受此法 若有菩薩信解不可思議解脫法門者 一切魔衆無如之何

이 때 대가섭이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법문을 설하는 것을 듣고 미증유하다고 찬탄하며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비유하자면, 어느 사람이 장님 앞에 여러 가지 색상을 그려 보여 주어도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모든 성문은 이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들어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지혜로운 자라면 그 누가 이를 듣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어찌하여 이 마음을 영원히 끊고서, 이 대승에 있어서 이미 썩은 종자와 같아져 버렸습니까? 일체의 성문은 누구나 이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들으면 반드시 큰 소리로 목놓아 울고, 그 울음소리는 삼천대천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며, 일체의 보살은 반드시 기쁨에 넘쳐 이 가르침을 받을 것입니다. 만약 보살로서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믿고 아는 사람이 있으면 모든 마군의 무리로 이를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

大迦葉說是語時 三萬二千天子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대가섭이 이같이 설하였을 때 3만 2천의 천자들은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다.

 

爾時維摩詰語大迦葉 仁者 十方無量阿僧祇世界中作魔王者 多是住不可思議解脫菩薩 以方便力敎化衆生現作魔王 又迦葉 十方無量菩薩 或有人從乞手足耳鼻頭目髓腦血肉皮骨聚落城邑妻子奴婢象馬車乘金銀琉璃車磲馬瑙珊瑚琥珀眞珠珂貝衣服飮食 如此乞者多是住不可思議解脫菩薩 以方便力而往試之令其堅固 所以者何 住不可思議解脫菩薩 有威德力故現行逼迫 示諸衆生如是難事 凡夫下劣無有力勢 不能如是逼迫菩薩 譬如龍象蹴踏非驢所堪 是名住不可思議解脫菩薩智慧方便之門

그 때 유마힐은 대가섭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시방의 무량아승기의 세계에서 마왕이 된 자의 대부분은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르는 보살들입니다. 그들은 방편의 힘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왕의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또 가섭이여, 시방의 무량한 보살에게 손ㆍ발ㆍ귀ㆍ코ㆍ머리ㆍ눈ㆍ뇌수ㆍ피ㆍ살ㆍ가죽ㆍ뼈를 구걸하고, 마을ㆍ거리ㆍ아내ㆍ자식ㆍ하인ㆍ하녀와 코끼리ㆍ말수레나 온갖 탈것들,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ㆍ진주ㆍ의복ㆍ음식 등을 구걸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는 보살들입니다. 그들은 훌륭한 방편으로 당신들을 시험하고, 이로 하여금 마음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에 머문 보살에게는 위엄과 덕의 힘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온갖 핍박당하는 모습을 나타내 이 같은 곤란한 일을 중생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범부는 하열하기 때문에 힘이 없으므로 이같이 구도자에게 강요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살은, 비유하자면 용이나 코끼리가 땅을 차며 힘차게 달려올 때 당나귀가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에 머무는 보살의 지혜의 방편인 것입니다.”

  1. 維摩詰所說經 觀衆生品

 

爾時文殊師利問維摩詰言 菩薩云何觀於衆生 維摩詰言 譬如幻師見所幻人 菩薩觀衆生爲若此 如智者見水中月 如鏡中見其面像 如熱時焰 如呼聲響 如空中雲 如水聚沫 如水上泡 如芭蕉堅 如電久住 如第五大 如第六陰 如第七情 如十三入 如十九界 菩薩觀衆生爲若此 如無色界色 如焦穀牙 如須陀洹身見 如阿那含入胎 如阿羅漢三毒 如得忍菩薩貪恚毁禁 如佛煩惱習 如盲者見色 如入滅盡定出入息 如空中鳥跡 如石女兒 如化人起煩惱 如夢所見已寤 如滅度者受身 如無煙之火 菩薩觀衆生爲若此

그 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은 중생을 어떻게 관해야 합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예를 들면, 마술사가 마술로써 만들어 낸 꼭두각시를 보는 것과 같이, 보살은 중생을 이처럼 보아야 합니다. 보살은 지혜로운 사람이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보는 것처럼, 거울 속의 자기 얼굴을 보는 것처럼, 뜨거운 여름날의 아지랑이처럼, 사람을 부르는 소리에 답하는 메아리처럼, 하늘에 뜬구름처럼, 파도의 물보라처럼, 물에 뜬 거품처럼, 파초의 단단한 줄기처럼, 오랫동안 머무르는 일이 없는 번갯불처럼, 제5대처럼,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의 5음 외에 제6음처럼, 6식이 일으키는 6정 외에 제7정처럼, 12입처 외에 제13입처럼, 18계 외에 제19계처럼 이와 같이 중생을 보아야 합니다. 무색계의 물질을 보듯이, 불탄 곡식의 싹과 같이, 신견을 끊은 수다원이 신견을 갖는 것처럼, 다시는 태를 통하여 태어나지 않는 아나함이 다시 태에 들어 생을 받음과 같이, 아라한이 갖는 3독과 같이, 진리를 깨달은 경계에 안주하는 보살이 탐욕과 성냄과 계율을 범하고자 함과 같이, 부처님께 남아 있는 번뇌의 습기와 같이, 장님이 형상을 보는 것과 같이, 마음의 작용이 이미 다한 경지에 든 사람의 호흡과 같이, 공중을 날아간 새의 자취와 같이, 석녀가 낳은 아이와 같이, 꼭두각시가 일으키는 번뇌와 같이, 이미 잠에서 깨어나 생각해 보는 꿈과 같이, 열반에 든 자가 다시 몸을 받는 것과 같이, 연기 없는 불과 같이, 보살은 이와 같이 중생을 보아야 합니다.”

 

文殊師利言 若菩薩作是觀者 云何行慈 維摩詰言 菩薩作是觀已自念 我當爲衆生說如斯法 是卽眞實慈也 行寂滅慈無所生故 行不熱慈無煩惱故 行等之慈等三世故 行無諍慈無所起故 行不二慈內外不合故行不壞慈畢竟盡故 行堅固慈心無毁故 行淸淨慈諸法性淨故 行無邊慈如虛空故 行阿羅漢慈破結賊故 行菩薩慈安衆生故 行如來慈得如相故

문수사리가 물었다.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이 중생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관한다면, 어떻게 자애로움를 행할 수 있습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보살은 이와 같이 관을 하고 나서 스스로 다짐합니다. 나는 마땅히 중생을 위하여 이와 같은 가르침을 설할 것이니, 이것이 진실한 자입니다. 열반의 경지에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에게는 이미 생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번뇌의 불에 타지 않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에게는 번뇌가 없기 때문이며, 평등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에게는 과거ㆍ현재ㆍ미래의 3세가 없기 때문이며, 다툼이 없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에게는 다툼이 일어날 곳이 없기 때문이며, 차별이 없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에게는 안팎에 얽매임이 없기 때문이며, 무너지지 않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필경에 가서는 다하기 때문이며, 견고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그 마음이 깨질 수 없기 때문이며, 청정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제법의 자성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끝이 없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보살의 마음이 허공처럼 끝없기 때문이며, 아라한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번뇌라고 하는 도적을 물리치기 때문이며, 보살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중생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며, 여래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제법의 진실한 모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行佛之慈覺衆生故 行自然慈無因得故 行菩提慈等一味故 行無等慈斷諸愛故 行大悲慈導以大乘故 行無厭慈觀空無我故 行法施慈無遺惜故 行持戒慈化毁禁故 行忍辱慈護彼我故 行精進慈荷負衆生故 行禪定慈不受味故 行智慧慈無不知時故 行方便慈一切示現故 行無隱慈直心淸淨故 行深心慈無雜行故 行無誑慈不虛假故 行安樂慈令得佛樂故 菩薩之慈爲若此也

부처님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중생들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며, 자연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인연이 없이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며, 보리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평등하여 일미이기 때문이며, 모든 것을 초월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온갖 애욕을 끊어 버렸기 때문이며, 대비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대승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며, 싫증내지 않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공과 무아를 관하기 때문이며, 진리를 베푸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남겨 두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이며, 계를 지키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계율을 범한 이들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인욕하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나와 남을 지켜 주기 때문이며, 정진하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중생들의 무거운 짐을 져 주기 때문이며, 선정하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감각적인 기쁨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며, 지혜로운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올바른 때를 모르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방편을 갖춘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모든 것을 나타내 보여 주기 때문이며, 숨김이 없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올곧은 마음은 청정하기 때문이며, 깊은 마음으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잡되게 행함이 없기 때문이며, 속임수 없는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헛되거나 거짓되지 않기 때문이며, 안락한 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니, 부처님의 행복을 얻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보살의 자는 이와 같아야 합니다.”

 

文殊師利又問 何謂爲悲 答曰 菩薩所作功德 皆與一切衆生共之

문수사리가 또 물었다. “무엇을 비라고 합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보살이 지은 공덕을 모든 중생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何謂爲喜 答曰 有所饒益歡喜無悔

“무엇을 희라고 합니까?”

“이익을 얻으면 그것을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며 후회하지 않는 것입니다.”

 

何謂爲捨 答曰 所作福祐無所悕望

“무엇을 사라고 합니까”

“복을 지어 도와주지만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文殊師利又問 生死有畏菩薩當何所依 維摩詰言 菩薩於生死畏中 當依如來功德之力

문수사리가 또 물었다. “생사에 두려움이 있는 보살은 무엇에 의지해야만 합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보살이 생사의 두려움에 있을 때에는 여래의 공덕의 힘에 의지해야만 합니다.”

 

文殊師利又問 菩薩欲依如來功德之力 當於何住 答曰 菩薩欲依如來功德力者 當住度脫一切衆生

문수사리가 또 물었다. “보살이 부처님의 공덕의 힘에 의지하고자 할 때에는 어디에 머물러야만 합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보살이 여래의 공덕의 힘에 의지하고자 할 때 마땅히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키는 일에 머물러야 합니다.”

 

又問 欲度衆生當何所除 答曰 欲度衆生除其煩惱

또 물었다. “중생을 제도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무엇을 제거해야 합니까?”

답하였다. “중생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번뇌를 제거해야 합니다.”

 

又問 欲除煩惱當何所行 答曰 當行正念

“번뇌를 제거하고자 하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올바른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又問 云何行於正念 答曰 當行不生不滅

“어떻게 하면 올바른 마음을 쓸 수 있습니까?”

“마땅히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도록 마음을 써야 합니다.”

 

又問 何法不生何法不滅 答曰 不善不生善法不滅

“어떠한 것을 생하지 않게 하고, 어떠한 것을 멸하지도 않게 해야 합니까?”

“불선은 생하지 않게 하고, 선법은 멸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又問 善不善孰爲本 答曰身爲本

“선과 불선은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몸을 근본으로 합니다.”

 

又問 身孰爲本 答曰 欲貪爲本

“몸은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욕심과 탐심을 근본으로 합니다.”

 

又問 欲貪孰爲本 答曰 虛妄分別爲本

“욕심과 탐심은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허망한 분별을 근본으로 합니다.”

 

又問 虛妄分別孰爲本 答曰 顚倒想爲本

“허망한 분별은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도리에 어긋난 그릇된 생각을 근본으로 합니다.”

 

又問 顚倒想孰爲本 答曰 無住爲本

“도리에 어긋나는 그릇된 생각은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의지하는 곳이 없는 상태를 근본으로 합니다.”

 

又問 無住孰爲本 答曰 無住則無本 文殊師利 從無住本立一切法

“의지하는 곳이 없는 상태는 무엇을 근본으로 합니까?”

“의지하는 곳이 없는 상태는 근본이 없습니다. 문수사리여, 이 의지하는 곳이 없는 상태가 근본이 되어 모든 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時維摩詰室有一天女 見諸大人聞所說法便現其身 卽以天華散諸菩薩大弟子上 華至諸菩薩卽皆墮落 至大弟子便著不墮 一切弟子神力去華不能令去

그 때 유마힐의 방안에는 한 천녀가 있어서 여러 보살들이 설법하는 것을 보고 듣고서 그녀는 곧 몸을 나타내 하늘 꽃을 보살들과 부처님의 대제자들 위에 뿌렸다. 보살들 위에 뿌려진 꽃은 땅에 떨어져 버렸지만, 대제자들 위에 뿌려진 꽃은 그들의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모든 제자들은 신통력으로 꽃을 떼어내 버리려 하였으나 떼어내지 못하였다.

 

爾時天女問舍利弗 何故去華 答曰 此華不如法是以去之

그 때 천녀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왜 꽃을 떼내려고 하십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이 꽃은 법답지 못하므로 떼내 버리려 합니다.

 

天曰 勿謂此華爲不如法 所以者何 是華無所分別 仁者自生分別想耳 若於佛法出家有所分別爲不如法 若無所分別是則如法 觀諸菩薩華不著者已斷一切分別想故 譬如人畏時非人得其便 如是弟子畏生死故 色聲香味觸得其便也 已離畏者一切五欲無能爲也 結習未盡華著身耳 結習盡者華不著也

천녀가 말하였다. “이 꽃을 법답지 못하다고 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이 꽃은 아무런 분별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분별하는 마음을 일으킨 것일 뿐입니다. 만약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출가하고서 분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법답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분별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다운 것입니다. 저 보살들을 보시오. 꽃이 달라붙지 않는 것은 이미 분별하는 마음을 끊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두려운 마음을 지니고 있을 때에 비인에 홀리기 쉬운 것과 같이, 제자들은 생사를 두려워하고 있으므로 빛깔과 소리, 냄새, 맛, 감촉 등으로 홀리는 것입니다. 이미 두려움에서 벗어난 사람에게는 5욕 등이 전혀 힘을 미치지 못합니다. 번뇌의 습기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꽃이 몸에 달라붙은 것뿐입니다. 번뇌의 습기가 없어진 이는 꽃이 달라붙지 않습니다.”

 

舍利弗言 天止此室其已久如 答曰 我止此室如耆年解脫

사리불이 말했다. “그대 천녀는 이 방에 머무른 지 오래되었습니까?”

천녀가 답했다. “제가 이 방에 머문 것은 고덕께서 해탈하신 것만큼 오래되었습니다.

 

舍利弗言 止此久耶 天曰 耆年解脫亦何如久

사리불이 말했다. “여기에 오래도록 머물렀습니까?”

천녀가 답했다. “고덕이 해탈하신 것도 얼마나 오래되셨습니까?”

 

舍利弗黙然不答 天曰 如何耆舊大智而黙 答曰 解脫者無所言說故吾於是不知所云

사리불은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천녀가 말하였다. “웬일로 고덕의 뛰어난 지혜를 지니고 계시면서 침묵하십니까?”

사리불이 답했다. “해탈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天曰 言說文字皆解脫相 所以者何 解脫者不內不外不在兩間 文字亦不內不外不在兩間 是故舍利弗 無離文字說解脫也 所以者何 一切諸法是解脫相

천녀가 말하였다. “말씀과 문자야말로 모두가 해탈의 모습입니다. 왜냐 하면, 해탈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 안이나, 마음 밖이나, 또 그 사이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자도 이와 같아서 안에도 밖에도, 또 안과 밖의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고덕이시여, 문자를 떠나서는 해탈을 말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모든 것은 그대로가 해탈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舍利弗言 不復以離婬怒癡爲解脫乎 天曰 佛爲增上慢人 說離婬怒癡爲解脫耳 若無增上慢者 佛說婬怒癡性卽是解脫

사리불은 말하였다. “그러나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는 것을 해탈이라 하지 않습니까?”

천녀가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증상만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해서만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는 것이 해탈이라고 설하셨을 뿐입니다. 만약 증상만이 없는 사람이라면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자성이 곧 그대로 해탈이라고 하셨습니다.

 

舍利弗言 善哉善哉 天女 汝何所得以何爲證辯乃如是 天曰 我無得無證故辯如是 所以者何 若有得有證者卽於佛法爲增上慢

사리불이 말했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천녀여, 그대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깨달았기에 그와 같이 훌륭히 설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까?”

천녀가 대답했다. “저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고, 깨달은 것도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무엇을 얻었다든가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에서는 증상만에 사로잡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舍利弗問天 汝於三乘爲何志求 天曰 以聲聞法化衆生故我爲聲聞 以因緣法化衆生故我爲辟支佛 以大悲法化衆生故我爲大乘 舍利弗 如人入瞻蔔林唯嗅瞻蔔不嗅餘香 如是若入此室 但聞佛功德之香 不樂聞聲聞辟支佛功德香也

사리불이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세 가지 가르침 가운데 어느 것에 뜻을 두고 있습니까?”

천녀가 대답하였다. “저는 성문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므로 성문이며, 인연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므로 벽지불이기도 하며, 대비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므로 대승이기도 합니다. 사리불이여, 첨복의 숲에 들어가면, 오직 첨복의 냄새만을 맡을 뿐, 다른 냄새를 맡을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만약 이 방안에 들어오면 오직 부처님의 공덕의 향기를 맡을 뿐, 성문이나 벽지불의 공덕의 향기를 좋아하지 않게 됩니다.

 

舍利弗 其有釋梵四天王諸天龍鬼神等入此室者 聞斯上人講說正法 皆樂佛功德之香發心而出 舍利弗 吾止此室十有二年 初不聞說聲聞辟支佛法 但聞菩薩大慈大悲不可思議諸佛之法 사리불이여, 대체로 제석천이나 범천, 사천왕, 온갖 천신들, 용, 귀신일지라도 이 방안에 들어온 자는 유마힐이라고 하는 훌륭한 분이 설하는 정법을 듣고, 모두가 부처님 공덕의 향기를 좋아하며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킨 다음에 나가게 됩니다. 사리불이여, 저는 이 방에 머문 지가 이미 12년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성문, 벽지불의 법을 설하는 것을 듣지 않고, 오직 보살의 대자대비와 불가사의한 제불의 가르침만을 들어 왔습니다.

 

舍利弗 此室常現八未曾有難得之法 何等爲八 此室常以金色光照晝夜無異 不以日月所照爲明 是爲一未曾有難得之法 此室入者不爲諸垢之所惱也 是爲二未曾有難得之法 此室常有釋梵四天王他方菩薩來會不絶 是爲三未曾有難得之法 此室常說六波羅蜜不退轉法 是爲四未曾有難得之法 此室常作天人第一之樂絃出無量法化之聲 是爲五未曾有難得之法 此室有四大藏衆寶積滿 賙窮濟乏求得無盡 是爲六未曾有難得之法 此室釋迦牟尼佛․阿彌陀佛․阿閦佛․寶德․寶炎․寶月․寶嚴․難勝․師子響․一切利成 如是等十方無量諸佛 是上人念時 卽皆爲來廣說諸佛秘要法藏說已還去 是爲七未曾有難得之法 此室一切諸天嚴飾宮殿諸佛淨土皆於中現 是爲八未曾有難得之法

사리불이여, 이 방에는 항상 일찍이 한 번도 없었고, 있기 어려운 일 여덟 가지가 나타났는데,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이 방은 항상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어 밤과 낮의 차이가 없으며, 태양과 달의 빛도 더 밝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또 이 방에 들어온 사람은 온갖 번뇌에 괴로워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이 방에는 항상 제석천, 범천, 사천왕천, 그리고 타방의 보살들이 모여 와서 끊이질 않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이 방에는 항상 6바라밀과 불퇴전의 법이 설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네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또 이 방에서는 항상 천상과 인간의 가장 훌륭한 음악이 연주되고, 가야금의 줄에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르침과 교화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섯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이 방에는 네 개의 커다란 창고가 있어서 온갖 보배가 가득 차 있어서 가난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전부를 베풀어 주지만 그 바닥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여섯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이 방에서는, 석가모니불ㆍ아미타불ㆍ아촉불ㆍ보덕ㆍ보염ㆍ보월ㆍ보엄ㆍ난승ㆍ사자향ㆍ일체리성등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부처님을 이 훌륭한 분이 염하기만 하면 곧 나타나 제불의 비밀한 가르침을 설하고 돌아갑니다. 이것이 일곱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이 방에는 제천의 엄숙하게 장식된 궁전이나 제불의 정토가 모두 나타납니다. 이것이 여덟 번째 전에 없던 일입니다.

 

舍利弗 此室常現八未曾有難得之法 誰有見斯不思議事 而復樂於聲聞法乎

사리불이여, 이 방에는 항상 여덟 가지 전에 없던 일들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 같은 불가사의한 일을 보면서도 누가 성문의 법 따위를 좋아하고 바라겠습니까?”

 

舍利弗言 汝何以不轉女身 天曰 我從十二年來 求女人相了不可得 當何所轉 譬如幻師化作幻女 若有人問何以不轉女身 是人爲正問不

사리불이 말했다. “그대는 왜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습니까?”

천녀가 대답했다. “저는 지난 12년 동안 변치 않는 여인의 상을 찾아보았지만 찾아낼 수가 없었는데, 무엇을 바꾼단 말입니까? 비유하자면 마치 마술사가 마술로 허깨비 여인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허깨비에게 ‘왜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는가?’고 묻는다면, 이 사람의 물음이 옳은 것일까요?”

 

舍利弗言 不也 幻無定相當何所轉 天曰一切諸法亦復如是無有定相 云何乃問不轉女身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아니지요. 허깨비에게는 정해진 상이 없는데 바꿀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천녀가 말하였다. “일체제법도 이와 같아서 정해진 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느냐고 물으십니까?”

 

卽時天女以神通力 變舍利弗令如天女 天自化身如舍利弗 而問言 何以不轉女身 舍利弗以天女像而答言 我今不知何轉而變爲女身

천녀는 즉시에 신통력으로 사리불을 천녀와 같이 바꾸고, 천녀 자신은 사리불과 같은 모습으로 몸을 바꾸고 물었다. “왜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으십니까?”

사리불이 천녀의 모습을 하고 답하였다. “나는 지금 어떻게 여인의 몸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天曰 舍利弗 若能轉此女身 則一切女人亦當能轉 如舍利弗非女而現女身 一切女人亦復如是 雖現女身而非女也 是故佛說一切諸法非男非女

천녀가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만약 당신께서 그 여인의 몸을 바꿀 수가 있게 되면 모든 여인들도 몸을 바꿀 수가 있게 됩니다. 사리불께서 여인이 아니지만 여인의 몸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같이, 모든 여인들도 이와 같아서 여인의 몸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인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일체제법은 ‘남자도 아니며 여자도 아니다’고 설하신 것입니다.”

 

卽時天女還攝神力 舍利弗身還復如故 天問舍利弗 女身色相今何所在 舍利弗言 女身色相無在無不在

천녀는 곧 신통력을 거두어들였다. 그러자 사리불의 몸은 본래와 같이 되었다. 천녀는 사리불에게 물었다. “여인의 몸의 특성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사리불이 답하였다. “여인의 몸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닙니다.”

 

天曰 一切諸法亦復如是 無在無不在 夫無在無不在者佛所說也

천녀가 말하였다. “일체제법도 그와 같아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舍利弗問天 汝於此沒當生何所 天曰 佛化所生吾如彼生

사리불이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곳에서 죽으면 어디에 가서 태어날 것입니까?”

천녀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화신으로 태어나시는 곳에 저도 같이 태어날 것입니다.”

 

曰佛化所生非沒生也 天曰 衆生猶然無沒生也

사리불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화신으로 태어나시는 것은 죽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지요.”

천녀가 말하였다. “중생도 그와 같아서 죽어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舍利弗問天 汝久如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天曰 如舍利弗還爲凡夫 我乃當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사리불이 천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앞으로 얼마만큼 지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천녀가 말하였다. “만약 사리불님께서 다시 태어나 범부로 되돌아간다면, 그 때 저는 아뇩다라삼먁보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舍利弗言 我作凡夫無有是處 天曰 我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無是處 所以者何 菩提無住處 是故無有得者

사리불이 말하였다. “내가 또다시 범부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천녀가 말하였다. “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일도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니, 왜냐 하면 깨달음에는 머무를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도 없습니다.”

 

舍利弗言 今諸佛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已得當得 如恒河沙 皆謂何乎 天曰 皆以世俗文字數故說有三世 非謂菩提有去來今

사리불이 말하였다. “현재에 제불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고, 과거에 이미 얻은 부처님과 앞으로 얻을 부처님이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데, 이것은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천녀가 말하였다. “이것은 모두 세속에서 쓰이고 있는 문자와 이치를 빌렸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가 있음을 설하였을 뿐, 깨달음에 과거, 현재, 미래가 있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天曰 舍利弗 汝得阿羅漢道耶 曰無所得故而得

천녀는 물었다. “사리불이여, 당신은 아라한과를 얻었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아무런 얻을 만한 것도 없으므로 얻었습니다.”

 

天曰 諸佛菩薩亦復如是 無所得故而得

천녀는 말하였다. “제불 보살님도 그와 같이 얻을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얻은 것입니다.”

 

爾時維摩詰 語舍利弗 是天女已曾供養九十二億佛已 能遊戱菩薩神通 所願具足得無生忍住不退轉 以本願故隨意能現敎化衆生

그 때 유마힐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이 천녀는 지금까지 92억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이미 보살의 신통력을 마음대로 쓰면서 소원을 모두 이루고, 무생법인을 얻었고, 이미 물러섬이 없는 경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본원력 때문에 마음대로 모습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고 있습니다.”

  1. 維摩詰所說經 佛道品

 

爾時文殊師利問維摩詰言 菩薩云何通達佛道 維摩詰言 若菩薩行於非道 是爲通達佛道

그 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은 어떻게 해야 불도에 통달할 수 있습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도가 아닌 길을 간다면 곧 불도에 통달한 것입니다.”

 

又問 云何菩薩行於非道 答曰 若菩薩行五無間而無惱恚 至于地獄無諸罪垢 至于畜生無有無明憍慢等過 至于餓鬼而具足功德 行色無色界道不以爲勝 示行貪欲離諸染著 示行瞋恚於諸衆生無有恚閡 示行愚癡而以智慧調伏其心 示行慳貪而捨內外所有不惜身命 示行毁禁而安住淨戒 乃至小罪猶懷大懼 示行瞋恚而常慈忍 示行懈怠而懃修功德 示行亂意而常念定 示行愚癡而通達世間出世間慧

또 문수사리가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도가 아닌 길을 간다는 것입니까?”

유마힐이 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5무간죄를 범하여도 괴로워하거나 성내는 일이 없는 것이며,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모든 죄나 번뇌가 없으며, 축생에 떨어지더라도 어리석음이나 교만한 마음 등의 허물이 없으며, 아귀에 떨어지더라도 공덕을 갖추고 있으며, 색계나 무색계의 도에 이르러서도 잘났다고 뽐내지 않습니다. 탐욕을 부리는 것을 드러내어도 온갖 번뇌에 물드는 일이 없으며 성내는 모습을 드러내어도 분노를 품는 일이 없으며, 어리석은 모습을 드러내어도 지혜로써 그 마음을 다스리며, 인색하고 탐욕스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안과 밖의 모든 것을 보시하며,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으며, 계율을 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마음은 편안하게 청정한 계율에 안주하고, 아무리 작은 죄에도 오히려 크게 조심하며, 성내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항상 너그럽게 참으며, 게으른 모습을 보여도 온 마음을 기울여 공덕을 닦으며, 마음이 혼란한 모습을 보여도 마음은 언제나 조용하게 선정을 닦으며,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도 세간과 출세간의 지혜에 통달해 있습니다.

 

示行諂僞而善方便隨諸經義 示行憍慢而於衆生猶如橋梁 示行諸煩惱而心常淸淨 示入於魔而順佛智慧不隨他敎 示入聲聞而爲衆生說未聞法 示入辟支佛而成就大悲敎化衆生

아첨하거나 거짓된 모습을 보여도 훌륭한 방편으로 경전의 뜻에 따라 교화하며, 교만하게 뽐내는 모습을 보여도 중생에게는 마치 교량과 같으며, 온갖 번뇌에 들끓는 모습을 보여도 마음은 항상 청정합니다. 마군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도 부처님의 지혜에 따르지 다른 가르침에는 따르지 않으며, 성문의 사이에 섞여도 중생을 위하여 아직까지 들어 보지 못한 가르침을 설하며, 벽지불들 사이에 끼여도 대자비를 이룩하여 중생을 교화합니다.

示入貧窮而有寶手功德無盡 示入刑殘而具諸相好以自莊嚴 示入下賤而生佛種姓中具諸功德 示入羸劣醜陋而得那羅延身 一切衆生之所樂見 示入老病而永斷病根超越死畏

가난에 찌든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도 보배를 낳는 손으로서 공덕이 다하는 일이 없으며, 불구자 사이에 끼여도 온갖 상호를 갖추어 자신의 몸을 장엄하고, 비천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도 부처가 될 소질을 가진 무리에 태어나서 온갖 공덕을 갖추고, 몸이 쇠약하고 추하고 비참한 사람들 사이에 섞여도 나라연과 같이 힘센 몸을 얻어 모든 중생이 부러워 즐겁게 바라보는 대상이 되며, 늙고 병든 사람들 사이에 끼여도 영원히 병의 근원을 끊고 죽음의 공포를 초월합니다.

示有資生而恒觀無常實無所貪 示有妻妾采女而常遠離五欲淤泥 現於訥鈍而成就辯才總持無失 示入邪濟而以正濟度諸衆生 現遍入諸道而斷其因緣 現於涅槃而不斷生死 文殊師利 菩薩能如是行於非道 是爲通達佛道

재물이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항상 무상을 관하여 실제로 탐내는 것이 없으며, 아내와 첩과 채녀가 있는 것을 보여 주지만 항상 5욕의 진흙탕에서 멀리 떠나 있고, 말이 어눌하고 둔한 것같이 보이면서도 변재를 성취하고 모든 것을 간직하여 잊는 일이 없으며, 외도로 중생을 제도하는 모습을 보여도 부처님의 정법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며, 온갖 세속의 길에 두루 빠져드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인연을 끊고, 열반의 경지에 드는 것을 나타내 보여도 생사를 끊어 없애지는 않습니다. 문수사리여, 보살이 이같이 도 아닌 길을 행해 갈 수가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불도에 통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於是維摩詰問文殊師利 何等爲如來種 文殊師利言 有身爲種 無明有愛爲種 貪恚癡爲種 四顚倒爲種 五蓋爲種 六入爲種 七識處爲種 八邪法爲種 九惱處爲種 十不善道爲種 以要言之 六十二見及一切煩惱皆是佛種

그 때에 유마힐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무엇을 여래의 씨앗이라고 합니까?”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이 몸이 여래의 씨앗이며, 무명과 생존의 욕망이 씨앗이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씨앗이며, 4전도와 5개가 씨앗이 되며, 6입이 씨앗이 되며, 7식처가 씨앗이 되며, 8사법이 씨앗이 되며, 9뇌처가 씨앗이 되며, 10불선도가 모두 씨앗이며 요점을 취해서 말한다면 62견이나 모든 번뇌가 모두 부처의 씨앗이 됩니다.”

 

曰何謂也 答曰 若見無爲入正位者 不能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譬如高原陸地不生蓮華卑濕淤泥乃生此華 如是見無爲法入正位者 終不復能生於佛法 煩惱泥中乃有衆生起佛法耳 又如殖種於空終不得生 糞壤之地乃能滋茂 如是入無爲正位者不生佛法 起於我見如須彌山 猶能發于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生佛法矣 是故當知一切煩惱爲如來種 譬如不下巨海不能得無價寶珠 如是不入煩惱大海 則不能得一切智寶

“그것은 무슨 말입니까?”

“무위를 보고 올바른 깨달음의 경계에 든 사람은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메마른 고원의 육지에서는 연꽃이 자라지 않지만 더럽고 습한 진흙땅에서는 잘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이같이 무위법을 보고 올바른 깨달음의 경계에 든 사람은 끝내 다시는 불법에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될 것이며, 번뇌의 진흙 속에 있는 중생이라야 불법에 마음을 일으킬 뿐입니다. 또 허공에 씨를 뿌리면 싹이 틀 수가 없지만 거름으로 비옥한 땅에서는 무성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무위의 올바른 경계에 든 사람은 불법을 일으키는 일이 없습니다. 아견을 수미산과 같이 일으켜도 더욱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불법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모든 번뇌가 여래의 씨앗이라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대해의 깊은 밑바닥에 들어가지 않으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번뇌의 대해에 들어가지 않으면 일체지의 보물을 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爾時大迦葉歎言 善哉善哉文殊師利 快說此語誠如所言 塵勞之疇爲如來種 我等今者不復堪任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乃至五無間罪 猶能發意生於佛法 而今我等永不能發 譬如根敗之士其於五欲不能復利 如是聲聞諸結斷者 於佛法中無所復益永不志願 是故文殊師利 凡夫於佛法有返復 而聲聞無也 所以者何 凡夫聞佛法能起無上道心不斷三寶 正使聲聞終身聞佛法力無畏等 永不能發無上道意

그 때에 가섭이 탄식하며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문수사리여. 이 말씀 명쾌하게 설하시니, 참으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온갖 번뇌가 여래의 씨앗입니다. 저희들은 이제 다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설사 5무간죄를 지을 정도라야 더욱 발심하여 불법을 일으킬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 저희들은 영원히 그 마음을 일으킬 수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성의 불구자는 5욕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으로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린 자는 불법에 있어서는 또다시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서원을 세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범부는 불법으로 다시 되돌아오지만 성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범부는 불법을 들으면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어서 불ㆍ법ㆍ승 3보를 단절하지 않지만, 성문은 설사 목숨을 마치도록 불법ㆍ10력ㆍ4무소외 등을 들어도 최고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영원히 일으키지 못합니다.”

 

爾時會中有菩薩名普現色身 問維摩詰言 居士 父母妻子親戚眷屬吏民知識悉爲是誰 奴婢僮僕象馬車乘皆何所在

그 때 이 법회에 참석한, 보현색신이라고 불리는 보살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거사님, 그대의 부모와 처자ㆍ친척ㆍ권속ㆍ하인ㆍ벗, 이들은 모두 어떤 사람들이며, 노비와 심부름꾼, 코끼리와 말, 수레 따위는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於是維摩詰以偈答曰

이에 유마힐은 게송으로 답하였다.

 

智度菩薩母 方便以爲父 一切衆導師 無不由是生

반야바라밀다는 보살의 어머니이며

방편바라밀로 아버지를 삼고

일체 중생을 이끄는 스승도

이것에 의지하지 않고는 태어나질 않네.

 

法喜以爲妻 慈悲心爲女 善心誠實男 畢竟空寂舍

법의 기쁨으로 아내를 삼고

자비심으로 딸을 삼고

성실을 아들로 삼아

필경 공함은 집으로 삼는다네.

 

弟子衆塵勞 隨意之所轉 道品善知識 由是成正覺

여러 번뇌는 나의 제자요

뜻에 따라 다스려 가고

37도품은 선지식으로

이것들이 깨달음에 이르게 하네.

 

諸度法等侶 四攝爲伎女 歌詠誦法言 以此爲音樂

여러 바라밀다는 모두 다 도반이며

4섭법은 기녀일세.

노래하고 법다운 말씀을 읊조리니

이들을 음악으로 삼는다네.

 

總持之園苑 無漏法林樹 覺意淨妙華 解脫智慧果

다라니의 동산

무루법의 숲

7각의의 청정하고 오묘한 꽃이 만발하고

해탈과 지혜의 열매가 무르익네.

 

八解之浴池 定水湛然滿 布以七淨華 浴此無垢人

8해탈은 목욕하는 연못

삼매의 물이 가득 차

일곱 가지 맑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거기 목욕하는 이는 모두 번뇌가 없는 이들이라네.

 

象馬五通馳 大乘以爲車 調御以一心 遊於八正路

다섯 가지 신통력은 코끼리와 말로 치달리고

대승은 수레로 삼아

한마음으로 잘 몰아가며

8정도의 길을 잘 간다네.

 

相具以嚴容 衆好飾其姿 慚愧之上服 深心爲華鬘

32상으로 장엄하고

80종호로 모습을 잘 갖추어

참괴의 옷을 입고

깊은 마음은 꽃다발로 삼네.

 

富有七財寶 敎授以滋息 如所說修行 迴向爲大利

7재의 보물을 재산으로

불법을 가르침을 자애로운 휴식으로 삼아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깨달음으로 회향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네.

 

四禪爲床座 從於淨命生 多聞增智慧 以爲自覺音

4선으로 자리펴고 앉아

정명을 따라 살아가고

다문으로써 지혜를 늘려가고

스스로 깨달음을 음악으로 삼네.

 

甘露法之食 解脫味爲漿 淨心以澡浴 戒品爲塗香

감로의 법은 밥이고

해탈의 맛은 국이 되어

맑은 마음으로 목욕하고

계품으로 온몸을 향기롭게 바르네.

 

摧滅煩惱賊 勇健無能踰 降伏四種魔 勝幡建道場

번뇌의 도적을 무찌르니

그 용감함은 누구도 비할 수 없어

네 가지 마군을 항복받아

승리의 깃발을 도량에 휘날리네.

 

雖知無起滅 示彼故有生 悉現諸國土 如日無不見

생과 멸이 없는 줄을 알면서도

가르쳐 주기 위하여 생사를 보여 주고

온갖 국토에 남김없이 나타내니

마치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네.

 

供養於十方 無量億如來 諸佛及己身 無有分別想

시방 3세의 무량억의 여래에게

공양을 올리면서도

그 모든 부처와 나의 몸을

분별하는 생각 전혀 없네.

 

雖知諸佛國 及與衆生空 而常修淨土 敎化於群生

모든 부처님의 나라와 중생들이

모두 공한 줄을 안다고 해도

항상 정토의 행을 닦아

모든 중생을 교화하네.

 

諸有衆生類 形聲及威儀 無畏力菩薩 一時能盡現

모든 중생의

모습과 소리와 몸가짐 그 모두를

두려움 모르는 보살은

일시에 남김없이 나타내 보인다네.

 

覺知衆魔事 而示隨其行 以善方便智 隨意皆能現

온갖 마군의 소행을 알아

그들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서

훌륭한 방편의 지혜로써 선으로 이끌고

뜻에 따라 모두를 교화해 나타낸다네.

 

或示老病死 成就諸群生 了知如幻化 通達無有礙

늙고 병들고 죽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모든 중생을 성취하고자 함이니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음을 사무치게 알고

걸림없이 모든 걸 통달한다네.

 

或現劫盡燒 天地皆洞然 衆人有常想 照令知無常

어느 때는 겁이 다함을 보이기 위해

하늘과 땅이 모두 불타는 것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항상 영원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무상함을 환하게 알게 하고자 하는 것이네.

 

無數億衆生 俱來請菩薩 一時到其舍 化令向佛道

무수억의 중생이

함께 와서 보살을 청한다면

일시에 그들의 집에 다가가

불도로 나아가도록 교화한다네.

 

經書禁咒術 工巧諸伎藝 盡現行此事 饒益諸群生

경전이든 주술서이든지

온갖 기술에 관련된 책이든지

남김없이 통달하여

중생들을 널리 이익되게 베푸시네.

 

世間衆道法 悉於中出家 因以解人惑 而不墮邪見

세간의 온갖 도를 닦아

그 모든 길에서 출가하여

이로써 사람의 미혹을 풀어 주고

사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네.

 

或作日月天 梵王世界主 或時作地水 或復作風火

어느 때는 해ㆍ달ㆍ하늘이 되고

그리고 범천과 세계의 주인이 되고

혹은 흙이 되고 물이 되며

혹은 바람이 되고 불이 된다네.

 

劫中有疾疫 現作諸藥草 若有服之者 除病消衆毒

질병의 소겁 동안에는

온갖 약초가 되어

이것을 복용한 자는

온갖 독과 병을 없애 준다네.

 

劫中有飢饉 現身作飮食 先救彼飢渴 卻以法語人

기근의 소겁 동안에

몸을 바쳐 음식이 되어

먼저 그들의 굶주림과 목마름을 가시게 한 다음

가르침을 설하여 교화한다네.

 

劫中有刀兵 爲之起慈心 化彼諸衆生 令住無諍地

전쟁의 소겁 동안에

그를 위하여 자비심을 일으켜

저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싸움이 없는 땅에 살도록 한다네.

 

若有大戰陣 立之以等力 菩薩現威勢 降伏使和安

만약 커다란 싸움터가 있다면

병력을 고르게 나누고 나서

보살은 위세를 나타내

항복받아 화평하고 편안하게 한다네.

 

一切國土中 諸有地獄處 輒往到于彼 勉濟其苦惱

모든 국토 안에 있는

온갖 지옥까지도

서슴없이 찾아가 그곳에 이르러

힘써 그곳의 고뇌를 구제한다네.

 

一切國土中 畜生相食噉 皆現生於彼 爲之作利益

모든 국토 안에서

모든 축생들이 서로 물고 뜯으면

보살은 그곳에 태어나

그들 모두에게 이익을 주네.

 

示受於五欲 亦復現行禪 令魔心憒亂 不能得其便

5욕의 몸을 받는 것처럼 보여 주어도

마음은 선정을 닦아 안온한 모습 보이고

마군이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히려 해도

아무런 힘을 미치지 못하네.

 

火中生蓮華 是可謂希有 在欲而行禪 希有亦如是

불꽃 속에 연꽃을 피운다는 것은

매우 드물고 힘든 일일세.

욕정이 있으면서 선을 닦는 것도

이같이 매우 드물고 힘든 일이네.

 

或現作婬女 引諸好色者 先以欲鉤牽 後令入佛道

어느 때는 음탕한 여인이 되어

온갖 호색한을 유인해다가

욕정의 갈고리로 끌어들여서

다음에 불도에 들게 한다네.

 

或爲邑中主 或作商人導 國師及大臣 以祐利衆生

어느 때는 마을의 읍장이 되고,

혹은 상인을 이끌며

국사와 대신이 되어

중생을 복되고 이롭게 하네.

 

諸有貧窮者 現作無盡藏 因以勸導之 令發菩提心

모든 빈궁한 자에게는

무진장한 곳간이 되어서

그들에게 베풀고 이끌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하네.

 

我心憍慢者 爲現大力士 消伏諸貢高 令住無上道

아상이 강해 교만한 자에게는

대역사로 나타나

갖가지 뽐내고 교만한 마음을 굴복시켜

위없는 길에 머물게 한다네.

 

其有恐懼衆 居前而慰安 先施以無畏 後令發道心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무리가 있으면

그들 앞에 나타나 위로하고 안심시켜서

두려움이 없는 마음을 베풀어 주고

마침내 도심을 일으키게 한다네.

 

或現離婬欲 爲五通仙人 開導諸群生 令住戒忍慈

어느 때는 음욕을 떠나

다섯 가지 신통력을 가진 선인이 되어

모든 중생을 이끌어

계율과 인욕과 자비로움에 머물게 하네.

 

見須供事者 現爲作僮僕 旣悅可其意 乃發以道心

공양을 구하는 자를 보면

그를 위하여 종이나 심부름꾼이 되고

그 마음을 기쁘게 하여

도심을 일으키도록 한다네.

 

隨彼之所須 得入於佛道 以善方便力 皆能給足之

사람이 구하는 것에 따라서

얻게 해 불도에 이끌어 들이고

뛰어난 방편의 힘으로

모든 것을 풍족히 마련해 준다네.

 

如是道無量 所行無有涯 智慧無邊際 度脫無數衆

이와 같이 도는 무량하여서

행하는 것도 끝이 없으며

지혜는 또한 끝없이 무한하여서

무수한 중생을 해탈케 한다네.

 

假令一切佛 於無量億劫 讚歎其功德 猶尙不能盡

가령 일체의 부처가

무량억겁에 걸쳐

그 공덕을 찬탄한다 해도

결코 다할 수 없다네.

 

誰聞如是法 不發菩提心 除彼不肖人 癡冥無智者

그 어느 누가 이 같은 법을 들은 자라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랴.

다만 저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을 제외하고서.

  1. 維摩詰所說經 入不二法門品

 

爾時維摩詰 謂衆菩薩言 諸仁者 云何菩薩入不二法門 各隨所樂說之 會中有菩薩名法自在 說言 諸仁者 生滅爲二 法本不生今則無滅 得此無生法忍 是爲入不二法門

그 때 유마힐은 수많은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보살은 어떻게 하여 상대적 차별을 뛰어넘는 법문에 깨달아 들어가는지 저마다 생각하는 대로 말씀해 보십시오.”

모임 가운데 법자재라고 하는 보살이 있어서 그가 말하였다. “여러분, 생과 멸을 서로 대립하는 것이라 하지만, 존재하는 것은 본래 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에 멸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같이 무생법인을 얻는 것을 곧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德守菩薩曰 我我所爲二 因有我故便有我所 若無有我則無我所 是爲入不二法門

덕수보살이 말하였다. “아와 아소를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하나, 아가 있음으로 해서 아소가 있는 것이요, 만약 아가 없으면 아소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不眴菩薩曰 受不受爲二 若法不受則不可得 以不可得故無取無捨無作無行 是爲入不二法門

불순보살이 말하였다.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과 느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만약 존재하는 것을 수하지 않으면 그 때는 사물을 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취하는 일도 버리는 일도 없으며, 짓는 일도 행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德頂菩薩曰 垢淨爲二 見垢實性則無淨相順於滅相 是爲入不二法門

덕정보살이 말하였다. “번뇌와 청정함을 서로 대립한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번뇌 그 자체의 본성을 보아도 청정한 모습은 없고, 열반의 모습을 따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 합니다.”

 

善宿菩薩曰 是動是念爲二 不動則無念 無念則無分別 通達此者 是爲入不二法門

선숙보살이 말하였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과 아상을 가지고 그 모양을 파악하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곧 아상으로 파악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아상으로 파악하는 일이 없으면 곧 분별이 없는 것이므로 이 경지를 잘 통달한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善眼菩薩曰 一相無相爲二 若知一相卽是無相 亦不取無相入於平等 是爲入不二法門

선안보살이 말하였다. “하나의 모습을 가진 것과 아무런 모습도 갖지 않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만약 어떤 모습이 있는 것을 어떠한 모습도 없는 것이라고 알고, 또 모습이 없는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서 평등을 체득하게 되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妙臂菩薩曰 菩薩心聲聞心爲二 觀心相空如幻化者 無菩薩心無聲聞心 是爲入不二法門

묘비보살이 말하였다. “보살의 마음과 성문의 마음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마음의 모습은 공하고 허깨비와 같은 것이라고 분명하게 알면, 보살의 마음도 없고 성문의 마음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弗沙菩薩曰 善不善爲二 若不起善不善 入無相際而通達者 是爲入不二法門

불사보살이 말하였다. “선과 불선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만약 선도 불선도 일으키지 않고 상이 없는 경지에 들어서 이를 통달하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師子菩薩曰 罪福爲二 若達罪性則與福無異 以金剛慧決了此相無縛無解者 是爲入不二法門

사자보살은 말하였다. “죄악과 복덕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만약 죄악 그 자체의 본성에 통달하면 복덕과 다름이 없음을 알게 되고, 금강과 같은 진실한 지혜로써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 속박되는 일도 없고 해방되는 일도 없으면,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師子意菩薩曰 有漏無漏爲二 若得諸法等則不起漏不漏想 不著於相亦不住無相 是爲入不二法門

사자의보살은 말하였다. “유루와 무루를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나, 만약 모든 법이 평등함을 알면, 그 때 번뇌라든가 번뇌가 없다고 하는 생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생각이 없는 상태에도 머물지 않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淨解菩薩曰 有爲無爲爲二 若離一切數則心如虛空 以淸淨慧無所礙者 是爲入不二法門

정해보살이 말하였다. “유위와 무위를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일체 유위의 행위를 떠나고 나면 마음은 허공과 같아져 집착을 떠나 맑은 지혜는 걸림이 없게 됩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那羅延菩薩曰 世間出世間爲二 世間性空卽是出世間 於其中不入不出不溢不散 是爲入不二法門

나라연보살은 말하였다. “세간과 출세간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세간의 본성 자체가 공함을 깨닫는 것이 그대로 출세간인 것이며,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들고 나는 일이 없으며, 넘치고 흩어지는 일도 없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善意菩薩曰 生死涅槃爲二 若見生死性則無生死 無縛無解不生不滅 如是解者 是爲入不二法門

선의보살은 말하였다. “생사와 열반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만약 생사 그 자체의 본성이 곧 생사는 이미 없으며, 사람을 얽어매는 것도 없고, 그로부터 벗어날 것도 없으며, 또 불생불멸이라면 이를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現見菩薩曰 盡不盡爲二 法若究竟盡若不盡皆是無盡相 無盡相卽是空 空則無有盡不盡相 如是入者 是爲入不二法門

현견보살은 말하였다. “다하는 것과 다함이 없는 것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사물이 만약 끝내 다하고, 만약 다하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 다한 모양은 없습니다. 다한 모양이 없는 것은 곧 공이며, 공하다면 곧 다한다든가 다하지 않는다고 하는 모양은 없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普守菩薩曰 我無我爲二 我尙不可得非我何可得 見我實性者不復起二 是爲入不二法門

보수보살이 말하였다. “아와 무아를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를 찾아보아도 찾아내 얻을 수 없는데, 하물며 비아를 어떻게 찾아내 얻을 수 있습니까? 아의 본성을 보는 사람은 다시는 이 두 가지 생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電天菩薩曰 明無明爲二 無明實性卽是明 明亦不可取離一切數 於其中平等無二者 是爲入不二法門

전천보살은 말하였다. “명과 무명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무명의 본성은 곧 명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명 또한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일체의 이치를 떠나 있으니, 그 안에서 평등하여 상대적인 두 가지 차별이 없는 것,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喜見菩薩曰 色色空爲二 色卽是空非色滅空色性自空 如是受想行識識空爲二 識卽是空非識滅空識性自空 於其中而通達者 是爲入不二法門

희견보살은 말하였다. “색과 그 색이 공한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나, 색은 그대로가 공한 것으로서 색이 멸함으로써 공한 것은 아니고, 색의 본성이 본래 공한 것입니다. 이같이 수ㆍ상ㆍ행ㆍ식도 그대로가 공인 것입니다. 식과 공도 서로 대립한 둘이라 하나, 식 그 자체가 공한 것이지, 식이 멸했기 때문에 공한 것은 아닙니다. 식의 본성이 본래 공한 것입니다. 이같이 통달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明相菩薩曰 四種異空種異爲二 四種性卽是空種性 如前際後際空故中際亦空 若能如是知諸種性者 是爲入不二法門

명상보살은 말하였다. “지ㆍ수ㆍ화ㆍ풍의 다른 것과 허공의 원소가 다른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4대의 본성 그대로가 허공의 본성인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가 다 공하기 때문에 중간인 현재의 본성도 공한 것입니다. 만약 이같이 저마다의 원소의 본성을 알 수가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妙意菩薩曰 眼色爲二 若知眼性於色不貪不恚不癡 是名寂滅 如是耳聲鼻香舌味身觸意法爲二 若知意性於法不貪不恚不癡 是名寂滅 安住其中 是爲入不二法門

묘의보살은 말하였다. “눈과 색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만약 눈의 본성을 알면, 색에 탐착하지 않을 것이며, 성을 내거나 어리석을 일이 없을 것이니, 이것을 적멸이라고 이름합니다. 이같이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신체와 감촉, 마음과 마음의 대상 등이 서로 대립하는 것을 둘이라고 하지만, 만약 마음의 본성을 알면 마음의 대상에 대해서 탐착하는 일도, 성내는 일도, 어리석을 일도 없을 것이므로 이것을 적멸이라고 이름하며, 그 안에 안주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無盡意菩薩曰 布施迴向一切智爲二 布施性卽是迴向一切智性 如是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 迴向一切智爲二 智慧性卽是迴向一切智性 於其中入一相者 是爲入不二法門

무진의보살은 말하였다. “보시와 공덕을 일체지로 회향하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보시의 본성은 그대로 공덕을 일체지로 회향하는 본성인 것입니다. 이같이 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와 공덕을 일체지에로 회향하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지계 내지 지혜의 본성은 그대로 그 공덕을 일체지에로 회향하는 것의 본성인 것입니다. 그 안에서 이 진실한 도리를 깨닫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생각합니다.”

 

深慧菩薩曰 是空是無相是無作爲二 空卽無相無相卽無作 若空無相無作則無心意識 於一解脫門卽是三解脫門者 是爲入不二法門

심혜보살은 말하였다. “공과 차별의 모습을 떠나 있는 것, 바라며 구하는 뜻이 없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공은 차별의 모습이 없으므로 공은 그대로 차별의 모습을 떠나 있으며, 차별의 모습이 없으므로 바라고 구하는 일도 없으므로 차별의 모습을 떠나 있는 것은 그대로 바라고 구하는 뜻이 없는 것입니다. 만약 공이며, 차별의 모습을 떠나고, 바라고 구하는 뜻이 없으면 곧 마음과 뜻과 식별이 없고, 하나의 해탈의 문이라는 그 자체가 곧 세 가지 해탈의 문이라는 것을 체득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寂根菩薩曰 佛法衆爲二 佛卽是法法卽是衆 是三寶皆無爲相與虛空等 一切法亦爾 能隨此行者 是爲入不二法門

적근보살은 말하였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행하는 승단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나, 부처님은 곧 가르침이며, 가르침은 곧 그것을 실천하는 승단인 것입니다. 이 3보 모두가 무위의 상으로서 허공과 같은 것입니다. 또 일체법도 이와 같아서 이것을 알고 잘 행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心無礙菩薩曰 身身滅爲二 身卽是身滅 所以者何 見身實相者不起見身及見滅身 身與滅身無二無分別 於其中不驚不懼者 是爲入不二法門

심무애보살은 말하였다. “신체와 몸 멸하는 것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하지만, 신체는 그대로 신체가 멸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신체의 진실한 본성을 보는 사람은 신체도 신체가 멸하는 것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체와 신체의 멸과는 상대적인 차별이 없으며, 분별도 없습니다. 이것을 알고 놀라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上善菩薩曰 身口意善爲二 是三業皆無作相 身無作相卽口無作相 口無作相卽意無作相 是三業無作相卽一切法無作相 能如是隨無作慧者 是爲入不二法門

상선보살은 말하였다. “몸과 입과 마음과 그 행위를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하나 이 세 가지 행위에는 어느 것에도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습니다. 몸의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은 그대로 입의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이며, 입의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은 그대로 마음의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입니다. 이들 세 가지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은 일체법의 행위로서의 모습이 없는 것입니다. 이같이 능히 행위가 없는 것을 아는 지혜에 따르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福田菩薩曰 福行罪行不動行爲二 三行實性卽是空 空則無福行無罪行無不動行 於此三行而不起者 是爲入不二法門

복전보살은 말하였다. “욕계의 선행인 복행과 10악도의 악행인 죄행과 색계, 무색계의 선행인 부동행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고 하나 이들 세 가지 행의 본성은 그대로 공한 것입니다. 공이므로 거기에는 선행도 악행도 없습니다. 이 세 가지 행위에 아무런 차별도 일으키지 않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華嚴菩薩曰 從我起二爲二 見我實相者不起二法 若不住二法則無有識 無所識者 是爲入不二法門

화엄보살은 말하였다. “아로부터 나와 남의 두 가지 구별을 일으켜 서로 대립한 두 가지라 하지만, 아의 진실한 모습을 공이라고 보는 사람은 남과 나라고 하는 두 가지 분별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만약 이 두 가지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 나와 남이라는 식별함이 있을 수 없고, 식별되는 것도 없습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德藏菩薩曰 有所得相爲二 若無所得則無取捨 無取捨者 是爲入不二法門

덕장보살은 말하였다. “집착할 대상이 있는 것을 대립하는 둘이라고 합니다. 만약 제법이 공하다고 깨달아 집착할 대상이 없다면 취하거나 버릴 것은 없습니다. 취하거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月上菩薩曰 闇與明爲二 無闇無明則無有二 所以者何 如入滅受想定無闇無明一切法相亦復如是 於其中平等入者 是爲入不二法門

월상보살은 말하였다. “어둠과 밝음을 서로 대립한 둘이라고 하나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으면 둘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예컨대 모든 마음의 작용이 다해 버린 적정한 삼매의 경지에 들면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는 것과 같이 일체법의 모습도 그와 같기 때문이니, 그 안에서 평등하게 깨달아 들어가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寶印手菩薩曰 樂涅槃不樂世間爲二 若不樂涅槃不厭世間則無有二 所以者何 若有縛則有解 若本無縛其誰求解 無縛無解則無樂厭 是爲入不二法門

보인수보살은 말하였다. “열반을 즐기는 것과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둘이라고 하지만, 만약 열반을 즐기지도 않고 세간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라면 곧 이 둘의 대립은 없습니다. 왜냐 하면, 번뇌의 속박이 있으면 해탈이 있어야 할 것이지만, 만약 본래부터 속박된 것이 없다면 그 누가 해탈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속박도 없고 해탈도 없으면 곧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珠頂王菩薩曰 正道邪道爲二 住正道者則不分別是邪是正 離此二者 是爲入不二法門

주정왕보살은 말하였다. “바른 길과 삿된 길을 서로 대립한 둘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바른 길에 머무는 사람은, 이것은 삿되고 저것은 옳다고 분별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차별을 떠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樂實菩薩曰 實不實爲二 實見者尙不見實何況非實 所以者何 非肉眼所見慧眼乃能見 而此慧眼無見無不見 是爲入不二法門

낙실보살은 말하였다. “진실과 거짓을 서로 대립하는 둘이라 합니다. 그러나 진실을 보는 사람은 오히려 진실이라는 것 자체를 보지 않는데, 하물며 거짓을 보겠습니까? 왜냐 하면 진실은 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지혜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러면서도 이 지혜의 눈은 본다, 보지 않는다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합니다.”

 

如是諸菩薩各各說已 問文殊師利 何等是菩薩入不二法門 文殊師利曰 如我意者 於一切法無言無說 無示無識離諸問答是爲入不二法門

이와 같이 여러 보살들이 제각기 설하고 나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보살의 불이법문에 깨달아 들어가는 것입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제 생각 같아서는 일체법에 대해서 말이 없고, 설함도 없으며, 가리키는 일도 없고, 식별하는 일도 없으며, 모든 질문과 대답을 떠나는 것을 입불이법문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於是文殊師利 問維摩詰 我等各自說已 仁者當說 何等是菩薩入不二法門

이 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각자가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였습니다. 당신께서 말하실 차례입니다. 어떤 것을 보살의 입불이법문이라고 하는 것입니까?”

 

時維摩詰黙然無言文殊師利歎曰 善哉善哉 乃至無有文字語言 是眞入不二法門

그 때 유마힐은 오직 아무런 말없이 침묵하였다. 문수사리는 감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참으로 훌륭합니다. 문자로도 언어의 설명까지도 전혀 없는 이것이야말로 진실로 불이의 경지에 깨달아 들어가는 법문입니다.”

 

說是入不二法門品時 於此衆中五千菩薩 皆入不二法門得無生法忍

이와 같이 입불이법문품을 설할 때, 이곳에 모인 대중들 가운데 5천의 보살들 모두가 무생법인을 얻었다

  1. 維摩詰所說經 香積佛品

 

於是舍利弗心念 日時欲至 此諸菩薩當於何食 時維摩詰 知其意而語言 佛說八解脫 仁者受行 豈雜欲食而聞法乎 若欲食者且待須臾 當令汝得未曾有食

그 때 사리불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제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렇게 수많은 보살들이 무엇을 먹을 것인가?’ 그러자 유마힐은 이러한 생각을 알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8해탈에 대해 설법하셨으니, 그대도 가르침을 받아서 수행하고 계실 것인데, 어찌 무엇을 먹을까 하는 잡된 생각을 하며 가르침을 듣습니까? 만약 배가 고파 먹고 싶으면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일찍이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음식을 그대에게 드리겠습니다.”

 

時維摩詰卽入三昧 以神通力示諸大衆 上方界分過四十二恒河沙佛土 有國名衆香 佛號香積 今現在 其國香氣比於十方諸佛世界人天之香最爲第一 彼土無有聲聞辟支佛名 唯有淸淨大菩薩衆

그 때 유마힐은 곧 삼매에 들어가서 신통력으로써 모인 대중에게 한 부처님의 나라를 보여 주었다. 이 나라로부터 상방의 세계로 42항하사의 불국토를 지나서 중향이라고 이름하는 나라가 있는데, 그곳에 향적이라는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지금 현재 그 나라의 향기로움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 나라의 인간과 천인의 향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아 제일이었다. 거기에는 성문, 벽지불 등의 이름이 전혀 없었으며, 오직 청정한 대보살들만이 있었다.

 

佛爲說法 其界一切皆以香作樓閣 經行香地苑園皆香 其食香氣周流十方無量世界 時彼佛與諸菩薩方共坐食 有諸天子皆號香嚴 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供養彼佛及諸菩薩 此諸大衆莫不目見

부처님께서 이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니, 이 나라는 모두 향으로써 만들어진 누각이 있었고, 향기가 넘치는 땅 위를 경행하였고, 정원과 동산도 향기로 가득 차 있었고, 그곳의 음식의 향기는 시방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를 두루 감싸 흐르고 있었다. 때마침 그 향적부처님께서 많은 보살들과 함께 앉아서 막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 자리에는 여러 천자들이 있었는데, 모두 향엄이라고 하며, 그들은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그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었으니, 여기 모여 있는 대중들은 눈앞에서 빠짐없이 다 보았다.

 

時維摩詰問衆菩薩言 諸仁者 誰能致彼佛飯

그 때 유마힐은 여러 보살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누가 저 향적부처님 나라에 가서 음식을 얻어 올 수 있습니까?”

 

以文殊師利威神力故咸皆黙然 維摩詰言 仁此大衆無乃可恥 文殊師利曰 如佛所言勿輕未學

문수사리의 위신력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므로 유마힐이 물었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이 많은 대중들이 모두가 아무런 말이 없는데 오히려 부끄럽지 않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같이 아직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볍게 업신여겨서는 안 됩니다.”

 

於是維摩詰 不起于座居衆會前化作菩薩 相好光明威德殊勝蔽於衆會 而告之曰 汝往上方界 分度如四十二恒河沙佛土 有國名衆香 佛號香積 與諸菩薩方共坐食 汝往到彼如我辭曰 維摩詰稽首世尊足下 致敬無量問訊起居少病少惱氣力安不 願得世尊所食之餘 當於娑婆世界施作佛事 令此樂小法者得弘大道 亦使如來名聲普聞

그 때 유마힐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모든 대중들 앞에 순식간에 보살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상호가 빛이 나고 위덕이 뛰어난 것이 견줄 수 없이 뛰어나 모인 대중을 압도하였다. 그리고 유마힐은 이 보살에게 말하였다. “상방의 세계로 42항하사의 부처님 나라를 지나면 중향이라고 하는 부처님 나라가 있는데, 향적이라고 불리는 부처님께서 많은 보살들과 함께 앉아 지금 식사를 하고 계시니, 그대는 그곳에 가서 나의 인사말을 그대로 전하시오. ‘유마힐은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한없는 존경심을 가지고 예배합니다. 요즘 근황이 어떠하신지 묻사오니, 작은 병과 근심이라도 계신지, 기력도 여전히 편안하신지 문안드립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잡수시다가 남은 음식을 얻어다 사바세계에 불사를 베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세계의 작은 법을 좋아하는 이곳의 중생들에게 대도를 널리 펴고 여래의 명성이 널리 퍼지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時化菩薩卽於會前昇于上方 擧衆皆見其去到衆香界禮彼佛足 又聞其言 維摩詰稽首世尊足下 致敬無量問訊起居少病少惱氣力安不 願得世尊所食之餘 欲於娑婆世界施作佛事 使此樂小法者得弘大道 亦使如來名聲普聞

그러자 그 가짜로 만든 보살이 모여 있는 대중들 눈앞에서 곧장 위로 올라가니, 대중들이 모두 이것을 보았다. 그 보살은 중향국에 이르러 향적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유마힐의 인사말을 전했다. “유마힐은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없는 존경심으로 예배합니다. 요즘 근황을 묻사오니, 작은 병이나 근심이라도 계신지, 기력은 여전하신지 문안드립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잡수시다가 남은 음식을 얻어다가 사바세계에 불사를 베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작은 법을 좋아하는 이곳의 중생들에게 대도를 널리 펴고 또 여래의 명성이 널리 퍼지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彼諸大士見化菩薩歎未曾有 今此上人從何所來 娑婆世界爲在何許 云何名爲樂小法者 卽以問佛 佛告之曰 下方度如四十二恒河沙佛土 有世界名娑婆 佛號釋迦牟尼 今現在於五濁惡世 爲樂小法衆生敷演道敎 彼有菩薩名維摩詰 住不可思議解脫 爲諸菩薩說法 故遣化來稱揚我名幷讚此土 令彼菩薩增益功德

그 나라 중향국의 보살들은 이 화보살을 보고,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일이라고 감탄하였다. ‘지금 이분은 어디에서 왔는가, 사바세계는 어디에 있는가, 작은 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를 말하는가?’ 이러한 것들을 부처님께 묻자 향적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아래쪽으로 42항하사 부처님 나라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는데 사바라고 하며, 그곳 부처님은 석가모니라고 한다. 지금 현재 오탁악세에서 작은 법을 좋아하는 중생을 위하여 올바른 가르침을 설하고 계시었다. 그곳에 유마힐이라고 하는 보살이 있어서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물러서 많은 보살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펴고 있는데, 화보살을 보내어 내 이름을 찬양하고 또 이 불국토를 찬탄하며, 그 나라의 보살들에게 더 많은 공덕을 쌓게 하고자 한 것이다.”

 

彼菩薩言 其人何如乃作是化 德力無畏神足若斯 佛言 甚大 一切十方皆遣化往施作佛事饒益衆生

그 중향국의 보살들이 말했다. “그 사람은 어떻게 이 화보살을 만들었습니까? 또 그의 덕의 힘이나 무외와 신통력이 어떻게 이 같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힘이 대단하다. 시방의 모든 곳에 화보살을 보내어 그곳에 가서 불사를 베풀고 널리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於是香積如來 以衆香缽盛滿香飯與化菩薩 時彼九百萬菩薩俱發聲言 我欲詣娑婆世界供養釋迦牟尼佛 幷欲見維摩詰等諸菩薩衆 佛言可往 攝汝身香 無令彼諸衆生起惑著心 又當捨汝本形 勿使彼國求菩薩者而自鄙恥 又汝於彼莫懷輕賤而作礙想 所以者何 十方國土皆如虛空 又諸佛爲欲化諸樂小法者 不盡現其淸淨土耳

그 때에 향적여래는 많은 향기로운 발우에 향기가 그윽한 음식을 가득 담아 화보살에게 주었다. 그러자 이 나라의 9백만 보살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하였다. “우리들도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또 유마힐을 비롯한 수많은 보살들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도록 하라. 그러나 그대들의 몸에서 향기를 거두어들여라. 그 나라의 중생들이 향기를 맡고서 미혹하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해서는 안 된다. 또 그대들은 이곳의 본래 모습을 버려야 한다. 그 나라의 아직 보살이 되지 못한 중생들에게 스스로 부끄러움이나 비굴함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또 그대들이 그곳의 중생들을 업신여기거나 천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거나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그것은 시방의 국토는 모두 허공과 같기 때문이고, 또 제불이 작은 법을 좋아하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저마다 청정한 불국토를 나타내 보이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다.”

 

時化菩薩旣受缽飯 與彼九百萬菩薩俱 承佛威神及維摩詰力 於彼世界忽然不現 須臾之間至維摩詰舍

그리하여 화보살은 발우에 음식을 받아서 그 나라의 9백만 보살들과 함께 향적부처님의 위신력과 유마힐의 힘을 입고서 순식간에 중향국에서 모습을 감추고 순식간에 유마힐의 집에 다다랐다.

 

時維摩詰 卽化作九百萬師子之座嚴好如前 諸菩薩皆坐其上 是化菩薩以滿缽香飯與維摩詰 飯香普熏毘耶離城及三千大千世界 時毘耶離婆羅門居士等 聞是香氣身意快然歎未曾有

그 때에 유마힐이 곧바로 9백만의 사자좌를 만들었는데, 모두 장엄된 훌륭한 것이었다. 모든 보살들이 모두 그 위에 앉자 화보살이 발우에 가득 찬 향기로운 음식을 유마힐에게 바치니, 향기로운 음식의 냄새가 널리 비야리성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찼다. 그 때 비야리의 바라문과 거사들은 이 향기를 맡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져서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일이라 감탄하였다.

 

於是長者主月蓋 從八萬四千人來入維摩詰舍 見其室中菩薩甚多諸師子座高廣嚴好 皆大歡喜禮衆菩薩及大弟子 卻住一面 諸地神虛空神及欲色界諸天 聞此香氣亦皆來入維摩詰舍

그 때에 장자의 우두머리인 월개가 8만 4천의 사람들을 이끌고 유마힐의 집에 와서, 그 방안에 수많은 보살들이 있고, 그들이 앉은 사자좌가 높고도 넓으며 훌륭히 장엄된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고 많은 보살들과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예배하고서 방의 한쪽에 물러앉았다. 많은 지신, 허공신 그리고 욕계, 색계의 모든 천신들도 이 향기를 맡고 모두 유마힐의 집으로 찾아왔다.

 

時維摩詰語舍利弗等諸大聲聞 仁者可食如來甘露味飯大悲所熏無以限意食之使不消也

그 때 유마힐이 사리불 등 여러 대성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향적여래의 감로맛의 밥을 드십시오. 이것은 부처님의 대자비의 향기가 어려 있으니 나쁜 생각으로 이것을 먹어 소화가 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有異聲聞念 是飯少而此大衆人人當食 化菩薩曰 勿以聲聞小德小智稱量如來無量福慧 四海有竭此飯無盡 使一切人食揣若須彌乃至一劫猶不能盡 所以者何 無盡戒定智慧解脫解脫知見功德具足者 所食之餘 終不可盡

그 때 대중 가운데 못된 생각을 가진 성문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음식은 양이 매우 적은데 이 많은 대중 낱낱이 어떻게 다 먹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자 화보살이 말하였다. “성문의 아주 적은 복덕과 지혜로써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복덕과 지혜를 재려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4해가 마르는 일은 있어도 이 밥이 다하는 일은 없으니, 모든 사람들을 다 먹이기에 충분합니다. 수미산과 같이 많으니, 그것을 1겁 동안 모든 사람에게 먹인다 해도 오히려 다함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다함이 없는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지견의 공덕을 몸에 갖춘 분이 잡수시고 남긴 것이므로 끝내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

 

於是缽飯悉飽衆會猶故不[歹*斯] 其諸菩薩聲聞天人食此飯者 身安快樂 譬如一切樂莊嚴國諸菩薩也 又諸毛孔皆出妙香 亦如衆香國土諸樹之香

그리하여 발우의 밥을 모인 대중들에게 배불리 먹도록 한 후에도 발우의 밥은 전과 같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 이 음식을 먹은 보살과 성문과 천인들은 몸이 쾌적하고 안락하기가 마치 온갖 즐거움으로 장엄된 나라의 보살들과 같았고, 또 털구멍에서 오묘한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이 중향국의 모든 나무에서 나는 향기와 같았다.

 

爾時維摩詰問衆香菩薩 香積如來以何說法 彼菩薩曰 我土如來無文字說 但以衆香令諸天人得入律行 菩薩各各坐香樹下聞斯妙香 卽獲一切德藏三昧 得是三昧者 菩薩所有功德皆悉具足

그 때 유마힐이 중향국의 보살들에게 물었다. “향적여래는 어떻게 가르침을 설하십니까?”

그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 나라의 부처님은 문자로 설법하지 않으시고, 오직 온갖 향기로써 많은 천인들과 인간들에게 계율을 지키도록 이끄십니다. 보살들은 저마다 향기로운 나무 밑에 앉아서 그 오묘한 향기를 맡기만 하면 곧 일체덕장삼매를 얻습니다. 이 삼매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보살이 갖추어야 할 공덕을 모두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彼諸菩薩問維摩詰 今世尊釋迦牟尼以何說法

그리고 그 보살들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지금 세존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어떻게 가르침을 설하십니까?”

 

維摩詰言 此土衆生剛强難化故 佛爲說剛强之語以調伏之 言是地獄是畜生是餓鬼 是諸難處 是愚人生處 是身邪行是身邪行報 是口邪行是口邪行報 是意邪行是意邪行報 是殺生是殺生報 是不與取是不與取報

유마힐이 말하였다. “이 세계의 중생은 거칠고 완강해서 교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강력한 어조로 설하여 중생의 마음을 다스리십니다.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것은 지옥이며, 이것은 축생이며, 이것은 아귀이며, 이것은 불도를 수행하는 장애이며,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다. 이것은 몸이 행하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몸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이것은 입이 짓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입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이것은 마음이 짓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마음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이것이 산 목숨을 죽이는 것이며, 이것이 산 목숨을 죽인 과보이다. 이것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이고, 이것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진 과보이다.

 

是邪婬是邪婬報 是妄語是妄語報 是兩舌是兩舌報 是惡口是惡口報 是無義語是無義語報 是貪嫉是貪嫉報 是瞋惱是瞋惱報 是邪見是邪見報 是慳吝是慳吝報 是毁戒是毁戒報 是瞋恚是瞋恚報

이것이 사음이며, 이것이 사음의 과보이다. 이것이 거짓말이며, 이것이 거짓말을 한 과보이다. 이것이 이간질하는 말이며, 이것이 이간질하는 말의 과보이다. 이것이 나쁜 말이며, 이것이 나쁜 말을 한 과보이다. 이것이 의미 없는 말이며, 이것이 의미 없이 한 말의 과보이다. 이것이 질투이며, 이것이 질투의 과보이다. 이것이 성내는 것이며, 이것이 성낸 과보이다. 이것이 삿된 생각이며, 이것이 삿된 생각의 과보이다. 이것이 인색한 것이고, 이것이 인색한 짓의 과보이다. 이것이 계를 깨뜨리는 일이며, 이것이 계를 깨뜨린 과보이다. 이것이 성내는 것이고, 이것이 성낸 과보이다.

 

是懈怠是懈怠報 是亂意是亂意報 是愚癡是愚癡報 是結戒是持戒是犯戒 是應作是不應作 是障礙是不障礙 是得罪是離罪 是淨是垢 是有漏是無漏

이것이 게으른 것이고, 이것이 게으름의 과보이다. 이것이 마음이 어지러운 것이고, 이것이 마음이 어지러운 과보이다. 이것이 어리석음이며, 이것이 어리석은 과보이다. 이것이 계를 맺는 것이며, 이것이 계를 지키는 것이고, 이것이 계를 범하는 것이다. 이것이 해야 될 일이고, 이것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것이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이며, 이것이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죄가 되고, 이것이 죄를 떠나는 것이다. 이것이 깨끗한 것이며, 이것이 더러운 것이다. 이것이 번뇌이며, 이것이 번뇌가 없는 것이다.

 

是邪道是正道 是有爲是無爲 是世間是涅槃 以難化之人心如猿猴故 以若干種法制御其心乃可調伏 譬如象馬[怡-台+龍]悷不調加諸楚毒乃至徹骨然後調伏 如是剛强難化衆生故 以一切苦切之言乃可入律

이것이 삿된 길이고, 이것이 바른 길이다. 이것이 인연의 화합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이 인연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세간이며, 이것이 열반이다.’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의 마음은 원숭이와 같으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마음을 다스려야 조복할 수가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코끼리나 말처럼 사납고 성질이 나빠 다스려지지 않을 때에는, 여러 가지로 고통을 주거나, 마침내는 고통이 뼛속까지 사무쳐야 다스려지는 것과 같이, 마음이 거칠고 완강해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들이기 때문에 갖가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쓰라린 말을 해서야 비로소 계율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彼諸菩薩聞說是已 皆曰未曾有也 如世尊釋迦牟尼佛 隱其無量自在之力 乃以貧所樂法度脫衆生 斯諸菩薩亦能勞謙 以無量大悲生是佛土

그 중향국의 보살들은 이 같은 말씀을 듣고 나서 모두가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는 일이라 하며 말했다. “세존이신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으신 분도 한량이 없고 자유자재한 힘을 지니고서도 그 힘을 감추고 계셔서, 저 빈천하며 하잘것없는 법만 좋아하는 중생들이 원하는 것에 따라 제도하고 해탈케 하시는 것과 같이, 이 나라의 수많은 보살들도 겸손할 줄 알아서 한량없는 광대한 자비로써 이 사바세계의 부처님 나라에 태어난 것이군요.”

 

維摩詰言 此土菩薩於諸衆生大悲堅固 誠如所言 然其一世饒益衆生 多於彼國百千劫行 所以者何 此娑婆世界有十事善法 諸餘淨土之所無有 何等爲十 以布施攝貧窮 以淨戒攝毁禁 以忍辱攝瞋恚 以精進攝懈怠 以禪定攝亂意 以智慧攝愚癡 說除難法度八難者 以大乘法度樂小乘者 以諸善根濟無德者 常以四攝成就衆生 是爲十

유마힐이 말하였다. “이 땅의 보살들은 모든 중생들에 대한 대비는 견고하여 참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한평생을 통해 중생들에게 이익되게 베푸는 것은 당신네 나라에서 백천 겁에 걸쳐 베푸는 것보다 많습니다.

왜냐 하면 이 사바세계에는 열 가지 착한 일이 있지만, 다른 정토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보시로써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며, 청정한 계율로 계를 깨뜨린 사람을 이끌고, 인욕으로 성내는 사람을 진정하게 하며, 정진으로 게으른 사람을 이끌며, 선정으로 마음이 산란한 사람을 이끌며, 지혜로써 어리석은 사람을 이끌고, 불도의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을 없애는 방법을 가르쳐 8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고, 대승법으로써 소승을 즐겨 함에 빠져 있는 중생을 제도하고, 온갖 선근으로써 복덕이 없는 사람들을 구해 주고, 4섭으로써 중생들을 성취하게 하는, 이것을 열 가지라고 합니다.”

 

彼菩薩曰 菩薩成就幾法 於此世界行無瘡疣生于淨土

그 중향국의 보살들이 물었다. “보살은 어느 정도의 수행을 성취하면 이 사바세계에서 행에 흠이 없이 정토에 태어날 수가 있습니까?”

 

維摩詰言 菩薩成就八法 於此世界行無瘡疣生于淨土 何等爲八 饒益衆生而不望報 代一切衆生受諸苦惱 所作功德盡以施之 等心衆生謙下無礙 於諸菩薩視之如佛 所未聞經聞之不疑 不與聲聞而相違背 不嫉彼供不高己利 而於其中調伏其心 常省己過不訟彼短 恒以一心求諸功德 是爲八法

유마힐이 말하였다.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게 되면 이 사바세계에서 행에 흠이 없고 정토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중생에게 이익을 주어도 그 보답을 바라지 않고, 모든 중생을 대신하여 온갖 괴로움을 받고, 지은 공덕은 낱낱이 남에게 베풀어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을 가져 겸허하고 걸림이 없으며, 많은 보살에게는 부처님을 대하듯 하고, 아직 들은 적이 없는 새로운 경전을 들어도 이를 의심하지 않고, 성문과도 등 돌리지 않으며, 남이 받는 공양을 받아도 시기하지 않고 자기가 얻은 이득을 뽐내지 않으며, 더욱 그러한 가운데 자기의 마음을 조복하여 항상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남의 단점을 꼽아 내지 않으며,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온갖 공덕을 구합니다. 이것이 여덟 가지입니다.”

 

維摩詰文殊師利 於大衆中說是法時 百千天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十千菩薩得無生法忍

유마힐과 문수사리가 수많은 대중들 가운데서 이같이 가르침을 설했을 때, 백천의 천인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고, 십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1. 維摩詰所說經 菩薩行品

 

是時佛說法於菴羅樹園 其地忽然廣博嚴事 一切衆會皆作金色 阿難白佛言 世尊 以何因緣有此瑞應 是處忽然廣博嚴事 一切衆會皆作金色

그 때 부처님께서는 암라수원에서 가르침을 설하고 계셨다. 갑자기 그 주변의 땅이 넓어지고 장엄되어서 그곳에 모인 모든 대중은 황금빛으로 빛났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같이 상서로운 일이 나타났습니까? 갑자기 이곳이 넓어지고 장엄되어서 모여 있는 대중 모두가 황금빛으로 빛나게 되었습니다.”

 

佛告阿難 是維摩詰文殊師利 與諸大衆恭敬圍繞 發意欲來故先爲此瑞應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유마힐과 문수사리가 수많은 대중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둘러싸여 있는데, 이곳을 찾아오고 싶은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먼저 이 같은 상서로운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於是維摩詰語文殊師利 可共見佛與諸菩薩禮事供養 文殊師利言 善哉行矣 今正是時

그 때 유마힐은 문수사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함께 부처님을 만나 뵈옵고 여러 보살들과 함께 예배하고 공양올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좋습니다. 갑시다. 지금이 알맞은 때입니다.”

 

維摩詰卽以神力 持諸大衆幷師子座置於右掌 往詣佛所到已著地 稽首佛足右遶七匝 一心合掌在一面立 其諸菩薩卽皆避座稽首佛足 亦繞七匝於一面立 諸大弟子釋梵四天王等 亦皆避座稽首佛足在一面立 於是世尊如法慰問諸菩薩已各令復坐 卽皆受敎衆坐已定

유마힐은 곧 신통력을 발휘하여 모든 대중과 사자좌를 오른쪽 손바닥에 올려놓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자 사자좌를 땅에 내려놓고,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 일심으로 합장한 다음 한쪽으로 물러섰다. 수많은 보살들도 곧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마찬가지로 일곱 번을 돈 다음 한쪽에 섰다.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과 제석천, 범천, 사천왕 등도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법답게 여러 보살들에게 안부하시고 저마다 자리에 돌아가 앉도록 하시니, 모두 다 분부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佛語舍利弗 汝見菩薩大士自在神力之所爲乎 唯然已見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보살마하살의 자유자재한 신통력이 미치는 것을 보았는가?”

“네, 그렇습니다. 확실이 보았습니다.”

 

於汝意云何 世尊 我睹其爲不可思議 非意所圖非度所測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세존이시여, 저는 그분이 불가사의한 일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혀 마음속으로 예측한 것도 아니었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도 없었습니다.”

 

爾時阿難白佛言 世尊 今所聞香自昔未有 是爲何香 佛告阿難 是彼菩薩毛孔之香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풍기는 향기는 예전에 맡아 보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은 무슨 향기입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저 중향국 보살들의 털구멍에서 나는 향기이다.”

 

於是舍利弗語阿難言 我等毛孔亦出是香

그 때에 사리불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의 털구멍에서도 이 향기가 풍기고 있소.”

 

阿難言 此所從來 曰 是長者維摩詰 從衆香國取佛餘飯於舍食者 一切毛孔皆香若此

아난이 말하였다. “이 향기는 어디서 온 것입니까?”

“이것은 장자 유마힐이 중향국에서 그 나라 부처님께서 잡수시고 남은 음식을 가져와서, 유마힐의 집에서 그것을 먹은 사람의 모든 털구멍에서 이 같은 향기를 풍기는 것이오.”

 

阿難問維摩詰 是香氣住當久如 維摩詰言 至此飯消

아난은 유마힐에게 물었다. “이 향기는 얼마나 오랫동안 납니까?”

유마힐이 답하였다. “이 음식이 소화되기까지 갑니다.”

 

曰 此飯久如當消 曰 此飯勢力至于七日然後乃消 又阿難 若聲聞人未入正位食此飯者 得入正位然後乃消 已入正位食此飯者 得心解脫然後乃消 若未發大乘意食此飯者 至發意乃消 已發意食此飯者 得無生忍然後乃消 已得無生忍食此飯者 至一生補處然後乃消 譬如有藥名曰上味其有服者身諸毒滅然後乃消 此飯如是滅除一切諸煩惱毒然後乃消

아난이 말하였다. “이 음식은 얼마나 있으면 소화됩니까?”

유마힐이 답하였다. “이 음식의 기운은 7일까지 가고, 그 후에 소화되게 되어 있소. 또 아난이여, 만약 성문인으로서 아직 정위에 이르지 못했을 때 이 음식을 먹으면 정위에 이른 다음에야 소화되고, 이미 정위에 이른 사람이 이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다음에야 소화가 되지요. 또 만약 아직 대승의 뜻을 일으키지 않았을 때 이 음식을 먹은 사람은 그 뜻을 일으킨 다음에야 소화가 되고, 이미 대승의 뜻을 일으킨 다음에 이 음식을 먹은 사람은 무생법인을 얻은 다음에야 소화되고, 이미 무생법인을 얻은 다음에 이 음식을 먹은 사람은 일생보처가 된 다음에야 소화가 됩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상미라고 부르는 약이 있는데, 이것을 복용한 사람은 몸 안의 모든 독이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야 약 기운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음식도 이와 같아서 일체의 모든 번뇌의 독이 완전히 없어진 다음에야 비로소 소화가 됩니다.”

 

阿難白佛言 未曾有也 世尊 如此香飯能作佛事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참으로 미증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같이 향기로운 음식이 불사를 이룩할 수 있다니요?”

 

佛言 如是如是 阿難 或有佛土以佛光明而作佛事 有以諸菩薩而作佛事 有以佛所化人而作佛事 有以菩提樹而作佛事 有以佛衣服臥具而作佛事 有以飯食而作佛事 有以園林臺觀而作佛事 有以三十二相八十隨形好而作佛事 有以佛身而作佛事 有以虛空而作佛事 衆生應以此緣得入律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와 같으니라. 아난이여, 어떤 불국토에서는 부처님의 광명으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여러 보살들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부처님께서 만드신 화인으로써 불사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보리수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부처님의 옷과 침구로써 불사를 이룩하며, 어떤 곳에서는 음식으로써 불사를 이루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동산과 숲과 높은 누각으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32상과 80수형호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부처님의 몸으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허공으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하며, 중생이 마땅히 이러한 인연으로써 계율이 바른 수행에 들 수가 있느니라.

 

有以夢幻影響鏡中像水中月熱時炎如是等喩而作佛事 有以音聲語言文字而作佛事 或有淸淨佛土寂寞無言無說無示無識無作無爲而作佛事 如是阿難 諸佛威儀進止 諸所施爲無非佛事

또 어떤 곳에서는 꿈ㆍ환상ㆍ그림자ㆍ메아리ㆍ거울 속의 그림자ㆍ물 속에 비친 달ㆍ더울 때의 아지랑이 등 이 같은 비유로써도 불사를 이룩하며, 어떤 경우는 음성ㆍ언어ㆍ문자로써도 불사를 이룩하며, 어떤 경우에는 청정한 부처님 나라가 적막하여 말이 없으며, 설함도 없고, 보여지지도 않고, 식별됨도 없고, 무작ㆍ무위로써 불사를 이룩하기도 한다. 아난이여, 이같이 제불의 위의와 행동거지와 그 밖에 모든 베푸는 일들이 불사 아님이 없느니라.

 

阿難 有此四魔八萬四千諸煩惱門 而諸衆生爲之疲勞 諸佛卽以此法而作佛事 是名入一切諸佛法門 菩薩入此門者 若見一切淨好佛土 不以爲喜不貪不高 若見一切不淨佛土 不以爲憂不礙不沒 但於諸佛生淸淨心 歡喜恭敬未曾有也 諸佛如來功德平等 爲化衆生故 而現佛土不同

아난이여, 이 세상에는 네 가지 마군과 그로부터 생긴 8만 4천의 번뇌문이 있어서 중생은 이들로부터 괴로움을 받고 있으나 제불은 이 번뇌를 통한 법으로써 불사를 하고 있느니라. 이같이 교화하는 것을 모든 부처님의 법문에 든다고 한다. 보살로서 이 법문에 들어가는 자는 아무리 청정하고 아름다운 부처님 나라를 본다 하더라도 기뻐하는 일이 없고, 탐내지도 뽐내지도 않으며, 또 아무리 더러운 부처님의 나라를 보아도 슬퍼하는 일이 없으며, 마음에 걸려 하지도 않고 침울해 하지도 않는다. 오직 모든 부처님에 대하여 청정한 마음을 일으키고 기뻐하고 공경하며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여길 뿐이다. 제불여래는 공덕이 평등하지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부처님의 나라가 차별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신다.

 

阿難 汝見諸佛國土 地有若干而虛空無若干也 如是見諸佛色身有若干耳其無礙慧無若干也 阿難 諸佛色身威相種性 戒定智慧解脫解脫知見 力無所畏不共之法 大慈大悲威儀所行 及其壽命說法敎化 成就衆生淨佛國土 具諸佛法 悉皆同等 是故名爲三藐三佛陀 名爲多陀阿伽度 名爲佛陀

아난이여, 그대가 제불의 국토를 보니 땅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허공은 약간의 차이도 없지 않는가. 이와 같이 제불의 몸을 보니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제불의 그 어디에도 걸림없는 지혜에는 차이가 없지 않는가. 아난이여, 제불의 몸, 위엄 있는 모습, 마음의 성품과 계ㆍ정ㆍ혜ㆍ해탈ㆍ해탈지견 등 다섯 가지 공덕과 10력ㆍ4무소외ㆍ18불공법과 대자ㆍ대비ㆍ위의가 바른 행위, 그 밖에 수명, 교화, 중생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고, 부처님의 나라를 청정하게 하며, 다른 부처님의 가르침도 몸에 지니는 것, 그것은 모든 부처님께 한결같이 갖추어져 있다. 그러므로 삼먁삼불타라고 부르기도 하며, 여래라고 부르기도 하며, 불타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阿難 若我廣說此三句義 汝以劫壽不能盡受 正使三千大千世界滿中衆生 皆如阿難多聞第一得念總持 此諸人等以劫之壽亦不能受 如是阿難 諸佛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有限量 智慧辯才不可思議

아난이여, 만약 내가 이 3구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네가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들어도 다 들을 수가 없다. 비유하자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중생이 모두 아난과 같이 다문제일이고,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는 총지의 힘을 가진다 하여도, 이 모든 사람들 또한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들어도 또한 전부를 들을 수는 없다. 아난이여, 이같이 제불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헤아릴 수 없이 무한하고, 지혜와 변재는 불가사의한 것이니라.”

 

阿難白佛言 我從今已往不敢自謂以爲多聞 佛告阿難 勿起退意 所以者何 我說汝於聲聞中爲最多聞 非謂菩薩 且止阿難 其有智者不應限度諸菩薩也 一切海淵尙可測量 菩薩禪定智慧總持辯才一切功德不可量也 阿難 汝等捨置菩薩所行 是維摩詰一時所現神通之力 一切聲聞辟支佛 於百千劫盡力變化所不能作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지금부터 감히 제 스스로 다문제일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였다. “그런 물러서는 마음을 먹지 말아라. 왜냐 하면 내가 그대를 성문들 가운데 다문제일이라고 말한 것이지, 보살들 가운데에서도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라. 아난이여, 보통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도 모든 보살을 헤아릴 수는 없다. 모든 바다의 깊이는 설령 어디고 측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보살의 선정과 지혜ㆍ총지ㆍ변재 등 일체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아난이여, 그대들은 보살의 영역에 속하는 행위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유마힐이 한순간 보여준 신통력은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백천 겁 동안 온 힘을 다해 변화해 보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爾時衆香世界菩薩來者 合掌白佛言 世尊 我等初見此土生下劣想 今自悔責捨離是心 所以者何 諸佛方便不可思議 爲度衆生故 隨其所應現佛國異 唯然世尊 願賜少法還於彼土當念如來

그 때 중향국에서 온 보살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 사바세계를 처음 보았을 때 보잘것없고 비천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스로 뉘우치고 그러한 생각을 버렸습니다. 왜냐 하면, 제불의 훌륭한 방편은 불가사의한 것으로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그 필요에 따라 온갖 불국토를 나타내는 데 차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적은 가르침이라도 베풀어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본국에 돌아가 마땅히 여래를 늘 기억할 것입니다.”

 

佛告諸菩薩 有盡無盡解脫法門 汝等當學 何謂爲盡 謂有爲法 何謂無盡 謂無爲法 如菩薩者 不盡有爲不住無爲

부처님께서 제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다함이 있고, 다함이 없는 해탈법문이 있으니, 그대들은 이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무엇을 다함이 있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유위법을 말하는 것이고, 무엇이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무위법을 말하는 것이다. 보살은 유위법도 버려서는 안 되지만, 무위법에도 머물러서는 안 된다.

 

何謂不盡有爲 謂不離大慈不捨大悲 深發一切智心而不忽忘 敎化衆生終不厭惓 於四攝法常念順行 護持正法不惜軀命 種諸善根無有疲厭 志常安住方便迴向 求法不懈說法無吝 勤供諸佛故 入生死而無所畏 於諸榮辱心無憂喜 不輕未學 敬學如佛 墮煩惱者令發正念 於遠離樂不以爲貴 不著己樂慶於彼樂 在諸禪定如地獄想

유위법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은, 대자를 떠나지 않고, 대비를 버리지 않으며, 깊이 일체지를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켜 한순간도 잊지 않으며, 중생을 교화하는 일에 싫증을 내거나 피곤해 하지 않고, 늘 4섭법을 항상 지니고 그에 따라 행하는 것이며, 또 정법을 굳게 지키고 신명까지도 아끼지 않으며, 온갖 선근을 심되 피곤해 하거나 싫증내지 않으며, 마음은 항상 중생을 교화하는 방편과 공덕을 남에게 돌려서 베푸는 데 머무르며, 법을 구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진실을 설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으며, 부지런히 제불께 공양을 올리며, 일부러 생사윤회에 들어가되 두려움을 갖는 일이 없으며, 온갖 영욕을 당해도 근심하거나 기뻐하지 않으며, 아직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 하여 업신여기지 않고, 배운 사람을 부처님처럼 존경하며, 번뇌에 떨어진 사람에게는 바른 생각을 일으키게 하며, 세간을 멀리 떠나는 즐거움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으며, 자신의 즐거움만을 집착하지 않고 남의 즐거움을 기뻐하며, 갖가지 선정에 머물러 있는 것을 지옥과 같이 생각한다.

 

於生死中如園觀想 見來求者爲善師想 捨諸所有具一切智想見毁戒人起救護想 諸波羅蜜爲父母想 道品之法爲眷屬想 發行善根無有齊限 以諸淨國嚴飾之事成己佛土行無限施具足相好 除一切惡淨身口意 生死無數劫意而有勇 聞佛無量德志而不倦 以智慧劍破煩惱賊出陰界入 荷負衆生永使解脫 以大精進摧伏魔軍

생사윤회에 있는 것을 정원을 관상하듯 즐겨 하고, 가르침을 구하여 찾아온 사람을 보고는 훌륭한 스승으로 생각하며, 또 온갖 자기 것은 모두 보시하는 것을 일체 지혜를 구족한다 생각하며, 계율을 깨뜨리는 사람을 보면 구하여 보호해 주고 싶어 하며, 모든 바라밀을 부모라고 생각하며, 37도품을 권속이라 생각하며, 선근을 일으켜 행하되 제한이 있게 하지 않으며, 온갖 정토의 훌륭하게 장식된 것을 가져다가 자신의 불국토를 세우고, 한없는 보시로써 상호를 갖추고, 모든 악을 없애고 신ㆍ구ㆍ의 3업을 청정하게 하며, 생사윤회를 무수겁 동안 한다 해도 마음속에는 굳은 용기를 지니고, 부처님께 무량한 공덕이 갖추어져 있음을 듣고서 스스로 그 뜻은 지치는 일이 없으며, 또 지혜의 칼로써 번뇌의 도적을 물리치고, 5온ㆍ18계ㆍ12입처에서 벗어나 중생을 업고 나와 영원히 해탈시키고, 대정진으로 마군의 군대를 물리쳐 항복시킨다.

 

常求無念實相智慧行 於世間法少欲知足 於出世間求之無厭 而不捨世間法不壞威儀法而能隨俗 起神通慧引導衆生 得念總持所聞不忘 善別諸根斷衆生疑 以樂說辯演法無礙 淨十善道受天人福 修四無量開梵天道 勸請說法隨喜讚善 得佛音聲身口意善 得佛威儀深修善法所行轉勝 以大乘敎成菩薩僧 心無放逸不失衆善 行如此法 是名菩薩不盡有爲

항상 무념으로 진실한 모습의 지혜를 구하며, 세간법을 행하는 데 있어서 조금만 욕심내고 만족할 줄 알고, 출세간을 구함에도 싫증내지 않지만 세간법을 버리지 않으며, 위의법을 무너뜨리지 않지만 세속을 따라 행할 줄 알며, 신통력과 지혜를 일으켜 중생을 인도하고, 총지를 염해 들은 가르침을 잊지 않으며, 중생의 근기를 판별하여 중생의 의심을 끊어 버리고, 명료하게 바른 이치를 설하며 걸림이 없다. 10선도를 청정하게 닦아서 천상과 인간의 복덕을 받고, 4무량을 닦아 범천의 길을 열고, 부처님께 가르침을 설하여 주시도록 권청하여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며 찬탄하고, 부처님의 음성과 신ㆍ구ㆍ의 3업의 선을 얻고, 부처님의 위의를 얻어 선한 법을 깊이 닦고, 하는 일이 더욱더 뛰어나서 대승의 가르침으로 보살의 승가를 이룩하고, 마음에 방일함이 없어서 모든 선을 잃지 않는 이 같은 법을 보살의 다하지 않는 유위법이라고 하느니라.

 

何謂菩薩不住無爲 謂修學空不以空爲證 修學無相無作 不以無相無作爲證 修學無起不以無起爲證 觀於無常而不厭善本 觀世間苦而不惡生死 觀於無我而誨人不倦 觀於寂滅而不永滅 觀於遠離而身心修善 觀無所歸而歸趣善法 觀於無生而以生法荷負一切 觀於無漏而不斷諸漏 觀無所行而以行法敎化衆生 觀於空無而不捨大悲

무엇을 보살이 무위법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공을 수행하지만 공으로써 깨달음을 삼지 않으며, 차별이 없고, 무작을 수행하지만, 무상과 무작으로써 깨달음을 삼지 않으며, 모든 것은 인연이 없으면 생하지 않음을 수행하지만, 인연이 없으면 생하지 않음으로써 깨달음을 삼지 않는다. 또 무상을 보면서도 그렇다고 선의 근본을 싫어하지 않으며, 세간의 괴로움을 관하면서도 생사를 미워하지 않으며, 무아를 관하지만 사람들을 교화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으며, 깨달음의 경계를 관하지만 영원히 깨달음의 경계에 머물지 않고, 염리를 관하면서도 몸과 마음으로 선을 닦고, 돌아갈 곳이 없음을 관하면서도 선법으로 나아가 돌아가 의지하고, 생하는 것이 아님을 관하면서도 생멸하는 법으로써 모든 것을 짐지며, 번뇌가 없는 경계를 관하면서도 온갖 번뇌를 끊어 버리지 않으며, 행해야 할 것이 없음을 관하면서도 행법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며, 공이며 무라고 관하면서도 대비를 버리지 않는다.

觀正法位而不隨小乘 觀諸法虛妄無牢無人無主無相 本願未滿而不虛福德禪定智慧 修如此法 是名菩薩不住無爲 又具福德故不住無爲 具智慧故不盡有爲 大慈悲故不住無爲 滿本願故不盡有爲 集法藥故不住無爲 隨授藥故不盡有爲 知衆生病故不住無爲 滅衆生病故不盡有爲 諸正士菩薩以修此法 不盡有爲不住無爲 是名盡無盡解脫法門 汝等當學

깨달음의 경계를 관하면서도 소승을 따르지 않으며, 제법은 허망하고 견고함도 없으며, 실제로는 인도, 실체로서의 주체도, 그 모습도 없음을 관하고, 본원이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았지만 복덕과 선정과 지혜가 텅 비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법을 닦는 것을 보살이 무위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또 보살은 복덕을 갖추었기 때문에 무위법에도 머무르지 않고, 지혜를 갖춤으로 하염 있음을 다하지 아니하며, 대자비가 있기 때문에 무위법에도 머무르지 않고, 본원을 이루었기 때문에 유위법을 버리지 않는다. 진리의 약을 얻기 위해서 유위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서 진리의 약을 쓰기 위하여 유위법을 버리지 않으며, 중생의 병을 알기 때문에 무위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중생의 병을 없애기 위해서 유위법을 버리지 않으며, 모든 보살들은 이 같은 법을 닦음으로써 유위법을 버리지 않고 무위법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이것을 다함이 있고, 다함이 없는 해탈의 법문이라고 이름한다. 그대들은 이를 배워야만 할 것이다.”

 

爾時彼諸菩薩聞說是法皆大歡喜 以衆妙華若干種色若干種香 散遍三千大千世界 供養於佛及此經法幷諸菩薩已 稽首佛足歎未曾有言 釋迦牟尼佛 乃能於此善行方便 言已忽然不現還到彼國

그 때 저 중향국의 보살들은 이 가르침을 듣고서 모두 다 크게 기뻐하여 온갖 아름다운 꽃 속에서, 갖가지 색깔과 향기가 풍기는 꽃으로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흩뿌리고, 부처님과 이 경의 법과 아울러 여러 보살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나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였다. “석가모니부처님이야말로 이렇게 훌륭한 방편을 행하실 수 있을 뿐입니다.”

  1. 維摩詰所說經 見阿閦佛品

 

爾時世尊問維摩詰 汝欲見如來 爲以何等觀如來乎

그 때 부처님께서 유마힐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여래를 만나고자 하는데 어떻게 여래를 보는가?”

 

維摩詰言 如自觀身實相 觀佛亦然 我觀如來 前際不來後際不去今則不住 不觀色不觀色如 不觀色性 不觀受想行識 不觀識如 不觀識性 非四大起 同於虛空 六入無積 眼耳鼻舌身心已過不在三界 三垢已離順三脫門 具足三明與無明等 不一相不異相 不自相不他相 非無相非取相 不此岸不彼岸不中流 而化衆生 觀於寂滅亦不永滅 不此不彼 不以此不以彼 不可以智知 不可以識識 無晦無明無名無相 無强無弱非淨非穢 不在方不離方 非有爲非無爲 無示無說

유마힐은 대답하였다. “제 자신이 이 몸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보듯이 부처님을 보는 경우도 이와 같습니다. 저는 여래를 다음과 같이 봅니다. 여래는 과거로부터 오신 것도 아니고, 미래로 가시는 것도 아니며, 따라서 현재에 머물러 계신 것도 아닙니다. 저는 여래를 색이라고도 보지 않고, 색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이라고도, 색의 자성이라고도 보지 않습니다. 수, 상, 행, 식이라고도 보지 않으며, 식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이라고도, 식의 자성이라고도 보지 않으며, 4대로부터 생긴 것도 아니며, 흡사 허공과 같다고 봅니다. 6입이 쌓인 것도 아니며,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을 이미 초월하였으며, 삼계에 있지도 않고, 세 가지 번뇌에 따르고, 3명을 모두 갖추고서도 무명과 같습니다. 공통된 모습도 아니고, 다양한 다른 모습도 아니며, 자신만의 고유한 모습도 아니고, 타자의 모습도 아니며, 모습이 없는 것도, 모습을 갖는 것도 아니며, 차안에 있는 것도, 피안에 있는 것도,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중생을 교화하고 계십니다. 적멸을 관하면서도 영원히 멸한 것은 아니며, 이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곳에 있는 것도 아니며, 이것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것도 아니고 저것으로 하는 것도 아니며, 지혜로써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식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어둠도 없고 밝음도 없으며,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강함도 없고 약함도 없으며, 깨끗함도 아니고 더러움도 아니며, 어떤 장소에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어떤 장소를 떠나 있는 것도 아니며, 유위도 아니고 무위도 아니며, 보여지는 것도 아니고 설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不施不慳 不戒不犯 不忍不恚 不進不怠 不定不亂 不智不愚 不誠不欺 不來不去 不出不入 一切言語道斷 非福田非不福田 非應供養非不應供養 非取非捨 非有相非無相 同眞際等法性 不可稱不可量 過諸稱量 非大非小 非見非聞非覺非知 離衆結縛 等諸智同衆生 於諸法無分別 一切無失 無濁無惱 無作無起無生無滅 無畏無憂無喜無厭無著 無已有無當有無今有 不可以一切言說分別顯示 世尊 如來身爲若此 作如是觀 以斯觀者名爲正觀 若他觀者名爲邪觀

보시도 아니고 아낌도 아니며, 지계도 아니고 파계도 아니며, 인욕도 아니고 성냄도 아니며, 정진도 아니고 게으름도 아니며, 선정도 아니고 산란함도 아니며, 지혜도 아니고 우둔함도 아니며, 진실함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며, 나가는 것도 아니고 들어오는 것도 아니며, 일체의 말로는 표현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복덕을 낳는 밭도 아니요, 복덕을 낳는 밭 아닌 것도 아니며, 공양을 받을 만한 대상도 아니고 공양을 받지 못할 대상도 아니며, 취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것도 아니며, 형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형상이 없는 것도 아니며, 진제와 동등하며 법성과도 평등합니다. 잴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어서 모든 재고 헤아리는 한량을 넘어서 있으며,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도 아니며,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며, 느낄 수도 알 수도 없으며, 온갖 번뇌를 끓어 버렸으며, 모든 지혜와 평등하고, 중생과 동등하고, 제법에 대하여 분별함이 없으며, 일체에 전혀 잃는 일도 없고, 더럽혀질 일도 없고, 괴로워할 일도 없으며, 지음도, 생기게 하는 일도 없으며, 생하는 일도 없고, 멸하는 일도 없으며, 두려워하는 일도 없고, 근심하는 일도 없으며, 기뻐하는 일도 없고 싫어하는 일도 없으며, 집착함도 없으며, 이전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앞으로 있을 것도 아니고, 지금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떠한 언어로도 분별하여 밝혀 낼 수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몸은 이와 같아서 이같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같이 보는 것을 바른 정관이라고 하며, 만약 이 밖에 다르게 관하면 사관이라고 합니다.”

 

爾時舍利弗問維摩詰 汝於何沒而來生此

그 때 사리불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서 죽어서 이 세계로 와서 태어났습니까?”

 

維摩詰言 汝所得法有沒生乎 舍利弗言 無沒生也

유마힐이 말하였다. “그대가 얻은 법은 죽고 태어나는 것이 있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죽고 태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若諸法無沒生相 云何問言汝於何沒而來生此 於意云何 譬如幻師幻作男女 寧沒生耶 舍利弗言 無沒生也

유마힐이 말하였다. “만약 어떠한 법도 죽어 멸하거나 태어나는 일이 없다면, 그대는 어찌해서 나에게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죽어서 이곳에 태어났느냐?’고 묻습니까? 그대 생각은 어떻습니까? 비유하자면, 요술쟁이가 허깨비의 남자나 여자를 만들었다면, 그것은 어떻게 죽고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죽고 태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汝豈不聞佛說諸法如幻相乎 答曰如是

유마힐이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께서 제법은 허깨비와 같은 모습이라고 설하신 것을 듣지 않았습니까?”

사리불이 답하였다. “그렇습니다.”

 

若一切法如幻相者 云何問言汝於何沒而來生此 舍利弗 沒者爲虛誑法敗壞之相 生者爲虛誑法相續之相 菩薩雖沒不盡善本 雖生不長諸惡

유마힐이 말하였다. “만약 일체법이 환상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어째서 ‘그대는 어느 나라에서 죽어서 여기에 태어났습니까?’고 묻습니까? 사리불이여, 죽는다고 하는 것은 허망한 것이 무너져 망하는 모습이며, 생한다고 하는 것은 그 허망한 것이 계속해서 존속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보살은 비록 죽기는 하지만 선의 근본은 없애지 않으며, 비록 태어나도 온갖 악을 증장하지는 않습니다.”

 

是時佛告舍利弗 有國名妙喜 佛號無動 是維摩詰於彼國沒而來生此 舍利弗言 未曾有也 世尊 是人乃能捨淸淨土 而來樂此多怒害處

그 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묘희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있는데, 부처님의 이름은 무동이다. 이 유마힐은 그 나라에서 죽어서 이곳에 와서 태어난 것이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미증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분이 청정한 나라를 버리고 이같이 성냄과 해가 많은 곳을 즐겨 찾아온 것입니다.”

 

維摩詰語舍利弗 於意云何 日光出時與冥合乎 答曰 不也 日光出時卽無衆冥

유마힐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햇빛이 날 때 어둠과 함께 있습니까?”

사리불이 답하였다. “아닙니다. 햇빛이 날 때는 어떠한 어둠도 없습니다.”

 

維摩詰言 夫日何故行閻浮提 答曰欲以明照爲之除冥

유마힐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태양은 무슨 까닭으로 이 염부제에 뜨는 것인가요?”

사리불이 답하였다. “밝게 비춤으로써 어둠을 없애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維摩詰言 菩薩如是 雖生不淨佛土爲化衆生故不與愚闇而共合也 但滅衆生煩惱闇耳

유마힐은 말하였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비록 부정한 불국토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 세상의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기 때문이지 결코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고, 오직 중생의 번뇌의 어둠을 없앨 뿐입니다.”

 

是時大衆渴仰 欲見妙喜世界無動如來及其菩薩聲聞之衆 佛知一切衆會所念 告維摩詰言 善男子 爲此衆會 現妙喜國無動如來及諸菩薩聲聞之衆 衆皆欲見

그 때 대중들이 마음속으로 묘희국의 무동여래와 보살과 성문들을 보고 싶다고 원하니, 부처님께서는 모인 대중 전부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아시고 유마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대중을 위하여 묘희국의 무동여래와 제보살과 성문들을 나타내 보여 주어라. 대중들 모두가 보고 싶어 하노라.”

 

於是維摩詰心念 吾當不起于座接妙喜國 鐵圍山川溪谷江河 大海泉源須彌諸山 及日月星宿 天龍鬼神梵天等宮 幷諸菩薩聲聞之衆 城邑聚落男女大小 乃至無動如來及菩提樹諸妙蓮華 能於十方作佛事者 三道寶階從閻浮提至忉利天以此寶階諸天來下 悉爲禮敬無動如來聽受經法 閻浮提人 亦登其階 上昇忉利見彼諸天 妙喜世界成就如是無量功德上至阿迦膩吒天 下至水際 以右手斷取如陶家輪 入此世界猶持華鬘示一切衆 作是念已入於三昧現神通力 以其右手斷取妙喜世界置於此土 彼得神通菩薩及聲聞衆幷餘天人 俱發聲言 唯然世尊 誰取我去 願見救護

이 때에 유마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신통력으로 묘희국의 철위산과 시내와 계곡과 강하ㆍ대해ㆍ수원ㆍ수미산과 여러 산들 및 해와 달ㆍ별ㆍ하늘ㆍ용ㆍ귀신ㆍ범천 등의 궁전과 또 수많은 보살들과 성문들, 성읍ㆍ취락과 남녀 노소들, 내지는 무동여래와 보리수, 갖가지 묘련화가 시방에서 불사를 이룩하는 것을 이곳으로 가져와야 되겠다. 보석과 구슬로 장식된 세 갈래의 계단이 염부제로부터 도리천을 향하여 걸려 있고, 이 보배로 장식된 계단으로 제천들이 내려와 모두 무동여래에게 예경하고 그 가르침을 들으며, 염부제의 사람들이 그 계단으로 도리천에 올라가 그곳의 제천들을 만나 묘희국이 이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한 것이 위로는 아가니타천으로부터 아래로는 물가에 이르기까지 하며, 오른손으로 떼어 내기를 마치 도공의 물레를 잡듯이 하고 이 세계에 가져오기를 꽃다발을 손에 든 것처럼 보여 주어야겠다.’ 이같이 생각하고 삼매에 들어 신통력을 부려서 오른손으로 묘희세계를 떼어 내어서 이 땅 위에 놓았다. 그러자 신통력을 얻은 그 나라의 보살들과 성문들과 그 밖의 천인들은 함께 소리내어 말하였다. “아, 세존이시여, 누가 저희들을 데리고 가는 것입니까? 바라옵건대 구하여 주십시오.”

 

無動佛言 非我所爲 是維摩詰神力所作

무동불이 말하였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유마힐이 신통력으로 하는 것이다.”

 

其餘未得神通者 不覺不知己之所往 妙喜世界雖入此土而不增減 於是世界亦不迫隘如本無異

그 밖에 신통력을 얻지 못한 자들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묘희세계가 이 사바세계 안에 들어왔지만 증감하는 일이 없고, 이 세계도 또한 좁아지지도 않고 본래와 같이 조금도 다름없었다.

 

爾時釋迦牟尼佛告諸大衆 汝等且觀妙喜世界無動如來其國嚴飾 菩薩行淨弟子淸白 皆曰 唯然已見

그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묘희세계의 무동여래와 그 나라의 장엄함과 보살들의 청정한 행과 제자들의 청백함을 보았는가?”

모두가 말하였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佛言 若菩薩欲得如是淸淨佛土 當學無動如來所行之道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이같이 청정한 불국토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무동여래가 행한 길을 배워야 할 것이다.”

 

現此妙喜國時 娑婆世界十四那由他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皆願生於妙喜佛土 釋迦牟尼佛卽記之曰 當生彼國

그런데 묘희국이 이곳에 나타났을 때, 이 사바세계의 14나유타의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모두 묘희 불국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하였으므로, 석가모니부처님은 곧 그들에게 수기를 주셨다. “그대들은 반드시 저 나라에 태어나리라.”

 

時妙喜世界於此國土 所應饒益其事訖已 還復本處擧衆皆見

그 때 묘희세계는 이 세계에서 중생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모두 마친 뒤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가니, 모든 대중들은 다 그것을 보았다.

 

佛告舍利弗 汝見此妙喜世界及無動佛不 唯然已見 世尊 願使一切衆生得淸淨土如無動佛 獲神通力如維摩詰 世尊 我等快得善利 得見是人親近供養 其諸衆生若今現在若佛滅後 聞此經者亦得善利 況復聞已信解受持讀誦解說如法修行 若有手得是經典者 便爲已得法寶之藏 若有讀誦解釋其義如說修行 卽爲諸佛之所護念 其有供養如是人者 當知卽爲供養於佛 其有書持此經卷者 當知其室卽有如來 若聞是經能隨喜者 斯人卽爲取一切智 若能信解此經乃至一四句偈爲他說者 當知此人卽是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묘희세계와 무동불을 보았는가?”

사리불이 말씀드렸다. “예,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일체 중생이 청정한 불국토를 얻는 것이 무동불과 같게 하고, 신통력을 얻는 것이 유마힐과 같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기쁘게도 뛰어난 은혜를 얻어 이 같은 분을 가까이 모시고 공양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현재 혹은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다음이라도 이 경전을 듣는 모든 중생들 또한 지금과 똑같은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 하물며 들은 다음에 믿고 이해하며,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해설하고, 법답게 수행하는 사람은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만약 이 경전을 손에 쥔 사람은 이미 법보의 창고를 얻게 되고, 만약 독송하고 그 뜻을 해석하고 설한 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수많은 부처님의 가호를 받게 될 것입니다. 또 이 같은 사람을 공양하는 것은 곧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라고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 경전을 서사하여 지닌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그 방 안에 여래가 있다고 알아야 합니다. 만약 이 경전을 듣고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정 일체지를 얻게 될 것이며, 만약 이 경전을 믿고 이해하여 한 구절의 사구게라도 남에게 설하여 들려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는 수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알아야 할 것입니다.”

 

 

  1. 維摩詰所說經 法供養品

 

爾時釋提桓因於大衆中白佛言 世尊 我雖從佛及文殊師利聞百千經 未曾聞此不可思議自在神通決定實相經典 如我解佛所說義趣 若有衆生聞是經法 信解受持讀誦之者 必得是法不疑 何況如說修行 斯人卽爲閉衆惡趣開諸善門 常爲諸佛之所護念 降伏外學摧滅魔怨 修治菩提安處道場 履踐如來所行之跡 世尊 若有受持讀誦如說修行者 我當與諸眷屬供養給事 所在聚落城邑山林曠野有是經處 我亦與諸眷屬 聽受法故共到其所 其未信者當令生信 其已信者當爲作護

그 때 석제환인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과 문수사리로부터 백천의 경을 들었습니다만, 지금까지 이렇게 불가사의하고 자유자재하며 신통한 결정적 실상의 경전을 들어 본 적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말씀의 뜻과 취지를 제가 이해한 대로 말씀해 드리자면, 만약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의 가르침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며 받아 지니고 독송한다면 반드시 이 법을 얻게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하물며 설하신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이 사람은 온갖 악취를 닫아 버리게 되고, 모든 선문을 열게 될 것이며, 선의 과보로 항상 제불의 보호와 염려를 받을 것이며, 또 이교도를 항복시키고 마군과 원수들을 꺾어서 물리치고 보리를 닦으며, 도량에 편안하게 거처하여 여래께서 수행하신 발자취를 밟아 실천해 갈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설하신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반드시 권속과 함께 공양을 올리고 받들겠습니다. 취락이나 성읍ㆍ숲ㆍ광야, 그 어디이든 이 경전이 있는 곳이면 저와 저의 권속은 이 가르침을 듣고 받아들이기 위하여 그곳에 찾아가고, 아직 믿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믿게 하고, 이미 믿는 사람은 당연히 지키게 하겠습니다.”

 

佛言 善哉善哉 天帝 如汝所說 吾助爾喜 此經廣說過去未來現在諸佛不可思議阿耨多羅三藐三菩提 是故天帝 若善男子善女人 受持讀誦供養是經者卽爲供養去來今佛 天帝 正使三千大千世界如來滿中 譬如甘蔗竹[竺-二+韋]稻麻叢林 若有善男子善女人 或一劫或減一劫 恭敬尊重讚歎供養奉諸所安 至諸佛滅後 以一一全身舍利起七寶塔 縱廣一四天下高至梵天表刹莊嚴 以一切華香瓔珞幢幡伎樂微妙第一 若一劫若減一劫而供養之 於天帝意云何 其人植福寧爲多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천제여, 그대가 말한 그대로이므로 나도 그대가 기쁜 마음으로 하는 일을 도우리라. 이 경전은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제불의 그 불가사의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널리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천제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공양하는 이가 있다면, 곧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한 것이 된다. 천제여, 지금 이곳에 설령 삼천대천세계에 여래가 충만하기가 비유컨대 사탕수수ㆍ대ㆍ갈대ㆍ벼ㆍ삼ㆍ숲과 같다고 하더라도, 만약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혹은 1겁 동안, 혹은 1겁 남짓까지 이들 여래들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공양하여 모든 필요한 것을 다 바치거나, 제불이 입멸한 다음에 하나하나의 전신사리를 모아서 7보로 장식된 탑을 세우고, 그 넓이는 십사천하에 달하며, 높이는 범천에 이를 만큼 높게 하고, 사리탑을 표시하여 장엄하기를 온갖 꽃이나 향ㆍ영락ㆍ당ㆍ번ㆍ음악, 미묘하기가 제일인 것들로써 혹은 1겁 동안, 혹은 1겁 남짓 동안 이 탑에 공양한다면, 천제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이 심은 복덕은 어찌 많지 않겠는가?”

 

釋提桓因言 多矣世尊 彼之福德若以百千億劫說不能盡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복덕을 백천억 겁에 걸쳐 설하여도 다 설할 수는 없습니다.”

 

佛告天帝 當知是善男子善女人 聞是不可思議解脫經典信解受持讀誦修行福多於彼 所以者何 諸佛菩提皆從是生 菩提之相不可限量 以是因緣福不可量

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불가사의해탈경전을 듣고 받아 지니고, 이해하고 기억하며 독송하고 수행하면, 그 복덕은 앞에서 말한 그 사람보다도 훨씬 많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제불의 보리가 모두 이 경전에서 나온 것이며, 그 보리의 모습은 헤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인연으로 그 복덕은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佛告天帝 過去無量阿僧祇劫時 世有佛號曰藥王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 世界名大莊嚴 劫曰莊嚴 佛壽二十小劫 其聲聞僧三十六億那由他 菩薩僧有十二億 天帝 是時有轉輪聖王名曰寶蓋 七寶具足主四天下 王有千子 端正勇健能伏怨敵

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무량아승기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약왕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고 이름하였다. 그 세계를 대장엄이라 하고, 그 때를 장엄이라고 하였다. 부처님의 수명은 20소겁이며, 그 성문승은 36억 나유타이고, 보살승은 12억이었다. 천제여, 그 때에 전륜성왕이 있었는데, 보개라고 이름하였다. 7보를 갖추었고, 사천하의 주인이었다. 이 왕에게는 1천 명의 왕자가 있었으며, 단정하고 용감하고 강건하여 능히 적을 항복시킬 수가 있었다.”

 

爾時寶蓋與其眷屬供養藥王如來 施諸所安至滿五劫 過五劫已告其千子 汝等亦當如我以深心供養於佛

이 때 보개왕은 그 권속과 함께 약왕여래에게 공양을 올리고,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을 베풀기를 5겁 동안 하였다. 이윽고 5겁이 지난 다음 그 1천 명의 왕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도 나와 같이 깊은 마음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於是千子受父王命 供養藥王如來 復滿五劫一切施安 其王一子名曰月蓋 獨坐思惟 寧有供養殊過此者 以佛神力空中有天曰 善男子 法之供養勝諸供養

그리하여 1천 명의 왕자들은 부왕의 명을 받들어 약왕여래에게 공양을 올리고, 온갖 좋은 것들을 베풀기를 5겁 동안 하였다. 그 왕자 중에 월개라고 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홀로 고요히 앉아 생각하였다. ‘도대체 이보다 더 훌륭한 공양이 또 있단 말인가?’ 그 때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공중에 천인으로 나타나 말하였다. “선남자여, 법공양이 모든 공양보다도 훌륭한 것이다.”

 

卽問 何謂法之供養 天曰 汝可往問藥王如來 當廣爲汝說法之供養

왕자가 곧 물었다. “무엇을 법공양이라 하는 것입니까?”

천인이 말하였다. “그대가 약왕여래에게 가서 물어보도록 하라. 그대를 위하여 반드시 법공양

을 자세하게 설해 주실 것이다.”

 

卽時月蓋王子行詣藥王如來稽首佛足 卻住一面白佛言 世尊 諸供養中法供養勝 云何爲法供養

그 때에 월개 왕자는 곧 약왕여래를 찾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모든 공양 가운데 법공양이 가장 훌륭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법공양입니까?”

 

佛言 善男子 法供養者 諸佛所說深經 一切世間難信難受 微妙難見淸淨無染 非但分別思惟之所能得 菩薩法藏所攝 陀羅尼印印之 至不退轉成就六度 善分別義順菩提法 衆經之上入大慈悲 離衆魔事及諸邪見 順因緣法 無我無人無衆生無壽命 空無相無作無起 能令衆生坐於道場而轉法輪 諸天龍神乾闥婆等所共歎譽 能令衆生入佛法藏攝諸賢聖一切智慧 說衆菩薩所行之道 依於諸法實相之義 明宣無常苦空無我寂滅之法 能救一切毁禁衆生 諸魔外道及貪著者能使怖畏 諸佛賢聖所共稱歎 背生死苦示涅槃樂 十方三世諸佛所說 若聞如是等經 信解受持讀誦 以方便力爲諸衆生分別解說顯示分明 守護法故 是名法之供養

약왕여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법공양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설하신 심오한 경전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세간에서는 믿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서 미묘하여 보기가 어렵고, 청정하므로 번뇌에 물들지 않으며, 분별이나 사유로써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살법장에 포함되는 것이며, 다라니의 도장으로 도장 찍힌 것이다. 이 경전의 법은 불퇴전에 이르는 것이며, 6바라밀을 성취하고, 뜻을 바르게 분별하며, 보리의 법에 잘 따르며, 모든 경전의 위에 있고, 대자비에 이끌어 들이고, 모든 마군의 장애와 온갖 삿된 견해를 떠나 있으며, 인연의 도리에 따르고 아도 인도 중생도 수명도 없으며, 공하며, 무상이며, 무작이요, 무기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도량에 앉게 하여 법륜을 굴리게 하며, 제천과 용신, 건달바들이 한결같이 이를 칭찬하며, 중생을 부처님의 법장에 이끌어 들이고, 모든 현자와 성인의 일체 지혜를 모두 포용하며, 보살이 행해야 하는 길을 설하며, 제법의 실상의 의미를 따라 제법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공하며 무아이고 적멸의 법을 밝혀 주며, 모든 계를 지키지 않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모든 마군과 이교도와 탐욕으로 얽힌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하며, 제불과 현성이 함께 칭찬하며, 생사의 괴로움을 등져 버리고 열반의 즐거움을 나타내 보이며, 시방의 3세 제불이 설하시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경전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방편의 힘으로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고 분명하게 밝혀 보여 주면, 법을 지키는 것이므로 이것을 법공양이라고 하는 것이다.

又於諸法如說修行 隨順十二因緣 離諸邪見得無生忍 決定無我無有衆生 而於因緣果報 無違無諍離諸我所 依於義不依語 依於智不依識 依了義經不依不了義經 依於法不依人 隨順法相無所入無所歸 無明畢竟滅故 諸行亦畢竟滅 乃至生畢竟滅故 老死亦畢竟滅 作如是觀 十二因緣無有盡相 不復起見 是名最上法之供養

또 제법을 설하신 대로 수행하고, 12인연에 수순하고, 모든 삿된 견해를 떠나고, 무생법인을 얻고, 무아와 무중생이라고 결정코 믿으며, 인연과 과보에 거스르지 않고 다투지 않으며, 모든 내 것이라는 생각을 떠나며 진리의 의미를 의지하나 말에 의지하지 않으며, 지혜를 의지하지 식에 의지하지 않으며, 요의경을 의지하지 불요의경에 의지하지 않고, 가르침에 의지하지 사람에 의지하지 않으며, 법상에 수순하여 들어갈 대상이나 돌아갈 대상도 없으며, 무명이 끝내 멸하였으므로 제행도 끝내는 멸해지며, 내지 생도 끝내는 멸하므로 늙음도 죽음도 끝내는 멸하는 것이며, 이같이 12인연을 관하여 다하여 없어지는 모습이 있지 않고, 또다시 어떤 견해도 일으키지 않게 되면, 이것을 최상의 법공양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佛告天帝 王子月蓋從藥王佛 聞如是法得柔順忍 卽解寶衣嚴身之具 以供養佛白佛言 世尊 如來滅後我當行法供養守護正法 願以威神加哀建立 令我得降魔怨修菩薩行 佛知其深心所念 而記之曰 汝於末後守護法城 天帝 時王子月蓋見法淸淨 聞佛授記以信出家 修集善法精進不久 得五神通逮菩薩道 得陀羅尼無斷辯才 於佛滅後以其所得神通總持辯才之力 滿十小劫 藥王如來所轉法輪隨而分布 月蓋比丘以守護法勤行精進 卽於此身化百萬億人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立不退轉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왕자 월개는 약왕여래로부터 이와 같은 법을 듣고 유순인을 얻고서 곧 보옥으로 장식된 옷과 장신구를 벗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입멸하신 뒤에 저는 반드시 법공양을 행하여 정법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위신력으로 불쌍히 여기시어 힘이 되어 주셔서 제가 마군과 원수를 항복시켜 보살행을 닦을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그 깊은 마음으로부터 바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수기를 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대는 먼 훗날 진리의 성을 지킬 것이다.’ 천제여, 그 때에 왕자 월개는 법의 청정함을 보고, 부처님의 수기를 듣고 믿음으로 출가하여 선법을 닦고 모아 정진한 지 오래지 않아서 5신통을 얻고, 보살도를 완성하여 다라니를 얻고 끊임없는 변재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뒤에는 그가 얻은 신통력과 기억력과 변재의 힘으로 10소겁이 다하도록 약왕여래께서 굴리신 법륜을 따라 널리 베풀었다. 월개 비구는 법을 수호하고 힘써 정진함으로써 자신의 생애 동안 백만억 의 사람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굳게 서서 다시는 물러서지 않게 하였다.

 

十四那由他人深發聲聞辟支佛心 無量衆生得生天上 天帝 時王寶蓋豈異人乎 今現得佛號寶炎如來 其王千子卽賢劫中千佛是也 從迦羅鳩孫[馬*太]爲始得佛 最後如來號曰樓至 月蓋比丘卽我身是 如是天帝 當知此要 以法供養於諸供養爲上 爲最第一無比 是故天帝 當以法之供養供養於佛

또 14나유타의 사람들이 성문과 벽지불이 되고자 깊이 발원하였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천상에 태어날 수가 있었다. 제석천이여, 그 때의 보개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었겠는가? 지금 부처가 되어 보염여래라고 불리며, 그 왕의 1천 명의 왕자들은 곧 현겁의 1천 불이다. 가라구손태부처님께서 처음 부처가 되신 이후로 최후의 부처님은 루지였다. 그리고 월개 비구는 곧 지금의 나이니라. 천제여, 이와 같이 마땅히 알아야 한다. 법공양을, 모든 공양 중에 제일 으뜸이고 최고이며 제일이어서 비교할 수가 없는 공양으로 여겨라. 그러므로 천제여, 마땅히 법의 공양으로써 부처님을 공양하여야 할 것이니라.”

  1. 維摩詰所說經 囑累品

 

於是佛告彌勒菩薩言 彌勒 我今以是無量億阿僧祇劫所集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付囑於汝 如是輩經於佛滅後末世之中 汝等當以神力廣宣流布於閻浮提無令斷絶 所以者何 未來世中當有善男子善女人 及天龍鬼神乾闥婆羅刹等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樂于大法 若使不聞如是等經則失善利 如此輩人聞是等經 必多信樂發希有心當以頂受隨諸衆生所應得利而爲廣說

그 때에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내가 이제 무량억 아승기겁에 걸쳐 모아 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그대에게 부촉하고자 한다. 이 같은 종류의 경전은 부처가 입멸한 뒤의 말세에 너희들이 마땅히 신통력으로 널리 설하여 유포시켜 염부제에서 단절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왜냐 하면 미래세에는 마땅히 선남자ㆍ선여인과 천인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나찰등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대승법을 좋아하는 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경전을 듣지 못하게 한다면, 그 때는 뛰어난 이득을 잃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사람들은 이들 경전을 들으면 반드시 대부분 마음으로부터 믿고 기뻐하여 희유한 마음을 낼 것이다. 마땅히 이 경전을 받들어서 모든 중생들의 근기에 맞게 이익을 얻는 것에 따라서 널리 설해 주어야 한다.

 

彌勒當知 菩薩有二相 何謂爲二 一者好於雜句文飾之事 二者不畏深義如實能入 若好雜句文飾事者 當知是爲新學菩薩 若於如是無染無著甚深經典 無有恐畏能入其中 聞已心淨受持讀誦如說修行 當知是爲久修道行

미륵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보살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있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 모습인가 하면, 하나는 잡다한 글귀나 화려한 문장의 수식을 좋아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심오한 뜻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실하게 심오한 깨달아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잡다한 글귀나 화려한 문장의 수식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그것은 처음으로 수행에 들어선 보살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같이 번뇌에 물듦이 없고 집착이 없는 심오한 경전에 대해 두려움 없이 그 안에 깨달아 들어갈 수 있고, 듣고 나서는 마음이 청정해지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설하신 대로 수행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오래도록 진리의 수행을 닦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彌勒 復有二法 名新學者 不能決定於甚深法 何等爲二 一者所未聞深經 聞之驚怖生疑不能隨順 毁謗不信而作是言 我初不聞從何所來

미륵이여, 또 처음으로 수행에 들어선 보살에게는 두 가지가 있다. 매우 심오한 진리에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다. 무엇이 둘이냐 하면, 하나는 아직 듣지 못한 심오한 경전을 듣고 놀라고 두려워 의심이 생겨서 수순하지 못하고 훼방하고 믿지 않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 들어 본 일이 없다. 어디서 온 것일까?’

 

二者若有護持解說如是深經者 不肯親近供養恭敬 或時於中說其過惡 有此二法 當知是爲新學菩薩 爲自毁傷 不能於深法中調伏其心 彌勒 復有二法 菩薩雖信解深法 猶自毁傷而不能得無生法忍 何等爲二 一者輕慢新學菩薩而不敎誨 二者雖解深法而取相分別 是爲二法

둘째는, 이같이 심오한 경전을 지키고 지니며 해설하는 사람이 함께 있어도 친근히 하지 않고, 공양하려 하지 않고 공경하지 않으며, 때로는 그 가운데에 있으면서 비방까지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우는 마땅히 알아라. 처음 수행을 시작한 보살이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심오한 진리를 들으면서도 그 마음을 조복하여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륵이여, 또 두 가지가 있다. 보살이 비록 심오한 진리를 믿고 이해하더라도 오히려 스스로 상처를 입히므로 무생법인을 얻을 수가 없다. 무엇을 둘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처음 수행에 들어선 보살을 가벼이 여기고 가르쳐 교화하고자 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는 비록 심오한 가르침을 알고는 있으나 겉모습만을 가지고 분별하는 것이다. 이것을 두 가지라 한다.”

 

彌勒菩薩聞說是已白佛言 世尊 未曾有也 如佛所說 我當遠離如斯之惡奉持如來無數阿僧祇劫所集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若未來世善男子善女人求大乘者當令手得如是等經 與其念力 使受持讀誦爲他廣說 世尊 若後末世有能受持讀誦爲他說者 當知皆是彌勒神力之所建立 佛言 善哉善哉彌勒 如汝所說 佛助爾喜

미륵보살이 이같이 설하는 것을 듣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미증유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대로 저는 이 같은 나쁜 것을 멀리하고, 여래의 무수한 아승기겁에 걸쳐 모여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진리를 받들겠습니다. 만약 미래세에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대승을 구하는 이가 있다면 마땅히 이 같은 경전을 손에 쥘 수 있게 하고, 그에게 기억력으로 받아 지니고 독송하게 하며, 남을 위하여 널리 설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후세의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남을 위하여 설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알아 주소서. 이는 미륵이 신통력으로써 이룩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미륵이여, 그대가 말한 것같이 내가 그대가 기뻐하는 일을 도우리라.”

 

於是一切菩薩合掌白佛 我等亦於如來滅後 十方國土廣宣流布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 復當開導諸說法者令得是經

이에 일체의 보살들은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희들도 또한 여래께서 입멸하신 뒤에는, 시방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진리를 널리 유포시키고 모든 가르침을 설하는 사람들을 이끌어 깨우쳐 이 경전을 깨닫도록 하겠습니다.”

 

爾時四天王白佛言 世尊 在在處處城邑聚落山林曠野 有是經卷讀誦解說者 我當率諸官屬爲聽法故往詣其所擁護其人 面百由旬令無伺求得其便者是時佛告阿難 受持是經廣宣流布

그 때에 사천왕들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느 곳이든지 성읍과 취락ㆍ산림ㆍ광야의 어디든 이 경전이 있어서 독송하고 해설하는 자가 있다면, 저희들은 권속을 데리고 설법을 듣기 위해서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그 사람을 지키고, 주위 백 유순을 살펴 틈이 없게 하겠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받아 지녀 널리 설하여 퍼지도록 하여라.”

 

阿難言唯然 我已受持要者 世尊 當何名斯經 佛言 阿難 是經名爲維摩詰所說 亦名不可思議解脫法門 如是受持

아난이 말씀드렸다. “네, 제가 이미 중요한 것을 받아 지녔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마땅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경전을 유마힐소설이라고 이름하며, 또 불가사의해탈법문이라고 이름한다. 이같이 받아 지니도록 하여라.”

 

佛說是經已 長者維摩詰․文殊師利․舍利弗․阿難等 及諸天人阿修羅一切大衆 聞佛所說皆大歡喜

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다 설하시자, 장자 유마힐과 문수사리ㆍ사리불ㆍ아난 등과 모든 천인들ㆍ아수라 등 일체 대중들이 한결같이 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환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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